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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산결 Jun 25. 2022

고마운 사람들

나는 스스로 인복이 좋다고 생각한다.

항상 나의 곁에는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중요한 시기별로 각각 다른 배울 점을 가진 사람들이,

나에게 그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

내 앞에 나타났다.




처음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때에 새로운 환경으로 전학을 간 후,

잠깐 따돌림을 당한 아픈 경험도 했고 학업도 예전 같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귀엽지만 그때는 스스로 슬럼프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중학교로 진학한 후에도 1년 정도는 헤맸다.

그리고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면서 H를 만났다.


H는 이전에 만난 친구들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의 친구였다.

또래 중에서도 큰 키로 축구, 농구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운동 신경이 좋았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알아주는 모범생이었다.

항상 전교권의 성적을 보여주며 선생님들에게도 인정받았다.


항상 자신감과 여유도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피나는 노력과 열정이 있었다.

궁금한 것은 바로 선생님에게 달려가 물어보고

완벽한 이해를 위하여 밤늦게까지 공부에 매달렸다.


그러면서도 점심시간과 방과 후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소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도 그 시간을 즐겼다.


덕분에 나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의 중요함을 느꼈다.

마음으로만 바라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을 배웠다.


나에게 H는 열정이다.

지금은 보고 싶어도 연락이 닿지 않지만,

늘 열정적이던 H를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 열정이 식지 않기를 바란다.




다음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중학교 때 만난 H의 좋은 영향력 덕분에

나의 행동, 특히 공부에 대한 자세에도 변화가 있었고

학생으로서의 본분인 학업에서 나쁘지 않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준수한 수준이지 탁월하진 않았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우리 학교의 전교 1등인 A와 같은 반이 되었다.


A를 보면서 느꼈다.

전교 1등은 괜히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A가 집에서 어떻게 공부하는지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학교에서의 모습만 보아도 노력(또는 좋은 의미에서 독함)이 느껴졌다.

쉬는 시간마다 쪽잠을 자는 모습만 보아도 지난밤의 노력이 그려졌다.


특히, A의 교과서와 교재가 인상적이었다.

A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설명하고 판서하는 거의 모든 것을 교과서에 받아 적었다.

때문에 그의 교과서에는 빈 공간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중학교의 H와 마찬가지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선생님을 붙잡고 끝까지 질문하고 대화했다.

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에게도 계속해서 질문했다.

스스로 이해가 될 때까지 놓치는 법이 없었다.


나에게는 행운이게도 고등학교 3학년에도 A와 같은 반이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A의 옆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었고,

끈질긴 노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A는 고등학교의 마지막 순간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었다.

감히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피나는 노력 끝에 얻은 것이리라.

그리고 덕분에 나도 2년 동안 많이 성장했고 나름의 성과도 얻었다.


A는 끈질긴 노력이다.

공부에 대해선 얘기를 많이 한 것 같지만 사적으로는 가까워지지 못했다.

선뜻 먼저 연락하진 않겠지만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면 꼭 전해야겠다.

고마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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