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세서#07] 새로운 규칙 포럼 Q002

청년은 왜 많이 내고 적게 받아야 하는가?

새로운 규칙 포럼 | 밀레니얼 세대 관점에서 다양한 사회문제를 재해석하고, 미래 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규칙을 모색하는 연속 포럼입니다. 인구구조 변화, 기후 변화, 기술 발전, 가치관의 변화 등 여러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를 지탱해왔던 여러 규칙들이 더 이상 많은 시민의 삶을 포용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새로운 규칙 포럼에서는 낡은 규칙들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규칙을 논의합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필요한 일을 제시합니다.


*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6.8MB)


혹시 지금 4대보험이 되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손해’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 딱히 뭘 잘못해서는 아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청년일 가능성이 높고, 국민연금 제도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더 내고 덜 받도록’ 설계되어있기 때문이다. 청년은 기성세대에 비해 국민연금 보험료를 많이 내고, 은퇴 후에는 그들보다 덜 받게 된다. 청년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


월급 명세서에 찍혀있는 ‘국민연금보험료’를 보고 ‘생각보다 많이 떼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특히 더 많이 떼가’는 것이라고는 상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새로운 규칙 포럼 Q003은 이 문제, 국민연금의 ‘세대간 형평성 문제’를 다뤘다. 기성세대에 비해 청년이 불리한 조건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게 된 것이 정말인지,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따져보고, 형평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왜냐하면 아직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올 해 안에 국민연금 시스템을 고칠 예정이다. 어떻게 고치느냐에 따라 세대간 형평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청년 세대의 ‘손해’가 줄어들 수도 있고, 덜 줄어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우리에게 유리한 개편안이 무엇인지 대부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연금 토론회’를 열었다. 최소한 손해 안 보는 선택지가 무엇인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크기변환]DSC_4573.jpg (c)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원회



토론회에는 네 명의 토론자가 참석했다. 토론자들은 현재의 국민연금이 어떻게 설계되어있는지, 그리고 세대간 형평성이 떨어진다고 지적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토론회 내용을 ‘토론자 별’로가 아니라 ‘논점 별로’ 요약했다. 토론자 별로 내용을 요약할 경우 중복되는 내용도 있고, 중요한 논점 별로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서보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래 내용은 대부분 토론자들의 발표문과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내용 별 출처 표기는 편의상 생략했다.


[크기변환]DSC_4976.jpg (c)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원회


1. 국민연금의 개념과 역사


국민연금은 국민이 은퇴한 뒤에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돈’이다. 이 돈은 정부가 국민에게 그냥 주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직장을 다니면서 받는 월급 중 일부를 정부가 세금처럼 거두어 두었다가 은퇴 후에 돌려주는 것이다. 한국의 국민연금은 1988년에 만들어졌으며, 정상적인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도록 강제하고 있다. 일종의 강제 저축 시스템이다.


국민연금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는 ‘적게 내고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설계가 돼있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몹시 파격적인 혜택이다. 보험료는 3%였고 소득대체율은 70%였다. 풀어서 설명하면, 200만원을 버는 사람이 월급의 3%인 6만원을 40년 동안 매달 국민연금에 넣어둘 경우, 은퇴 후 매달 140만원(200만원의 70%)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 경우 보험료(국민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내는 돈) 총액은 2880만원, 연금급여(은퇴 후에 받는 돈) 총액은 3억 3600만원(20년 기준)으로 낸 돈의 10배 이상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파격적 혜택’은 지속가능하지 않았다. 내는 돈은 적은데 받는 돈은 너무 많게끔 설계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이렇게 ‘고수익 상품’으로 설계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제도 초기에 국민들이 국민연금 제도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또 노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당시의 기성세대에게 연금급여를 최대한 확보해줄 필요가 있었다. 1988년에 이미 5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면, 보험료를 낼 수 있는 기간이 몇 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리 10배 이상으로 불려서 돌려준다고 한들 낸 돈 자체가 적기 때문에 연금 급여를 많이 받기 어렵다. 그래서 수익비(연금급여/보험료)를 높게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크기변환]DSC_4622.jpg (c)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원회


