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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스토리) 스파이 마케팅

BHChoice의 Market Story 16 - 스파이 마케팅

지난 글에서도 필자는 ‘마케팅은 전쟁이다(Marketing is the war)’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무궁무진한 것처럼 보이는 Market의 사이즈는 실제 대단히 유한하다. 그 한정된 몫에서 내 것을 어느 만큼 확보하고, 또 그 확보된 ‘나의 시장’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한편으로는 어떻게 확대해 나아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바로 ‘Marketing’이다. 이는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마케팅 전문가들도 과감히 전쟁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전쟁은 무언가를 얻기 위한 싸움이다. 반드시 누군가는 승자가 되고 다른 누군가는 패자가 되는 구조이지 적당히 둘 다 좋은 관계, 즉 상생(相生)이라는 결론을 도출해낸다는 것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비현실적인 단어이다. ‘스웨덴의 국보’라는 명성으로 1973년 데뷔 이후 50년 가까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ABBA’의 노래, 영화 ‘맘마미아’에서 메릴 스트립이 피어스 브로스넌을 향해 절규하듯 부르던 노래 ‘The winner takes it all’이 어쩌면 가장 간결하면서도 적확하게 전쟁이라는 의미를 표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겨야 한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전쟁에서 정정당당하게, 혹은 신사적인 정면승부라는 건 애시당초 없다. 겉으로 드러나 있는 전선(戰線)에서의 가시적인 싸움보다 특수부대, 게릴라전, 스파이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싸움이 실제 전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경향이 짙다. 우리가 그토록 열광하던 제임스 본드, 이단 헌트(톰 크루즈) 모두 스파이다. 간첩, 첩자, 세작, 스파이, 그러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다가도 007의 제임스 본드는 영웅이고, 헌트는 우상이다.


말이 나온 김에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첩보 영화의 대명사 ‘007 시리즈’에 대해 얘기해보자.  ‘007 시리즈’ 영화는 1953년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이 ‘카지노 로열’을 시작으로 집필한 12편의 연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하여 1962년 ‘007 살인번호’부터 2012년 23번째 시리즈인 ‘스카이폴’을 마지막으로 하는 역사상 최장 시리즈 영화이다. 역대 제임스 본드 역을 담당했던 이는 숀 코넬리, 로저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조지 레전비, 다니엘 크레이그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였다. 주목할 시리즈로는 20번째 영화인 피어스 브로스넌이 제임스본드 역을 연기한 ‘007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인데, 이 영화는 ‘007 시리즈’ 탄생 40주년 작품으로 우리 남북한의 대치 상황을 소재로 했다는 측면에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억지성과 고증의 무성의함이 드러나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최악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한국에서 가장 실패한 ‘007 시리즈’ 영화로 기록되었다. 차인표가 섭외를 거절했던 영화로도 알려져 있다. 이 기회에 추억을 되살려 다운받아 보길 권한다. 실패의 이유를 찾는 것도 마케터의 의무일 수 있으니까.     


다시 돌아와서 마케팅에서의 비정규전 같은 개념을 말하고 싶다. 특히 자본과 조직에서 열세인 사업자가 시장을 공략할 때 남들 다 하는 유명인 앞세워서 비용 들여가면서 광고 때리고, 무리하게 매장(온/오프 모두 해당)을 오픈하는 정공법보다는 다른 방법을 선택해보라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해서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시장경쟁 방책을 선택하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엊그제 지인을 만났다. 그는 한때 오프라인 매장으로 제법 쏠쏠하게 돈을 벌기도 했다. 그런데 이젠 오프라인 매장을 접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그래도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온라인 유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장사가 안되고 온라인이 대세라 하더라도 오프라인은 오프라인대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동안은 참아 왔지만 한계에 부딪혔다고 한다. 이제 자체 온라인몰을 멋지게 만들어서 플랫폼 쪽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싶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한참 이야기를 듣고 내가 던진 질문은 “근데 누가 어떻게 온라인몰을 찾아오죠?”, “사람들이 왜 당신 온라인몰에 찾아와야 하죠?”     


많은 사람들의 자문을 받았겠지만 온라인 비즈니스의 속성은 오프라인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조금은 답답했다. 온라인 비지니스를 하려거든 왜 마이크로스프트사의 인터넷익스플로어를 사용하고, 왜 구글의 크롬을 사용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왜 아마존이 대세고, 손정의가 쿠팡에 왜 계속 돈을 때려 넣는지 알아야 한다. 네트워크 마케팅의 개념부터 알아야 한다. 그리고 스파이 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자 이제 좀 감이 잡히는가? 온라인 마케팅으로 성공에 이른 BTS의 전략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공법은 아니다. 일종의 스파이 전략이 거둔 쾌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례를 하나 더 추천해보고 싶다. 인터넷 검색창이나 유튜브 검색창에 ‘요요미’를 쳐보라. 아무도 모르는 동안에 이미 그녀가 글로벌 스타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제 데뷔한 지 갓 1년을 넘겼는데 중화권에서는 등려군을 연상하며 환호하고, 영국에서도 상당히 많은 이들이 그녀의 존재를 알아 가고 있다고 한다. 바로 ‘스파이 마케팅’의 여러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마케팅은 책에 나와 있는 멀리 미국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도 염두해 두시길...          



원문 : http://m.fashow.co.kr/home/fshow/html/mg/bbs/board.php?bo_table=open_write&wr_id=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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