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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Dec 11. 2019

혼자 왔는데요

파리에 와서 자주 겪는 일 중 하나는 내 나이를 가늠하지 못한 사람들이,

아니 내 나이로 유학을 올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내 나이를 듣고 놀라는 반응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반드시 이런 질문들이 따라온다.


"남자 친구가 여기 있어요?"

- 아니요.


"그럼 남편이 여기 있어요?"

- 아니요.


"남자 친구나 남편이랑 같이 왔어요?"

- 아닌데요.


"그럼 여기서 현지인 남자 친구 만나면 되겠네!"

- 아니, 싫은데요.


내 나이쯤의 여자는 남자 없이는 유학을 올 수도, 유학생활을 할 수도 없는 건가?

조선시대도 아니고 왜 내가 꼭 남자의 품 안에서 유학을 와야 했던 걸까?


나는 나로 인정받고 싶다. 

누구의 여자 친구이거나 누구의 아내가 아니더라도 나는 나로서 인정받을 충분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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