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 여행)
어는덧 장마철! 무더운 장마와 함께 여름이 시작된다. 여름이면 생각나는 여행지가 있다. 담양 죽녹원!!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그 동안 여러 차례 담양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꼭 이맘때 장마를 앞두거나 장마철이거나.. 그래서일까? 여름만 되면 우후죽순 죽녹원을 떠올리게 된다. 시원한 대나무숲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대나무숲에서 즐기는 죽림욕은 즐거운 여름여행의 별미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다행히(?) 비가 오기 직전에 죽녹원에 다녀왔다. 그래서일까? 푹푹찌는 습한 날씨가 여간 더운 것이 아니었다.
관방제림 앞을 지나는 영산강 둔치에 주차 후 죽녹원으로 걸어가는 길. 장마철을 앞둔 6월의 날씨는 그야말로 핫썸머가 핫 핫~ 그 자체였다. 죽녹원 앞 공원에는 때맞춰서 시원한 분수가 올라오는데, 웃옷 벗고 뛰어들고 싶은 생각 굴뚝같다. 여름에는 그저 물놀이가 최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부럽기만 하다.
우람한 플라터너스 나무가 시원한 그늘터널을 만들고 있는 관방제림 입구. 수령이 최소한 수백년은 넘어간다는 관방제림 풍치림, 그 자체로 거대한 수목터널을 만들고 있어 여름에 많이 찾는 여행명소로 이름이 높은 곳이다. 이곳 관방제림과 여기서 조금 떨어져 있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따로 돌아보기로 하고 우선 죽녹원부터....
길 건너 죽녹원 매표소가 보이고 우측으로 전망대가 보인다. 어느덧 우리 가족여행으로는 두 번째 방문인 이곳 죽녹원은 올 때마다 이렇게 더운 날씨다. 훌쩍 커버린 진솔 민솔 녀석들이 아빠엄마 좇아다닐 일도 이제 별로 없을 듯해서 여간 서운한게 아니다. 그래도 따라와준 것 만으로 감사한 일이다.
죽녹원 = 죽림욕 = 건강해지는 느낌 !
산림욕 좋은 것은 몸으로 직접 느껴본 사람이라면 대나무숲에서 하는 죽림욕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느낀다고 한다. 울창한 대나무가 뿜어내는 음이온과 산뜻한 청량감은 담양 죽녹원에서만 즐길 수 있는 죽림욕 효과라고.. 무엇보다 시각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대나무 숲을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몸이 느껴지는 것 같다. 연인원 130만명이 찾는다는 담양 죽녹원의 인기는 그처럼 몸에서 몸으로, 그리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나지금이나 아직도 옥의 티는 여전했다. 개념없는 여행자들,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 집밖에서도 샌다고. 이런 사람들 외국여행 나가서도 탈이 나게 된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골치 아픈예도 있다. 이제는 마음속에 새겨두는 사랑과 우정이 더 가치 있음을 깨닫기를 바란다.
미디어 아티스트로 유명한 이이남 작가는 제2의 백남준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고맙게도 이날 이이남미술관은 무료 관람. 워낙 덥고 습하다보니 사람들이 시원한 실내를 찾아 죽녹원 관람하면서 시원한 실내에서 독특한 미술관 체험을 할 수도 있었다. 기억나는 작품은 마릴린몬로 얼굴에 점이 계속 옮겨다녀서 신기하기만 했던 작품인데, 작품 내용은 난해해서 잘 모르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
영화촬영지를 비롯해서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죽녹원은 노무현 대통령 방문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노무현 대통령 모습이 왠지 짠하게 느껴진다. 그 뒤로 문재인 대통령 모습도 보이고, 두 분의 전현직 대통령 모두 대쪽 같은 품성으로 담양 죽녹원 대나무와 왠지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우후죽순
죽마고우
장마철 어린 죽순이 2주 사이에 그 키가 1m가 훨씬 넘게 크는 것을 봤었는데, 얼마나 신비롭던지. 그래서 우후죽순이란 말이 생겼겠지만 실제로 경험하게 되면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대나무 하면 떠오르는 팬더
중국 사천성의 명물 팬더, 죽순과 대나무를 즐겨먹는 팬더는 하루 종일 대나무를 입에 물고 산다고 한다. 실제 팬더가 노는 모습이라면 더욱 신비로울텐데, 안타깝게도 멸종위기종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청정지역에서만 살아가는 팬더의 서식지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다니, 어쩜 가까운 미래에는 중국 사천성에서도 저렇게 복제인형 팬더 모습만 보게 될지도 모른다.
죽녹원 주변에 대숲 외에도 이름모를 꽃들이 한다발이다. 원래는 시가문화촌과 면양정을 둘러보려 했지만 워낙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아이들 성화를 핑계 삼아 죽녹원 마을로 빠져나와서 죽녹원 관람을 마쳤다.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다행히 아이스크림 두개 힘을 빌어 죽녹원 8길을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 차라리 비가 쏟아졌다면 빗속을 거닐어도 좋으련만, 그야말로 우후죽순 싱그러운 대나무 숲을 걸어봤을 텐데. 다음에는 아예 작정하고 장대비가 내리는 날 우비입고 혹은 우산 쓰고 맨발바닥으로 죽녹원을 거닐어 보는 상상을 해본다.
홍시여, 이 사실을 잊지 말게
너도 젊었을 때는
무천 떫었다는 걸
작가를 알 수 없지만 보면서 절로 웃음 짖게 하더니 한참 지난 후에도 조용히 미소 짓게 만드는 글이다. 또 다른 글....
사는 일는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같은 여자가 끊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마을 한 켠에는 대나무 벤치를 만드시는 공방(?)이 한창 바쁘다. 죽녹원 내외부 곳곳에 놓인 대나무 벤치를 이렇게 만드는 구나. 한 동안 말이 오가고 고생하시라는 말씀, 감사하단 말씀이 오간 후에야 자리를 뜬다. 모든 것이 땀 흘리지 않고서는 될 수가 없지. 한여름 무더위도 마다않는 분들의 노고를 실감하며 죽녹원 관람을 마친다.
죽녹원 마을 담벼락에 쓰인 싯귀가 떠올랐을까? 이구동성 국수 먹고 싶다는 말에 담양국수거리로 직행. 커다란 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따뜻한 국수 한 그릇 정말 일품이었다. 이날 처음 알았다. 습하고 무더운 한여름에도 따뜻한 국수가 맛나다는 것을... 오래전 죽물시장이 들어서고 상인들과 죽세공이 주로 먹었다는 담양국수 서민들의 대표적인 먹을거리 담양국수. 수백년 고목아래 시원한 강변바람 맞으며 먹는 따뜻한 국수가 이렇게나 고마운줄 미처 몰랐다.
(소금꽃의 행복한 여행의 모든 글들은 소금꽃의 블로그에 우선 게재됩니다. https://labbor.blog.me/221503370341)
출처 미디어패션쇼(www.fashow.co.kr), 더 많은 글을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