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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닐 Mar 02. 2024

목표는 딩딩카를 타고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가기

여행 둘째날

https://youtu.be/JEsWJJbO7-0?si=3RIs0rsywUXzOsQp 
유튜브에 업로드한 홍콩여행 기록영상..


- 홍콩은 아침식사를 식당에서 하는것이 일반적인 문화인데, 나도 안해볼 수 없었다. 아침에는 무조건 밥을 먹어야하는 너무나 한국인인 나인데, (특히 아침부터 빵같은걸 먹는걸 정말 싫어한다) 홍콩 배우들이 오래도록 사랑한 란퐁유엔 토스트 가게를 갔다.

- 많은 고민을 했지만 아침부터 달달한 토스트를 먹는게 아무래도 너무 힘겨워서(...) 치킨볶음 누들과 밀크티를 먹게 되었다.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다만 야채가 좀 더 있다면 더 맛났을것 같다고 생각했고, 밀크티는 말해 뭐해 너무 맛있다. 홍콩 여행을 가기전에 기대한 것 중 하나가 식당에서 합석문화가 당연하다는 것이었는데, 여기서는 합석의 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 동그랗고 작은 테이블에서 혼자 먹으면서 가게와 직원들을 구경했다. (뒤늦게 안 사실인데, 내가 간 곳은 본점이 아니었다. 본점은 센트럴쪽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부근에 있고 여전히 노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음에 가면 되니 괜찮다...훌쩍)


구룡반도와 달리 홍콩섬의 센트럴쪽은 다소 비싸고 정돈된 느낌이 강합니다ㅎㅎ
아마 차터가든 주변인것 같습니다..?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홍콩에서 가볼 곳 중에 내가 가장 기대한 것이어서, 벌써 갈 생각은 없었는데 이 날 날이 괜찮았기 때문에 센트롤로 향했다.

- 가는 길에 Des Voeux Rd 부근의 광장도 들리고 법원도 지나가보고 차터가든도 한바퀴 돌았다. 이쪽 부근은 회사가 밀집된 곳이라 많은 무표정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나와 산책하는 것을 구경할 수 있었다. (홍콩은 다양한 외국인이 많이 살고있는데, 여기서 느낀건 어느 인종이든 직장인들은 표정이 비슷한다는 것이다) 그 직장인들 사이로 나는 한가로운 여행객이었으므로 기분이 가볍고 좋았다. (엥?)  


빨간티 삭발 청년의 뒷모습이 홍콩 그 자체라 맘에 드는 장면..

- 여기저기 걷다보니 목이 말라져서 딩딩카를 타고 (얏호) 더 서쪽동네로 가서 윈스턴 카페를 갔다. 그냥 어쩌다 알게된 작은 동네 카페인데 굳이 찾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아무튼 처음으로 딩딩카를 타고 바람을 맞으면서 홍콩 동네들을 구경할 수 있던게 좋았다. 게다가 요금이 아주 싸다. 한번 타는데 몇백원 그쯤이다. 그걸 믿고 나는 별로 경로에 신경쓰지 않고 아무렇게나 타고 다녔다. 잘못 도착하면 다시 뭐든 타면 되니까 ㅎㅎ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목을 축이면서, 가져간 작은 수첩에 홍콩에 대한 감상들을 짧게 남겼다. (그 때 내가 가진 감상으로는, 홍콩은 어떤 한 문화권이 아닌, 흩어져있던 여러 정체성이 한곳에 모아져서 발전해온 곳 같다는 느낌들이었다.)



스노우 필터 체고..

- 다시 소호주변으로 돌아가 드디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도달했다. 물론 영화에서 보던 그 느낌은 아닐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도 꽤나 더 칙칙한 느낌이었다. 아직 오후였지만 건물들 사이로 이어진 구조라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느낌이었다. 아마 정오쯤에 오면 또 다른 느낌일것 같다.


- 중경삼림에서 왕페이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다가 쭈그려 앉아서 양조위가 사는 집을 훔쳐보는데, 그 당시 있던 그 아파트는 지금 철거되고 다른 건물로 바뀌었다고 한다. 과거의 무언가를 사랑해서 좇는 일에는 항상 아쉬움이 따른다.


- 기대와는 달라 아쉬움이 남지만 이 에스컬레이터의 특이점도 여전히 있기때문에 좋았다. 홍콩의 거리는 아주 좁은 편인데, 그에 비해 건물들은 높이가 꽤 된다. 그런데 그 사이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길게 자리잡고 있는데, 길이도 길고 높이도 높아서 스쳐지나가는 많은 건물들을 구경하고 좁은 거리를 내려다보는게 흥미로운 경험이 된다. 높은 건물과 건물 그 사이에서 무빙워크타는 기분..


미드레벨에서 내려다보는 길거리


- 저녁은 주변에 있던 침차이키에서 완탄면을 먹었다. 소고기에 완자에 통새우딤섬?이 있는 완탄면이었는데 그걸 먹고 드디어 맛있는걸 먹게되었다고 느꼈다. 홍콩에서는 새우가 들어간 요리는 무조건 맛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먹나 하고 봤는데, 어떤 손님은 완탄면에다 두유? 처럼 보이는.. 크림소다였나? 아무튼 흰색의 음료랑 같이 먹는것을 봤다. 나도 그 맛이 궁금했는데 속이 좀 느글거릴 것 같아 역시 레몬티랑 먹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연속으로 미슐랭을 받는 식당인데, 아무래도 홍콩의 전통적인 완탄면인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홍콩 여행을 하면서 더 깨달은 것은, 나는 느끼하거나 달달한 것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 해가 지고나서 템플 야시장 부근으로 가봤다. 어째서 홍콩은 해가지고나서도 여전히 더운건지.. 부지런히 부채질을 하며 걸어야했다. 여기 야시장을 포함해서 홍콩에는 유명한 야시장 스트릿들이 있는데 (레이디스 마켓, 템플 야시장, 몽콕 야시장..) 옛날에는 해당 야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있는 상품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야시장의 모든 상품이 중국산 공산품이어서 사실 어딜가나 똑같고 특색있는 물건은 찾기 쉽지 않다. 단지 그 야시장의 분위기를 경험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

- 여담) 사람들이 많이 오는 유명한 야시장인데도 큰 거리의 가게들 중에 유흥업소가 꽤 많다. 그런 곳들이 의외로 (간판이 있던가? 그건 기억이 안난다) 숨겨져있지도 않았고 입구가 완전히 닫혀있지도 않았다. 대부분 뚫린 문에 그리 길지 않은 천으로만 가려져있다. 아 그 앞을 지나다가다 우연히 그 천 밑으로 보이는 사진을 보게되었는데 쫌 충격적이었다...(더헉) 너무 본격적인 사진인데 저렇게 카운터에 딱 붙어있다니..? 그런 가게들 주변에 있는 아저씨들을 보면서 순간 내가 입장하면 어떨까 궁금했다. 물론 실천하지 않았지만..


-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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