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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씽킹 팀에서 발견한 디자인씽킹의 진짜 매력

한 고객사의 8개 디자인씽킹 프로젝트를 인피플 동료들과 함께 코칭한 스토리와 느낀점이다.  


현업 업무를 그대로 하면서 과제해결에 참여하는 디자인씽킹 액션러닝 팀들과 3개월간의 코칭은 숨가쁘게 흘러갔다. 경영진이 제시한 8개 과제는 대부분 회사의 고질적인 문제거나, 회사의 미래 모습을 제시하라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액션러닝 팀들은 디자인씽킹 기본교육을 이틀간 공통으로 받고, 디자인씽킹 프레임을 이용해서 과제를 해결한다. 


과제의 대상 고객이 명확한 팀은 디자인씽킹 방법론 중심으로 코칭을 하고, ‘미래전략에 적합한 조직모습 제안’과 같은 과제팀에게는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석하고 솔루션을 개발하는 디자인스프린트 방법론을 제시하며 가이드했다. 8개의 과제와 문제해결 프레임이 100% 맞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 였으나, 고객의 고통에 공감하고 문제해결을 고객과 함께하는 디자인씽킹 철학과 방법론의 특징을 팀원들이 함께 체득하는 배움이 있었다. 


사실 문제해결 프레임이 던지는 질문과 사용하는 기법들은 과제를 해결할 때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그 질문과 도구들이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 관점에서 디자인씽킹 프로그램이 액션러닝팀에게 남겨주는 유산은 과제해결에 사용한 도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공감하고, 내 생각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제시하고, 피드백을 받아 유연하게 수정 해 가는 일하는 방법과 철학까지도 확장해서 기대할 수 있다.

우리 코칭팀은 5단계 디자인씽킹 프로세스에서 마지막 테스트 단계를 전체 일정의 중간 지점에 설정했다. 다섯번째 단계가 마지막이다 라고 생각하던 팀들은 다소 당황했는데, 디자인씽킹에서 고객에게 첫번째 프로토타입을 제시한 것은, 마라톤으로 보면, 이제 막 중간 반환점을 돈 것에 불과하다. 고객의 피드백 내용에 따라 여러 번의 이터레이션이 뒤 따를 것이고, 실행을 위한 유관부서에 데모를 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일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때 사내 마라톤 동호회 회장이었던 개인적인 마라톤 경험을 되살려 상기해 보면, 반환점을 도는 순간부터 다리에 힘도 풀리고, 마지막 도착점까지 되돌아갈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 진다. 따라서 반환점을 통과한 테스트 단계 이후 코치의 역할도 달라진다. 고객의 피드백을 애써 무시하며 마이웨이를 가려는 팀에게는 심판의 역할을, 몰입도가 떨어진 팀에게는 팀활동을 세세하게 돕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그리고 신랄한 고객 피드백에 맨붕에 빠진 팀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져주며 모티베이터 역할을 해 준다. 


작은 실패를 빠르게 맛보고, 그 실패에서 회복하며 새롭게 솔루션을 만들어내도록 요구하는 디자인씽킹은 정답을 제시하고 성적표를 받고나면 끝을 맺었던 한국인들에게는 심리적으로도 참 도전적이다. 그러나 결국 실패라고 여겼던 것들이 더 큰 성공을 위해 꼭 필요했었던 피드백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심적.지적 회복 탄력성을 키워줄 수 있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 드라마 같은 워크숍 이야기, 채홍미 퍼실리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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