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저 깊은 곳으로 한없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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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 되면
홀로 남겨진 밤만 되면
또 그의 생각으로 가슴이 죄어옵니다.
기억하지 못한단 그의 말이
가슴에 차갑게 박혀
내 눈엔 또 눈물뿐이게 합니다.
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어딘가로 사라지고 싶습니다.
그의 주사에 나 혼자
상대 없는 연극을 한 셈이니까요.
차라리 실수였다고
그것도 아니라면
내게 잠시 흔들렸던 거라고
말해 주었으면 합니다.
기억조차 없다는 그의 말에
오늘도 나는 저 깊은 곳으로
한없이 떨어져 헤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