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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원 Nov 23. 2022

실화의 감동, 각색의 반전 <에놀라 홈즈 2>

에놀라 홈즈 2 (Enola Holmes 2, 2022)


들어가며

2년 만에 에놀라 홈즈의 후속작이 나왔다. 에놀라 홈즈 1 개봉 당시 <기묘한 이야기>로 얼굴이 익숙한 '밀리 바비 브라운'과 슈퍼맨 '헨리 카빌' 두 배우의 만남 만으로도 주목을 받았고, 우리에게 익숙함 셜록 홈즈의 여동생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셜록 홈즈'를 다룬 영화는 이미 많았기에 우려도 있었지만 영화 속에서 에놀라 홈즈는 그간 볼 수 없었던 매력적인 캐릭터로 이야기를 이끌었고 영화의 메시지도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야기의 완성도도 높아 꽤 재미있는 모험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 에놀라 홈즈의 속편이 돌아왔다.




전작의 장점이 더욱 빛나다.

매력적인 캐릭터 한 명이 있으니 속편도 아주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었다. 에놀라의 호쾌하고 야심 찬 성격 덕분에 답답하지 않게 영화를 계속 즐길 수 있다. 또 1편에서 만났던 매력적인 인물들도 적재적소에 등장하며 지루해질 틈이 없었다.


1편보다 '추리'에 더 힘쓴 듯한 느낌도 받았다. 에놀라가 추리를 풀었을 때의 쾌감이 분명히 있고 그 과정도 충분히 납득 가능하기에 더욱 탄탄하게 느껴졌다. 에놀라 홈즈의 모험에는 조력자들이 등장한다. 이도 앞서 말했듯 1편에서의 인물들이 등장하며 아직 두 편밖에 나오지 않은 시리즈에서 벌써 반가움을 느끼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함께 성장하는 에놀라와 조력자들

영화는 에놀라가 자신만의 탐정 사무소를 열면서 시작하고, 또 열면서 끝난다. 하지만 두 사무소를 여는 에놀라는 분명 다르다. 셜록 홈즈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에놀라는 영화 내에서만이 아니라 영화 외적으로도 같게 느껴진다. 에놀라의 이야기임에도 사람들은 셜록을 더 궁금해하기도 한다. 에놀라는 이에 집착하며 벗어나려 노력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갈 때쯤엔 이 집착이 사라진 듯 보인다. 에놀라는 필요에 따라 셜록 홈즈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 영화 결말에서는 스스로 그럴싸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한결 편해 보인다.


성장하는 건 비단 에놀라 홈즈만이 아니다. 에놀라 홈즈의 썸남으로 등장하는 듀크스베리 후작 그리고 셜록 홈즈마저 영화의 결말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셜록 홈즈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자신을 괴롭히는 한 사건을 겪고 해결하며 그는 더 이상 혼자 고군분투하지 않는다.


각자의 성장을 보는 재미가 있고 이는 분명 3편에서의 재등장이 예고된 모리아티와 왓슨의 영향으로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 기대된다.




실화가 만드는 감동과 각색이 주는 반전

영화 첫 장면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은 실화에 기초함'이라는 자막이 등장한다. 그럼 자연스럽게 어디가 실화인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사건이 소개된다. 이러한 장치가 꽤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클라이맥스라고 느껴졌던 부분에서 한 번의 의구심이 들었다. '여기까지가 실화인 갈까?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그 부분이 실화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 사건이 나에게 다가왔다.


영화는 1888년 영국에서 일어났던 성냥공장 여성 노동자 파업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이 사건은 당시 사회 전반에 있던 여성, 노동, 빈민층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영화에서도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하지만 만약 그 사건을 당시 '있었던 일'정도로 다뤘다면 그리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일어나는 노동 관련 사건, 성 불평등을 영화 속에서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 사건을 적극적으로 알리려 노력하고 밝히려 노력하는 인물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잘 다가온다.


모리아티의 등장은 더욱 직관적이다. 영화 속 인물뿐 아니라 관객 모두를 속인 모리아티의 정체는 꽤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어질 속편에서의 활약이 자연스레 기대된다. '모리아티'라는 이름만이라도 그 존재가 가지는 파워가 있다. 그런 인물이 에놀라 홈즈에서 묘사된 방식은 앞으로 그 캐릭터가 얼마나 더 무모해질 수 있을지 기대하게 만든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영화

본격적으로 시리즈화를 예고한다고 느껴지는 결말이었다. 개인적으로 그 속편이 기대가 된다. 당시 영국 사회를 다방면에서 바꾸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듀크스베리는 의회에서, 에놀라 홈즈의 어머니는 조용히 사회 운동을 하고 에놀라 홈즈는 셜록 홈즈에게 의뢰하지 못하는 사회 약자들을 위한 사무소를 차린다.


캐릭터가 모두 정착한 시리즈에서 각 인물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기대된다는 건 시리즈 영화에서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각 인물을 필요한 타이밍에 등장하거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등장하며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속편 예고편에서 각 인물들의 얼굴이 한 번씩만 비쳐도 절로 기대될 것이다.


1편보다 더 몰입해서 재밌게 봤다. 감독이 에놀라 홈즈 시리즈가 첫 감독이라는 점이 놀랍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활용한 탄탄한 이야기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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