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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루씨 Jan 26. 2022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것이다.

[글,책_겨울] 나에게 쓰는 편지



나에게 쓰는 편지


작년 1월이었던 것 같아.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책 출판'이라는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던 게. 혼자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는데 독서 모임을 같이 하는 분에게 '글로 모인 사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천받고 이거다 싶었지. 참여하는 사람들이 선정한 주제를 가지고 한 주에 하나씩 글을 제출해야 했어. 그동안 내가 써오던 주제와는 너무 달라서 난감한 적도 있었지만, 일주일 동안 해당 주제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면서 나만의 생각을 견고히 다졌던 것 같아. 처음으로 마감이 있는 글쓰기도 경험해보고 2월부터 한 달간 치열하게 글을 썼었지. 그렇게 글을 쓰고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치면서 책이 탄생했어. 처음 책을 손에 쥐었을 때의 그 묘한 감정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한 번 글쓰기의 재미를 맛보고 내 이름으로 인쇄된 책을 받아보고 난 뒤, 다른 버킷리스트인 브런치 작가도 도전했었지. 그때 처음으로 온전히 나에 대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본 것 같아. 그동안 나를 돌아보며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따로 가진 적은 없는데, 내가 어떤 글을 써야 하나, 나는 어떤 사람일까를 고민하면서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어. 그 때 알게 된 나는 원칙주의자였고, 생각보다 긍정적인 사람이었으며, 뭐든지 도전해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어. 물론 지금도 그렇고, 그래서 이런 글쓰기 모임에도 참가하고 새벽 기상도 하는 거겠지? 차분히 나에 대해 돌아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는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도 정리해서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는데, 다행히 한 번에 붙어서 너무 기뻤었잖아.


그 후부터는 글쓰기의 재미를 급격히 알아버려서 도저히 놓을 수가 없었어.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어 회사에서 소모임을 만들어 사람들을 모집하고 '나를 찾는 글쓰기'라는 소모임도 운영하고 있고 (물론, 소모임에 나와 다른 한 분만 있다는 건 비밀이야). 그러다가 마이힐라님의 글쓰기 모임을 또 알게 되었지. 이전부터 참가해보고 싶었지만,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독서 모임을 같이 하는 분의 추천으로 과감하게 도전해보기로 했어. 일주일에 글을 3편을 쓸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써보니 되긴 되더라. 겨울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몰랐던 예전의 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어. 잊혔던 과거 속 나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나를 위로해주기도 하고, 그때도 참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에 기특하기도 하고 말이야.


생각해보면 나는 늘 글과 연결되어 있었어. 다이어리도 계속 써왔고, 대학교 때 책의 재미를 알게 되면서부터는 책을 읽고 끄적끄적 블로그에 자기 생각을 남기기도 하고 말이야. 마음에 와닿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시간이 될 때 적어보기도 하고. 그런 시간이 모여서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아.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팬데믹 시대에 내가 이토록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건 모두 책과 글의 힘 덕분이야. 나는 앞으로도 나를 찾는 글쓰기를 계속할 것 같아. 처음 시작은 단순히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책 출판보다는 나를 알아가는 게 더 소중하더라. 물론 목표가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목표는 잡되, 그 과정을 더 즐기기로 했다. 그래도 내 이름으로만 된 책은 하나 내보고 싶다. 그때까지 잘해줄 수 있지? 나는 나 자신을 믿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나는 언제나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것이다.

나의 미래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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