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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영 Apr 06. 2023

차의 향을 따라가는 일본 다도 여행,
시즈오카와 우지

일본 다도 여행



일본 다도 여행



차의 향기를 따라가는 다도 여행,

일본 시즈오카와 우지



나무마다 푸른 잎이 나기 시작한 봄, 맛있는 차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일본여행을 다니며 즐기게 된 차의 세계. 정적이면서 평온하고, 손님을 극진히 대하는, 진정한 일본의 모습을 담은 다도여행이다.

 



1 

일본 차의 종류


일본차는 발효시키지 않고 가공하는 녹차가 많다. 교쿠로, 센차, 호지차, 반차, 말차 등이 있다.


말차는 찻잎 가루를 물에 개어먹는 녹차의 종류로, 찻잎 수확 후 한번 찐 잎을 가루로 만든다. 다선을 거품기처럼 활용해 여러 번 저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18세기 이후에는 증기에 찐 찻잎을 우려먹는 센차가 유행한다. 맑고 깨끗하며 과정도 쉬워 일상에서 쉽게 녹차를 즐길 수 있다.


호지차는 엽차를 센 불로 볶아 만든 일본의 전통차. 높은 온도에서 가열해 붉은 갈색빛인데, 맛은 고소하고, 쓴맛이나 떫은맛이 거의 없다. 현재 제조법은 1920년대 교토에서 확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2

일본 차 여행


차의 종류만큼이나 차를 생산하는 지역도 다양하다. 한국에서 제주나 보성이 녹차로 유명한 것처럼 일본에도 녹차로 유명한 지역이 있다. 일본 3대 명차로 꼽히는 세 곳!

- 일본차의 고향이자 우지맛차로 유명한 교토 우지
- 일본 녹차 생산량 1위 지역인 가나가와현의 시즈오카
- 도쿄에서 동북 방향에 위치한 사이타마현의 사야마차



먼저 도쿄 근교의 시즈오카.

시즈오카현은 일본 내에서 녹차의 45%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명차는 바로 교쿠로 玉露이다. 일명 ‘옥로차’라 불리는 녹차는 일본 3대 명차로도 유명하다. 시즈오카현에서도 특히 교쿠로노사토, 옥로차의 마을에서 나는 찻잎 중 하나이다.


출처 | Shun Gate


교쿠로는 일반 녹차와 달리 4월에 잎을 수확하기 3주 전부터 햇빛을 살짝 차단해 그늘에서 키우는데, 광합성 작용을 줄여 색이 진해지고 쓴맛을 줄여 차의 단맛을 극대화한다. 말릴 때 역시 그늘에서 서늘하게 말려 가루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찻잎이 그대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신주쿠에서 신칸센을 타고 시즈오카로 향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후지산! 교쿠로노사토는 차를 생산하는 지역인 만큼 시즈오카 시내와는 거리가 있다. 시즈오카역에서 40분 정도, 택시를 타고 마을로 향했다.



고즈넉한 마을, 다리를 건너 마을 입구에 위치한 교쿠로노사토 정원으로 향했다. 차와 다완을 파는 입구 매장에서 다도체험 티켓을 끊은 후 들어갈 수 있다. 잉어가 헤엄치는 연못과 소나무가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 연못을 바라보고 있는 다도실, 효게츠테이로 이동했다.


Name | Gyokuro No Sato Hyogetsu-tei 玉露の里 瓢月亭

Address | 1214-3 Okabecho Nyuufune, Fujieda, Shizuoka 421-1115 일본

Opening Hours | Everyday 09:30 - 17:00



효게츠테이 瓢月亭에서 진행하는 다도체험. 표월정,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표주박과 달그림자가 이곳의 상징으로, 내부 창살도 둥근 곡선을 살려 달그림자가 점점 떠오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 아름다웠다.



이제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신다. 바로 앞 화로에서 차를 내어주시는데, 차를 우리는 동안 화과자로 먼저 시작한다. 귀여운 앙금과자는 뒤에서부터 쪼개, 차 마시기 전 반쪽, 차 마신 후 남은 반쪽을 먹는다. 화과자의 단맛이 입맛을 돋우며 차의 풍미를 돕는다고 한다.


티세리머니 후 한잔씩 마시는 말차. 다선으로 낸 풍성한 거품 덕분에 정말 부드럽다.

 


티세리머니를 마친 후 센노 리큐의 방을 보여주셨다. 센 리큐는 일본 다도의 새로운 흐름인 ‘와비차’를 완성한 센고쿠 시대의 다인.


당시 말차는 일본 상류층들이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사치스럽고 값비싼 도구로 치장하고 자랑하는 것이 인기였는데, 센 리큐는 이러한 다도문화를 반대하며, 정반대의 다도 문화 '와비차'를 만들었다. 와비는 오래된 것을 의미하며, 일본의 전통적인 미의식이다. 검소하고 투박한 다기로 조용하게 즐기는 다도를 통해 속세와 떨어져 차를 마시는 순간 자체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도쿄 MOA 미술관에 재현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황금 다실


와비차를 즐기는 다도실도 중요한데, 낮고 작은 출입구로 들어가, 다다미 네 장 반 규모의 작은 방에 모여 차를 마셨다고 한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당시 일본의 대 장수들도 다실 앞에서는 칼과 무기는 밖에 내려놓고, 겸허하게 몸을 숙여 다실로 들어왔다. 다도의 기본 정신인 겸허한 자세를 보여주는 듯했다.