시간이 흐르면서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은 더 떨어지게 된다. 저출산 고령화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제도는 연금급여를 받는 노인의 숫자보다 보험료를 내는 청년, 기성세대의 숫자가 훨씬 많다면 지속가능하다. 직장을 다니는 세대가 은퇴자들의 연금 급여를 책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형제 자매 많은 집에서 자식들이 조금씩만 돈을 모으면 부모를 부양하기 어렵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부모, 조부모를 한 명의 손자가 부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마찬가지로 자녀세대가 줄어들면 국민연금제도는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정부는 국민연금 제도를 여러 차례에 걸쳐 개편해왔다. 개편의 방향은 늘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제도’에서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제도’로 바꾸는 것이었다. 보험료(내는 돈)를 늘리고 연금급여(받는 돈)를 줄이면 많이 거두고 적게 내줄 수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 최초 3%였던 보험료를 현재 9%가 되었고, 70%였던 소득대체율은 40%가 됐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200만원을 버는 사람이 매달 6만원씩 내면 은퇴 후에 매달 140만원을 받는 제도에서 매달 18만원씩(이 중 절반은 회사가 내도록 되어있다) 내면 은퇴 후에 매달 8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됐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조정하면서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이 전에 비해 높아지기는 했지만, 안타깝게도 저출산 고령화 속도도 빨라졌다. 그 결과 지금 추세대로라면 2057년에 국민연금기금은 고갈된다. 국민연금기금은 국민들이 낸 보험료를 모아두는 통장 같은 것이다. 그 통장의 잔고가 0원이 된다는 뜻이다. 기금 고갈 이후에도 은퇴자들에게 연금급여를 주어야 한다. 그런데 기금이 없다면 미래의 직장인들에게 돈을 거둬서 줘야 한다. 기금이 이미 고갈됐거나 기금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 국가들은 이미 그렇게 연금을 지급하고있다.


2. 국민연금의 세대간 형평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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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른들이 빠른 시일 안에 아주 큰 희생을 감내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것보다 두 배나 더 높은 순세율을 일생에 걸쳐 부담하게 될 것이다.” 로렌스 코틀리코프 (보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국민연금의 역사를 되짚어 보자. 국민연금이 처음 설계되었을 때는 지금보다 더 매력적인 제도였다. 왜냐하면 지금보다 내는 돈(보험료)은 적은데 받는 돈(연금급여)은 많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국민연금은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금융상품이 되었다. 내는 돈은 느는데 받는 돈은 줄어드는 조건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금융상품으로 치자면 ‘수익률’이 낮아진 것이다.


‘조건이 바뀌었다’는 것이 ‘세대간 형평성 문제’의 발단이다. 일찍 태어나 일찍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들은 ‘좋은 조건’으로 가입했지만, 늦게 태어나 늦게 가입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나쁜 조건’으로 가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연금 개편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개편 이전에 낸 보험료에 대해서는 개편 내용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 결과 청년은 기성세대에 비해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상황이 됐다.


세대간 형평성을 보다 면밀하게 따져보기 위해 편의상 4개로 세대를 구분하도록 하겠다. 이미 은퇴한 65세 이상 ‘노인세대’, 40대 이상이며 은퇴 이전인 ‘기성세대’, 2030 ‘청년세대’,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는 ‘미래세대’로 나누어보겠다.


노인세대의 입장: 노인세대는 좋은 조건의 국민연금을 가입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제도의 혜택을 많이 보는 세대는 아니다. 왜냐하면 국민연금에 낸 돈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높은 수익비(연금급여/보험료)를 적용받지만 받는 연금급여 자체는 많지 않다. 그래서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정부는 노인 세대를 위해 기초연금을 지급한다. 소득 하위 70%의 노인에게 25만원이 기초연금급여로 지급된다. 기초연금의 출처는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내는 ‘세금’이라고 할 수 있다.

