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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가 싫다.

24.12.12


책임감이 뭘까? 

과도한 책임감에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 날.

사실 어떤 직책을 맡는 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어떤 직책이 맡겨지면 늘 그 직책에 대한 책임감을 나도 모르게 과하게 갖는 것 같다.

그 직책만큼 무언가를 해야하는 것,

내가 만든 높은 기준에 맞게 행동하려는 것,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

내가 생각하는 상식에 어긋나는 것,

기득권의 특권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것,

궁금하면 물어봐야 하는 것....


어떤 날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냥 허허실실 웃으면서 좀 넘어가면 편할텐데

다른 사람은 내가 요청해도 미움받을 자리는 웃으면서 잘 피해가기도 하고 

자기나 아이에게 피해가 갈 것 같으면 묵인하고 잘만 지나가는데 

왜 나는.... 이러나 모르겠다. 


상대가 싫어하지만 대표로서 짚고 넘어가야할 이야기들 

왜 그런 질문을 하고 마는가?TT 

내가 하지 않아도 아무도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는 일 

혹은 부당하거나 불편하다고 느끼지만 입밖에 안내는   

그런 질문들을 그냥 알고도 모른척 넘어가면 좋으련만... 


이런 나의 행동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보겠구나.

우리 아이가 선생님에겐 미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구나... 

혹은 나의 이런 책임감은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할때 아이들곁에 없기도 한다. 


내 코가 석자인데 맡은 직책때문에 정작 정말 중요한 내 일은 미루고 미루고 있었다 

편하고 좋은 자리보다는 내 직책에서 해야할 말이 있을때는

더 좋은 기회를 놓치고 불편한 자리에 참석했다. 

그러지 않았어도 되었겠다는 생각을 오늘에서야 하게된다. 


정작 우리 아이는 아파서 집에서 누워있는데 

대표라는 직책때문에 나라도 이야기 해야겠다는 생각에 

우리 아이는 방치되어 있었구나.... 


모르겠다. 

어떤 정답이 있는 건 아니겠지만 

오늘은 좀 그런 책임감이 나를 버겁게 하고 있다는 느끼는 날이였다. 

나도 내 일을 우선으로 두고 나머지는 설렁 설렁 했다면 

훨씬 관계도 좋고, 결과도 좋았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시간을 쓴다는 의미.

독박육아 하면서 일도 해내려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다. 내가 가진 시간분배를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거기에 어떤 직책에 따른 시간을 내는 것이 지금 나에게 적합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그렇게 시간을 들여서 할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을 못해서 그랬겠지만 

나의 소중한 시간을 쓸만큼 의미있는 일이였나를 되짚어본다. 


나를 너무 소모하지 않도록~~

지금은 나를 지키는 것이 너무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일이 너무 버겁게 느껴져서 

몇달간 회피하고 있었구나...  


오늘은 그냥 이런 내가 조금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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