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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Feb 02. 2019

새로운 발견과 고민

11월의 기록

특별했던 파리의 휴일


한국에선 집에 붙어있는 시간이 거의 없지만 여기선 완전 집순이다. 나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한 기분이랄까.


며칠 전 주말, 주말 외출을 즐겨 하진 않지만 OFII 사무실에서 만난 언니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리고 맛있는 레스토랑을 발견. 사실 여행객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le petit marche. 마레 지구에 위치해 있다. 메뉴는 오리 스테이크. 오리 스테이크? 굉장히 낯설었다. 하지만 맛은 아주 tres bien!


겉 부분이 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구워져 나온 스테이크는 겉은 바삭 속은 촉촉. 특히 달짝지근한 소스가 최고였다. 오리 껍질과의 궁합이 크. 또 먹고 싶다. 달콤한 소스와 오리고기, 함께 나온 으깬 감자와 먹으면 최고의 조합이다. 구운 바나나도 함께 나왔는데, 큰 발견이었다. 구운 바나나는 굉장히 달았고, 달고나 같은 맛이 났다. 최고. 자리에 앉을 때면 테이블을 이동시켜야 할 만큼 좁은 가게지만 자주 가고 싶은 맛이었다.

 

벌써 느껴지는 크리스마스의 공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11월 중순. 벌써 파리의 곳곳에 트리가 세워지고, 각종 크리스마스 용품들을 팔기 시작했으며, 크리스마스 마켓 일정 역시 업로드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크리스마스. 올해의 크리스마스는 좀 더 일찍부터 나를 설레게 한다. 이미 할로윈 데이에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를 장만해 뒀을 만큼. 트리도 사야 하나 고민 중이다. 하지만 접어야겠지. 한국에 돌아갈 생각이 있다면. 하지만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마음에 드는 장식을 발견한다면 사 볼 예정!


끝이 보이는 파리 생활을 하며


벌써 파리에서의 첫 번째 학기가 끝나간다. 한국을 떠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1학기만 이곳에서 보내는 사람들은 떠날 준비를 시작한다. 마지막 여행지는 어디로 할지, 선물은 어떤 걸 사 갈지, 도착하면 뭐부터 먹을지. 나에겐 아직 먼 이야기지만 생각보다 훌쩍 지나가버린 시간이, 또 다가올 시간들이 금방 지나갈 걸 생각하니 정말 아쉽다. 아직 진정한 파리지앵이 되기엔 한참 멀었는데 말이다.


1학기만 이곳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떠나갈 시간이 다가오니 나에게는 걱정이 다가왔다.


“내가 이곳에서 1년 동안이나 이러고 있어도 되는 것일까?”


처음 지원할 때와는 전혀 달라진 마음. 처음에는 나의 긴 인생 중 단 1년 동안의 잊지 못할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달달하지만은 않을 테지만, 후에 봤을 때 더 큰 선물이 될. 하지만 요즘은 나도 한국의 여느 대학생들처럼 대외활동도, 봉사활동도 하며 스펙을 쌓아야 하는데, 가장 활동하기 좋은 2,3학년을 이곳에서 날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1년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면 3학년 2학기가 된다. 그럼 곧 4학년, 졸업. 화려한 스펙과 점수를 가진 선배들도 취업에 고난을 겪는 것을 많이 봤는데,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머리가 복잡하다. 하지만 모르겠다. 정말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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