기성세대의 입장: 기성세대는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의 국민연금을 가입했다. 특히 1988년 전후에 직장생활을 시작한 경우, 가입기간이 길고 수익비가 높아 연금급여를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다. 2007년에 국민연금 제도가 대대적으로 개편되었는데, 그 이전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많이 내 둔 경우 유리하다. 다만 이들은 노후 준비가 안 되어있는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하는 경우가 많아 별도의 부담이 있다. 2057년 기금고갈에 따르는 문제는 직접적으로 겪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청년세대의 입장: 기성세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나쁜 조건의 국민연금을 가입했지만 미래세대에 비해서는 다소 유리하다. 청년실업률이 높은 시대에 사회에 진입해 국민연금 가입 자체가 안 되거나 가입 시점이 늦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부모세대는 노인세대에 비해 노후 준비가 되어있는 편이라 사적으로 부양해야하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숫자가 적고, 기성세대의 평균수명이 증가 추세라 부양부담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래세대의 입장: 가장 나쁜 조건의 국민연금을 가입할 예정이다. 다른 세대와 비교해 이들은 숫자가 가장 적지만 이들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의 숫자는 가장 많다. 현행 국민연금 제도가 유지될 경우, 2057년 국민연금 고갈 이후에는 미래세대가 월급의 22% 이상을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야한다. 현재는 월급의 9%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는 상황으로 부담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세대의 부양을 받게 될 지금의 청년 세대는 미래세대보다 더 연금 급여를 많이 받게 된다.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노인세대를 제외할 때, 가장 유리한 세대는 현재의 ‘기성세대’이고, ‘미래세대’가 가장 불리하다. 현재의 ‘청년세대’에 비해 ‘미래세대’는 더 악조건에 처해있다. 미래세대가 살아갈 시대에는 기금이 고갈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자신들의 숫자는 적은데 노인은 많다. 또 내는 돈은 전 세대에 비해 훨씬 많은데 받는 돈은 더 적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상황 탓에 많은 전문가들이 국민연금의 세대간 형평성 문제를 지적한다. 이런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많은 선진국들이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비슷한 문제를 대부분 겪었거나 겪고 있다. 과거에는 더 좋은 조건의 연금제도를 운영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대부분 개편을 했다. 그 과정에서 세대간 형평성 문제가 크거나 작게 발생했다. 그리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하는 선택을 했다.



3. 청년과 미래세대를 위한 국민연금 개편 방안


[크기변환]DSC_5191.jpg (c)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원회


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각자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는 다들 동의했다. 또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대해 모두 동의했다. 보험료를 언제부터 얼만큼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견은 조금씩 달랐고, ‘세대간 형평성 문제’에 대한 입장도 조금씩 달랐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도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크기변환]DSC_4738.jpg (c)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원회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김병청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낸 만큼 받아가는 연금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낸 돈 보다 많은 돈을 받아가도록 국민연금이 설계되어있다. 보험료를 수십 년에 걸쳐 매달 납부하면 그 이상의 돈을 은퇴 후에 돌려준다. 그 차익은 정부가 이 돈을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해 거둔 투자수익, 그리고 후세대가 낸 보험료로 충당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투자수익을 크게 내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면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계속 전가하는 상황이 계속된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후세대로 부담을 전가하는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낸 만큼 돌려받는 수준으로 연금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내는 돈, 즉 보험료를 대폭 올려야 한다. 보험료를 22%까지 올리면 ‘낸 돈’과 ‘받을 돈’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전제는 소득대체율도 50%까지 올리는 것이다. 지금은 소득대체율이 40%로 노후를 보장하기에 부족한 수준이다. 따라서 보험료와 소득대체율을 둘 다 올려서, 많이 거두고 많이 돌려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덧붙여 기초연금 역시 40만원까지 인상해 안정적 노후를 보장해야 한다. 또 각종 크레딧 제도를 도입해 ‘4대보험 되는 직장인’이 아닌 많은 청년들을 보호해야 한다.


