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편 아니면 모두 악당이야!
일하러 모인 회사지만 여러 사람이 있는 조직인 만큼, 그 안에서도 구성원에 대한 좋고 싫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업무시간에는 이를 티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보던 전대물처럼 꼭 편을 갈라 상대방을 악의 축으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입사한 지 만 1년이 된 새내기 직장인 장모(27) 씨는 눈칫밥에 점심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지경이다. 장씨의 부서에는 2명의 사이 나쁜 상사가 있다. 각자 파벌을 이룬 이들이 장씨 편입에 나선 것. 올해 초부터 틈만 나면 장씨 옆에서 반대 파벌 상사의 ‘뒷담화’를 하기 시작했다. 장씨의 꿈은 부서의 중립국으로 남는 것이지만, 힘이 없는 중립국은 식민지와 다르지 않았다. 어떤 파벌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한 달이 지나자 은근한 괴롭힘이 시작됐다. 장씨가 아끼는 필기구를 몰래 버리거나, 커피를 들고 지나가는 장씨를 실수를 가장해 툭툭 건드렸다. 커피를 쏟게 되면 “미안해. 기분 상한 거 아니지?”라며 힐끗 보고 지나가기도 했다.
장씨는 “남중, 남고, 군대, 공대출신이라 그런지 눈치가 없다. 은근한 편 가르기를 눈치 채지 못해 요즘은 아예 직장 내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데, 신입사원이 정신상태가 나약하다는 얘기를 들을까 두려워 가끔 지인들과 술을 마실 때 힘든 일을 털어놓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