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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드프라이데이 Mar 01. 2021

3,500원 요강을 7만 원짜리 과일 바구니로 둔갑시킨

3,500원 요강을 7만 원짜리 과일 바구니로 둔갑시킨 중국인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서는 전 세계의 셀러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에 '아마존에는 없는 물건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물건을 찾을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물건들도 아마존에서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데요. 특히 '코리안 밍크 벨벳 블랭킷'으로 불리는 극세사 담요, '코리안 돌솥'으로 불리는 돌솥 뚝배기, 그리고 영주 대장간에서 만드는 호미 등이 아마존의 히트 상품이 되었죠. 우리의 눈에는 고리타분해 보이는 물건들이 아마존에서는 '힙한' 상품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아마존에서는 한 중국인 셀러가 판매한 물건으로 인해 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중국의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요강'을 판매하며 '과일 바구니' 혹은 '빵 바구니' 등 음식을 담는 용도로 소개한 것이었습니다. 아마존 셀러는 해당 요강을 '고풍스러운 1960년대 중국 전통 과일바구니'라고 소개했는데요. '과일뿐만이 아니라 샴페인 등을 담는 아이스 버킷, 혹은 빵을 담는 용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셀러는 실제로 요강에 와인을 넣거나 빵을 담아 사진을 찍고 이를 판매 정보에 올렸죠. 또한 이 제품은 중국의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졌으며 1,800도 토양의 가마에서 구워진 에나멜 소재가 특징이며 내온성이 높고 단단하다고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익명의 셀러가 판매한 제품은 에나멜로 만들어진 용기로서 실제로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이들을 위한 요강으로 사용되었으며 이후 병원, 사무실 건물, 학교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이 침을 뱉는 곳이었습니다. 또한 '탄유'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이 그릇에는 한쌍의 원앙과 행복을 의미하는 한자가 그려져 있는데요. 이에 과거에는 신혼부부를 위한 선물로 자주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를 접한 많은 중국인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소변을 누고 침을 뱉는 용도로 만들어진 곳에 음식을 담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이 용기로 뭘 하든 소비자의 마음이지만 물건을 팔면서 이 용기의 원래 용도는 알려줘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용기의 가격 또한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 용기는 중국의 웹사이트 타오바오에서 20위안, 우리 돈으로 약 3,500원이면 살 수 있지만 아마존에서는 62달러, 우리 돈으로 약 7만원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중국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이 중국인 셀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물론 해외 상품의 특성상 배송비 등이 붙으면 가격이 많이 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호미도 국내에서는 4천원 가량이지만 아마존에서는 1만 6천 원에서 2만 8천 원가량에 팔리고 있으며, 할머니 집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극세사 담요도 우리나라에서는 2만 원 안팎에서 구할 수 있지만 아마존에서는 3만 7천 원에서 8만 원대에 구매해야 합니다. 그러나 3,500원과 7만 원은 약 20배의 차이가 나기에 너무하다는 의견이었죠.

이 제품이 논란이 되자 해당 셀러는 제품을 판매 목록에서 삭제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같은 사물이 서로 다른 문화에서 어떻게 다르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면서 이 사건은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단순 해프닝이라는 시각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을 접한 많은 네티즌들은 '비양심적인 셀러' '적어도 요강이라는 건 알려줘야 하지 않나?' '무심코 과일 넣어서 먹었던 사람들은 비위 상할 것'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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