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회사 몇 곳을 헤매다가 전혀 다른 업계지만, 탄탄하고 누구나 아는 안정된 곳에 취업했습니다. 4년간 나름의 성과도 올렸고 업계에서 소소한 인정도 받아 잡지 인터뷰도 하고 강의도 몇 번 나갔지요. 자만이었던 걸까요? 저는 더 많은 걸 시도하고 싶었는데 회사는 현상유지를 바랐습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던 저는 여러 핑계로 다니던 곳을 퇴사하고 제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곤 3개월 만에 더 큰 곳에 자리를 잡아 서울로 올라왔지요. 계약직이었지만, 대우도 좋고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던 회사였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계약직으로 일한 지 한 달 만에 정규직 전환을 제안받았습니다. 본래 있던 업계에서 이직 제안도 왔었지요(이때 운을 다 써버린 걸까요?). 이미 계약직으로 일하던 곳에서 정규직 제안을 받았기에 이직 제안을 거절하고 저답게? 열심히 일했습니다. 부디 꾀를 부리며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고쳤으면 하는 면 중 하나입니다. 모든 걸 걸고 열심히 하다 보면 늘 힘들고 저 사람은 왜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일하지 않는가 불만이 생기고 일은 더 많아지고, 남의 일까지 가져오고 그랬습니다. 욕심 때문이지요. 능력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욕심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연봉을 크게 올려주지도 않았어요. 대표님 칭찬 몇 마디? 그게 다였지요.
정규직 제안을 줬던 곳은 계약 종료 한 달을 앞두고 그 약속을 파기했습니다. 3개월 전부터 정규직 전환 여부를 확실히 알려달라는 저에게 확실하다고 말하더니 한 달 전에 그 약속을 취소한 것이지요. 다른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제안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 방식은 간절한 많은 사람을 기만하는 행위였기에 그러지 않았습니다(자세히 말하긴 어렵겠습니다). 법적으로 계약직이었고 정규직 전환을 서류로 만들어 약속받은 게 아니니 조용히 나왔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라고 했지만, 이 업계에서 계속 일하기 위해선 그럴 수 없었습니다. 무서웠다기보다는 내가 너무 순진했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 얘기를 듣고 퇴근하던 길 내가 무얼 잘못했을까 생각하며 걷던 그 길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이후로 몇몇 다른 곳을 전전했지만, 자리 잡지 못하고 벌써 1년 가까이 구직자의 형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헤매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일기처럼 쓰기도 하고 읽은 책을 얘기하고 싶을 수도 있고 영화 얘기를 할 수도 있겠네요. 사실 저를 위해 쓰는 기록 같은 겁니다. 나중에 보면 가장 힘든 시기라고 생각되는 지금이 오히려 위로가 될 것 같아서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