다실에서 나와 마을로 향했다. 다리를 건너기 전 오르막길 쪽으로 츠바키엔, 동백정원이라 적혀있어 올라가 봤더니 차밭이 쭉 펼쳐져있었다. 높은 차밭에서 바라보는 마을은 정말 한없이 조용하고 평화롭다.


차밭에서 내려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길 건너편에 위치한 교쿠로노사토 상점과 식당. 차의 마을답게 녹차를 활용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말차소바와  말차우동, 텐동과 규동을 주문했다. 차를 우리고 남은 찻잎도 살짝 튀겨 함께 주셨는데 쌉싸름한 맛이 정말 별미였다. 정갈하고 깨끗한 한상,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음은 교토 근교에 위치한 우지. 일본 내에서도 품질이 좋기로 유명한 ‘우지차’의 산지로 유명하다. 교토역에서 긴테츠 나라선을 타고 30여분 정도 달리면 있는 우지 마을. 우지차 말고도 뵤도인, <겐지이야기> 등 관광지에 가까워 녹차밭은 마을에서도 40분 이상 달려가야 볼 수 있지만 일본 최초의 카페나 녹차를 즐길 수 있는 다실이 많다.



츠우엔 만큼이나 유명한 나카무라 토키치. 1854년 설립된 유서 깊은 찻집으로, 차는 물론 말차 디저트와 소바를 맛볼 수 있다. 역 앞에 위치한 본점, 뵤도인 오모테산도 차 거리에 분점이 있다. 물론 교토에도 지점이 많다. 역사만큼이나 인기가 많아 웨이팅이 많은데, 우리는 80분 웨이팅이라 포기하고 다도 체험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Name | Nakamura Tokichi 中村藤吉本店 本店 (나카무라 토키치 본점)

Address | 일본 〒611-0021 Kyoto, Uji, Ichiban10番地

Opening Hours | Everyday 10:00-17:30



역에서 걸어 나와 우지강으로 향했다. 우지다리를 건너면 가장 먼저 있는 츠우엔 Tsuen. 1160년 창업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찻집으로, 현재 24대째가 운영을 하고 있다. 800년 넘게 사용해 온 가마솥과 400년 된 항아리, 소품들도 내부에 전시되어 있다. 건물은 1672년 지은 그대로이지만 내부는 2001년 리모델링을 해서 오래된 공간의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


Name | Tsuen 通圓本店

Address | Higashiuchi-1 Uji, Kyoto 611-0021 일본

Opening Hours | Everyday 10:30 - 17:00



우지에서 다도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두 곳이다. 뵤도인 근처 관광센터에 속해있는 다이호안 Taiho-an. 1인당 500엔으로 다도 체험을 할 수 있다.



다음은 우지강 건너에 있는, 우지차 도죠에서 운영하는 타쿠미노 야카타 Takumi-no Yakata. 어린 찻잎을 손으로 직접 비벼 건조하는 테모미차(手もみ茶) 제조로도 유명한데 하필 방문했던 수요일 휴무라 체험은 못했다.


Name | Takumi-no Yakata 宇治茶道場 匠の館 (우지 다도장 '다쿠미의 관')

Address | Mataburi-17-1 Uji, Kyoto 611-0021 일본

Opening Hours | WED closed, 11:00 - 17:00



야카타 맞은편, 외관이 멋있어 들어간 이곳은 아사히야키 Asahiyaki. 16대째 이어온 도자기 가문 브랜드이다. 우지강을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쇼룸. 멋진 다완은 물론이고 다실을 꾸밀 수 있는 화병과 도자기들도 눈에 띄었다.


Name | Asahiyaki shop & gallery 朝日焼 shop & gallery

Address | Mataburi-67 Uji, Kyoto 611-0021 일본

Opening Hours | MON closed, 10:00 - 17:00

https://www.instagram.com/asahiyaki/



다시 우지 다리를 건너 뵤도인 오모테산도 거리로 왔다. 우지역에서 뵤도인까지 이어지는 참배길이라 오모테산도 거리로 불린다. 100여 년 전부터 이곳에서 우지녹차를 생산하고 판매해 온 가게들. 우리는 1909년 시작한 야마다엔(山田園)에서 구매했는데, 맷돌에 찻잎을 가는 모습이 신기했다.



카페와 식당도 많은데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우지에도 녹차를 활용한 음식들이 많다. 녹차라멘, 녹차당고와 녹차교자! 맛있는 음식과 함께 우지 여행을 마무리한다.



교토 시내에도 꼭 가야 할 찻집이 있는데, 1717년 문을 연 잇포도 Ippodo이다. 녹차, 교쿠로, 말차, 호지차 등 일본 전역에서 나는 차를 판매하며, 까다롭고 엄격한 품질 관리로 최상품의 차만 선보인다. 매장에서 정성스럽게 내어주시는 차를 마셔볼 수도 있고, 선별된 찻잎을 구매할 수도 있다.


Name | Ippodo Tea House Kyoto Main Store 一保堂茶舗 京都本店 (잇포도차호 교토혼텐)

Address | 일본 〒604-0915 Kyoto, Nakagyo Ward, Tokiwagicho, 52 寺町通二条上ル

Opening Hours | Everyday 10:00 - 17:00



차를 찾아 떠나는 여행, 다음은 어디로 갈까?


#미하치일본 #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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