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첫 번째 레슨
이 글의 BGM으로는 유노윤호의 <Thank U>를 권합니다.
이건 첫 번째 레슨 좋은 건 너만 알기
이제 두 번째 레슨 슬픔도 너만 갖기
드디어 세 번째 레슨 일희일비 않기
좀 더 강해져야 돼, 웃어넘길 수 있게
- Thank U 가사 中
주위 PO·PM 분들과 네트워킹을 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주제가 있습니다. 단연 AI인데요, 저는 회사에서 ChatGPT 유료플랜을 지원해 주어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품을 다루고 있기에 다양한 언어의 VoC 번역과 요약부터 반대로 적합한 뉘앙스와 적당한 길이감을 요하는 UXW 도움받기, 특정 디자인 시안에 대해 미국인의 시선에서 편리한/불편할 수 있는 장단점 도출하기, 필요한 쿼리 작성, 심지어 제 기획문서의 논리에 부족한 것이 없을지 피드백을 받기도 합니다.
저는 AI를 업무 효율을 도와주는 '나만의 비서'같은 느낌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이 책을 만나고 '왜 AI를 UX설계에 활용할 방법을 생각 못했을까' 싶었습니다. 제가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책에서 좋았던 일부분을 소개합니다. 참고로 해당 책 <UX x AI 인사이트>는 금전적 지원 없이, 저와 함께 하는 편집자님의 신간출간을 응원하는 마음에 리뷰를 하고자 도서만 증정받았음을 알립니다.
책은 AI를 활용한 효율성, 예측 용이성, 일관성, 안전성, 접근성, 확장성, 감성, 연결성 설계를 다룹니다. 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안전성'에 대해서만 제 블로그에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휴먼에러를 방지하는 방법에 AI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휴먼 에러는 착오, 망각, 실수로 구분되는데요, 각 타입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는지 살펴보고 그에 따른 휴먼 에러를 최소화합니다.
주로 관련 지식이 부족하거나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불완전할 때 발생합니다. 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사전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적절한 시점에 제공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사각지대 위험을 AI가 센서로 감지하여 경고하는 방법입니다. 이렇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사용자의 착오를 줄여주어 재산 손실과 인명 피해를 막아주기도 합니다.
깜빡 잊고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은 경우에 발생하는 휴먼에러로 특히 과업의 수행 과정이 길거나, 기능을 작동시킨 후에 완료되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거나, 정보량이 너무 많은 경우에 흔히 발생합니다. 이러한 망각을 최소화하려면 사용자가 직접 기억하지 않아도 과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서 '이어서 시청하기' 기능의 경우, 시청이 중단된 콘텐츠와 함께 진행률 표시줄을 보여주어 기억을 상기시켜 줍니다. 망각했던 사용자에게 인지를 주는 좋은 포인트입니다.
사용자가 상황 파악은 제대로 하였지만 의도와는 다른 행동을 하여 발생하는 휴먼에러로, 실수는 사용자의 목표와 이에 대한 결과 불일치를 알려주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실수로는 문자 입력 중에 종료 버튼을 누르거나 전화번호 전체 삭제 버튼을 실행하는 것이 있습니다. 실수로 중요한 정보를 손실하지 않도록 '삭제'라는 행동을 하기 전에 팝업을 제공하면 사용자가 실수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미리 막았다 하더라도 또다시 실수할 수 있어 복구 방안을 마련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상황에 대한 실수를 되돌릴 수 있다면 제품 내 안전한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책에 재밌는 예시가 있는데요, 결제 완료 화면에서 '쿠팡'은 밀어서 결제하기를 제공하는 반면 '배달의민족'은 비밀번호를 꼼꼼하게 입력하게 하는 UX를 제공합니다. 그렇다면 쿠팡은 안전하지 못한 결제 시스템을 가진 것일까요?
쿠팡은 결제 내역을 취소하거나 환불할 수 있는 오류 회복성을 제공하지만, 반면 배달의민족은 결제가 이루어진 뒤에 가맹점의 조리가 시작되어 이를 되돌리기 다소 어렵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위와 같이 사용성을 설계하는 관점에 있어 우리의 고객,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가를 항상 고려해야 합니다.
가끔 이렇게 전문적인 기술서를 읽다 보면,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걸 느낍니다. 일정에 쫓기다 보면 에러 케이스를 세분화해 대응하기보다 공통 처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책을 통해 사용자의 안전한 경험을 위해 얼마나 치밀해야 하는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좋은 제품은 기능 그 자체보다 사용자의 상황을 얼마나 섬세하게 고려했는가에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제시된 다양한 개념과 예시들은 제가 본질적으로 품어야 할 태도를 되짚게 해 주었고, 앞으로는 더 집요하게 사용자 경험을 설계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며 일요일을 마칩니다. 내일 출근도 파이팅 :)
매일을 조금씩 성장 중인
독서 일기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