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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이슈,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2019 서울청년시민회의 교통환경분과 박지현

저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으로 철도경영정책학을 선택했어요. 교통이 추가된 경영정책에 대한 내용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학회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았어요. 활동을 통해 교통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죠. 어설프게 작성했던 학술대회 논문의 주제는 도시철도 운영 효율화 방안,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여객운송조건 개선방안이었고 졸업할 때는 철도특별사법경찰대와 관련한 논문을 작성했었습니다.     

어렵게 졸업을 하고나니, 교통에 관련한 이슈들이 궁금해지고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서울청년시민회의’ 신청 시기가 맞아서,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청정넷)’ 교통/환경 분과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청정넷’엔 여러 분야의 분과가 있고, 그 중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활동할 수 있었거든요, 저는 교통 관련한 내용을 더 알고 싶어서 교통/환경 분과를 선택했죠, 활동을 하다 보니 분과장까지 하게 됐고요.  

     

청년이 직접 제안하는 교통 정책은?     


청정넷 교통/환경 분과에서의 활동은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들이 실생활에서 느낀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도출해서 ‘청년시민회의’란 창구를 이용해 실제로 서울시에 정책을 제안하는 형식이었어요. 제안한 아이디어들이 서울시에 모두 반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민이 참여하는 정책제안 자체로도 의미가 있죠. 저희 교통/환경 분과에서 모아졌던 제안 중에 교통 분야를 소개해드릴게요.     

우선 ‘버스-지하철 환승 시스템’은 모두 많이 알고 계실 거예요. 그런데 이 환승 시스템의 범위를 확장해서 택시, 미술관, 박물관 등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적 범위를 넓혀주면 어떨까하다 착안된 ‘청년활동 youth(유스권)’이 있어요. 이동비용 및 활동비 지원을 통해 청년들이 사회·경제 활동을 더 활발히 해서 경제를 부흥하자의 취지였어요.      

비슷한 맥락으로 서울 지하철 역사내의 유휴 부지를 활용해서 이용객들을 위한, 혹은 공부하는 청년들을 위해 공간을 조성해주자의 의견이 있었는데, 역사 내의 유휴 부지를 활용해 카페나 회의실을 제공해서 대학생 등 청년들의 부족한 공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리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하철 밖으로 나오게 되면 만나는, ‘따릉이’에 대한 의견도 있는데, 사이드미러를 설치하자 했던 제안을 소개하고 싶어요. ‘사이드 미러’는 따릉이를 이용하는 비장애인들에게도 필요하지만, 특히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 장애인 분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죠. 가령 일반 자동차를 운전할 때에도 청각 장애인용 차량엔 사이드미러가 4개씩 설치가 의무화 되어 있는데, 따릉이는 2개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깝죠. 사이드미러를 통해 ‘들리지 않아서’ 발생하는 사고들을 방지할 수 있어요.     

따릉이의 이용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건 자차 대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을 활성화 하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는 일이죠, 자전거를 이용하고 싶은 대중들 중엔, 자전거 도로에서 사고가 일어나기 쉽다는 불안감 때문에 접근을 꺼리는 분들도 분명 있어요. 그래서 안전 강화 방안으로 자전거와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가변차로 이용 운전자들을 대상(택시, 버스의 운전기사 등)께 자전거 체험형 교육을 진행하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교통문제,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해요.     


물론 교통문제라는 건 현재 구축되어 있는 인프라를 아예 바꿔버려야 해결할 수 있는 케이스도 있고, 서울시 안에서 행해지는 이런 활동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이 있죠. 하지만 한계가 있어요. 그러니 문제해결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정부, 지자체에서 이 문제를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어요.     

현재 교통 관련해서 큰 줄기로 진행되는 정책이 ‘저탄소 정책’이나 ‘미세먼지 저감’ 활동 등이잖아요? 그런데 따릉이 보급 확대라든지, 5급 자동차 진입금지라든지 하는 정책만으로는 미세먼지나 저탄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왜? 따릉이를 예로 들어 보면, 방금 말한 ‘편리’와 ‘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따릉이가 보급되어도 탈 수 있는 도로가 별로 없어요. 도로로 가면 버스나 택시들이 위협하고, 인도에서 타면 사람들이 위협당하죠. 지금 인도에는 걷는 길과 자전거 길이 구분이 잘 안되어 있잖아요. 색깔로 구분을 해놓는다고 해도 가로수 옆에 자전거 길을 그려놓으면 사람은 어디서 걸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많고요.     

무작정 자전거 대수를 늘리면 된다는 단편적인 접근을 벗어나서 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지 않을까?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게 하려면,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해결의 방법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죠. 비단 자전거 활성화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영역의 교통이슈에서도요. 지금은 정책을 만드는 사람과 실 이용자들 간에 공감대 형성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아쉽죠.



청년들의 정책 제안? ‘아이디어 회의’를 넘어서야죠.     


사실 저희가 시에 제안한 정책 아이디어들도 ‘안 된다’는 답변에 진행되지 않았어요. 예산이나 기존 인프라 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어쩔 땐 ‘이게 왜 안 되지?’ 궁금하고 답답할 때도 있죠. 이곳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사람들이 의정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아니니 실무적인 한계에 부딪힐 때도 많고요.     

서울시 차원에서 좀 더 보완해 나가야할 지점이죠. 분과에 찾아오는 참여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교육하면서 근본적으로 교통이란 뭔지, 교통이슈는 무엇이며 이 이슈에 정책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참여자들의 역량을 차분히 길러 나간다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해요. 청년들의 ‘아이디어 회의’ 수준을 넘어서서, 그 아이디어들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거죠.     

이미 기반시설이 갖춰진 교통문제를 해결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제안 수용이 불가능하다면 어떤 이유인지, 어떤 식으로 보완해서 다시 제안할 수 있는지 피드백하고, 참여자들의 아이디어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해 보고, 그렇게 2020년, 2021년 앞을 바라보면서 변화하길 바랍니다.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인터뷰 프로젝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서울청정넷)에서 2019 서울청년시민회의를 통해 활동하고 논의해온 내용을 나눕니다. 서울청정넷은 청년시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참여기구로 청년문제를 비롯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발굴 및 제안, 캠페인, 공론장개최 등 다양한 사회적해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글. 시도/ 편집. 한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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