[크기변환]DSC_4868.jpg (c)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원회


김태일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미래세대를 위해서는 보험요율을 지금 논의되는 수준보다 빠르게 올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시나리오 중 가장 급진적인 시나리오는 2021년부터 5년마다 1%포인트씩 13%(2041년)까지 인상하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부족하며 올 해부터 3년에 1%P씩 최소한 16%(2040년)까지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마저도 상당수 서구 국가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위에 제시한 시나리오는 소득대체율을 현재와 같이 40% 수준으로 유지했을 때의 이야기다. 만약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한다면 보험요율은 16%가 아니라 20%까지 높여야 한다. 그래야 세대간 형평성을 상당 부분 맞출 수 있으며, 그마저도 굉장히 낙관적인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만약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된다면 미래세대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김태일 교수는 “아마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인구구조 변화는 더 급격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크기변환]DSC_5022.jpg (c)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원회


주수정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선임정책연구원


주수정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선임정책연구원은 ‘보장성의 확대’를 전제로 개편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청년세대가 ‘낀 세대’로서 기성세대에 비해 불리한 조건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대안이 ‘수익비를 1로 맞추기’와 같이 복지 기반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보다는 복지정책의 확대와 존엄한 노후생활 보장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아야 한다.


주 연구원은 세대간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첫째, 청년을 위해 기금을 쓰는 것을 제시했다. 4대보험이 안 되는 직장에 다니는 불안정 노동자들을 위한 크레딧 제도,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것, 청년 대상 임대주택 건설 등에 투자해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기반을 갖추고 국민연금을 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둘째, 미래에 ‘연금소득격차’가 커질 경우 연금을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걷어서 재분배하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셋째로 부동산과 금융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재분배 정책 예산을 확충해 재분배 효과를 높여야 하며, 넷째 의사결정과정에 청년의 참여를 보다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청년의 입장이 반영되어 세대간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


[크기변환]DSC_4982.jpg (c)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원회


신성희 연구자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 수료)


국민연금을 소재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는 신성희 연구자는 ‘적정 수준의 노후소득 보장’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고 제도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익비를 1로 맟주는 개혁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험료와 연금급여 수준을 동시에 높이는 방안으로 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하며, 이렇게 했을 때 청년이 받는 돈도 같이 늘어나기 때문에 세대간 형평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험료를 인상할 때 노동자 몫만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선진국들에서 보험료 부담을 정부, 기업, 노동자가 나누어 내고 있다. 한국은 기업과 노동자가 4.5%씩 나누어 내고 있는데, 추후 보험료를 인상하게 된다면 사회적 논의를 통해 정부와 기업이 부담을 나눠지는 방안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 적절한 분담 비율을 합의할 수 있다면 보험료 인상에 따른 개인들의 부담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또 근본적으로 청년을 위하는 일은 많은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더 나은 노동환경에서는 청년 세대가 국민연금에 장기간 가입하면서 적정 수준의 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다. 그래야 청년들이 노인이 됐을 때 안정적 경제적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으며, 국민연금이 공적연금으로서 제 역할을 다한다고 볼 수 있다.





[크기변환]DSC_5262.jpg (c)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원회


국민연금 개편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의사결정자들이 '자신들의 손해를 스스로 결정해야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이해관계는 다소 충돌한다. 오늘 날의 시민들에게 이득이 되는 개편은 미래세대에게는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 세대가 보험료를 많이 내두지 않으면 그 부담을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하는데 미래세대는 현세대보다 숫자가 적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단 기성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의 청년세대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 지금의 어린이, 청소년들에 비하면 상황이 낫다. 청년세대는 (적기는 하지만) 자신들을 대표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고, 미래세대보다는 좋은 조건에서 국민연금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성세대에 비해 적을 뿐이지 미래세대에 비하면 인구도 많다.


국민연금 개편에 필요한 ‘사회적 합의’의 수준은 시공간을 초월해야 한다. 현재의 노인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아직 오지 않은 시민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존재하지 않는 그들과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정은 현재 세대에게 다소간 해가 되더라도 미래세대가 동의할 수 있는 결정이어야 바람직하다.


단지 미래세대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미래세대는 현세대를 부양하게 된다. 그들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고, 그들을 전혀 위하지 않는 국민연금을 미래세대가 호의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다. 그것은 곧 국민연금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시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더라도 길게 봤을 때 타당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 어려운 일이 잘 될지 모르겠다.



byline.png 글쓴이 | 이대호(청년자치정부 준비단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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