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번의 6월 학력평가가 있는 날이다.
어제밤 자기전에 1번은 8시 10분까지 등교해야 해서 7시에 꼭! 꼭! 깨워달라 했다.
(내가 언제 안깨웠니? 제발 두발로 직립보행을 하라고! 아들아!)
간신히 일어난 1번은 학교로 달려가셨고 , 나는 3월 첫 모고사와는 달리 아주 평온하게,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도 하지 않으면서 즐겁게 집안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아.. 3월 첫 모평의 날에 이 어미는 마음을 얼마나 졸였는지! 끝까지 열심히 시험보게 해 주십사, 성적이 잘 나왔음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바보같이...
1번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홋! 좀 잘봤나? 전화를 했네! 내심 3월보다 나은가보다 .. 했는데 역시나였다.
* 엄마! 타이레놀을 좀 먹어야겠어요. 1교시부터 머리가 아파서 2교시까지 시험을 볼 수가 없었어요. 3교시부터는 좀 나아져서 시험을 보긴 했어요!( 너의 목소리는 참 해맑고 우렁차구나.)
- 1번아, 너는 모의고사가 체질이라고 니 입으로 말하지 않았니?
* 이제 겨우 저는 고 1이에요. 그리고 겨우 두 번째 시험이라구요.
- 내년에도 저는 겨우 고 2이에요. 이렇게 말할래? 이놈아? 응?
* 영어는 잘 봤잖아요.
- 그래, 하나라도 나은게 있으니 다행이다. 다행! 차암~ 긍정적인 너의 멘탈은 진정 1등급이네 1등급.. 아이고
*그 외 나머지는 다 망했으니 묻지 마세요~ 친구들이랑 치킨 먹고 영화보고 들어갈게요!
1번은 공부는 못하는데 선생님들을 너무나 좋아해서 온갖 학원을 다녀주신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중간고사의 처참한 결과가 나온 날, 선생님들께 죄송해서 어떡하지요? 하면서 나에게 걱정을 늘어놓았다.
공부를 하면 될 것을 실컷 게임하고, 운동하고, 주무시니 성적이 나올리가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의 노고를 마음깊이 새기며 , 그 은혜에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한 것을 자책도 하신다. 각 과목 선생님들꼐 구구절절 죄송한 마음 담아 문자를 보내는 그를 보며 기특해 해야는지, 화를 내야하는지 모르겠다.
역시나 슬픈 결과를 들려준 1번.. 지금은 친구들과 영화관에서 범죄도시를 보고있다.
조금있다 들어와서는 손가락를 입에 가져다 대며 아무말도 하지 말라는 표현을 하겠지.
그래, 아무말도 하지 않으마! 너말고 내가 해탈하면 되는것을!
오늘도, 역시나 내 아들들은 공부를 못했다.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