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abysloth Dec 09. 2019

역대급으로 우울한 12월

기억보다 기록을

엊그제 모두의 연구소에서 모두콘 2019 발표를 했다.

크리에이티브 코딩 Learn Code to Make Art 가 나의 주제였다. 

내가 비전공으로써, 예술학도로써 개발자로 취업하고, 학부때부터 지금까지 Creative Technology 분야를 접하고 작업하고 스터디하면서 겪은 과정, 경험, 정보를 공유했다.

한국은 아직 Creative Coding 분야가 낯설고 커뮤니티도 딱히 없다보니 예술도 좋고 기술도 좋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상상만 하고 접하기가 아직 힘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내 발표가 도움이 되었고 자극이 되었다고 메세지를 보내주는 사람들 덕분에 즐거운 하루였다. 나의 본업이 아직 Creative Tech 가 아니라는 게 가장 아쉬웠지만. 


어제는 겨울왕국2를 보았다. 1편이 엄청난 감동의 쓰나미는 아니었어서 큰 기대를 하고 보지는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워낙 잘 우는 나라서 어쨌든 울긴 울었는데, 엘사가 '도대체 내가 여태까지 해왔던 것의 끝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으로 아토할란에 도착해서 엄마와 자신의 뿌리의 흔적을 찾을 때. 그 때 울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나 - 라는 생각이 요즘 강하게 들어서.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서도 회사를 과감히 때려치지도 못하고. 

워라밸이 좋은 회사여서 내 공부를 할 시간이 있고, 그 때 효율적으로 내 작업을 할 때 너무 큰 희열을 느끼지만,

1년을 뒤돌아보면서 내가 회사의 일에 얼마나 충실하게 임하면서 100퍼센트, 120퍼센트 배웠는가? 워라밸을 적극 활용해서 내 스터디 시간에 얼마나 성장했는가? 생각해보니 너무 자괴감이 들었다. 

실력이 성장했다고는 느낀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의 양과 수준을 도달하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후회스러운 기분이 매일 든다.

나의 1년이 또 이렇게 지나가버렸네 하는 슬픔. 


오늘은 정말 버티기 힘든 우울함이 갑자기 밀려왔다. 여기저기 이야기를 해보고, 넷플릭스로 기분을 달래보아도 썩 좋아지진 않았다. 그러다가 유튜브 추천에 뜬 이 영상을 보았다. (역시 유튜브 추천은 체고야!)

https://www.youtube.com/watch?v=V9AGvwPmnZU


내가 평생 백엔드 개발자, 서비스 개발자로 일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비전공자라는 대목이 눈에 딱 들어왔다. 적어도 내가 지금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어느 분야로 가든 코딩을 계속 하고 싶은 것은 맞으니까 배울 게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클릭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힘이 되는 내용이었다. 이분은 6년차이고, 난 벌써 2년이나 지났는데, 큰일났따! 생각도 들었지만, 조급해하지 말고 -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 의 마인드를 배우기로 했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법칙: 하루 4시간은 무조건 글을 쓴다. (그 외에는 하루키가 좋아하는 달리기든 뭐든 하는 듯)

- 1일 1커밋 : 하루도 빠짐없이 조금이라도 한다. 그 습관의 눈덩이가 커져서 저절로 돌아갈 수 있게끔.

- 기억보다 기록을: 컨퍼런스 가서도 속기를 하신댄다. 내가 여태까지 갔던 것만 다 적었어도 참 좋았을텐데. 아쉽다. 지금이라도 기록의 습관을 가져야지 싶어서 오늘 글을 쓴다.

-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내가 아는 그 길의 그 목표보다, 오늘 내일 하루하루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미래의 가능성은 열어둔다. 


이 분의 개인 웹사이트 링크도 걸어둔다. 

https://jojoldu.github.io/

하루에 하나씩. 

나무늘보처럼 조급하지말고. 무서워하지말고. 

꾸준히가 생명인 것처럼. 

작가의 이전글 [미술 주간] 피크닉 10월 전시 - 피나와 페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