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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닐 Sep 20. 2020

취향기록_그때 그 사람들




나는 지나간 시간을 사랑하는 일을 한다.

그때의 사람들이 주고받던 짙은 문장들과 맨몸으로 불사 지른 음악들, 영혼으로 깎아 만드는 예술들.


오늘부터는, 지금부터는 새로 맞이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들이 찬란한 이유는 거기에 있을까, 아니면 정말로 오직 그들만이 찬란했던 탓일까.

나는 종종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매번 확신에 이른다.

그들이 찬란했다.


기계가 관여하지 않던 생음악을 만들고 남의 것을 무분별히 모방하기 전에 각자의 고민을 무던히 쌓아 만들 수 있었던 사람들. 껍데기 치장이 없던 진짜의 것들. 정제된 부분이라고는 없이 터져 나와버린 진짜의 것들.


불균형한 무력감 대신 하나의 고단함 아래에서 일사분란히 돌파구를 찾아가던 팽창의 에너지, 그 응축되어있다 활활 타오르던 20세기의 정열을 찬미한다.

시대의 풍조는 분명히 존재하고 그렇기에 그때는 일시 그만의 감각으로 찬란했다.

그리고 나는 그 일시의 찬란함을 끝이 없게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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