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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i Nov 27. 2019

들이대야 살아남는다 2

지방지 수습기자 일지

수습기자로 필요한 건 '뻔뻔함' '친화력'이라고 하겠다.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수습기자' 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만 하여도 지난 10월 1일 입사 후 지금까지 만난 사람만 몇 백 명이 넘으며 명함을 주고받은 사람만 해도 몇 백 명이 되는 거 같다. 


<전편 '들이대야 살아남는다'에선 취재원(인터뷰 대상자)과의 관계를 설명했다면 이편에서는 회사, 출입처 등 이야기를 꺼내려고 한다.>


수습기자가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은 같은 회사 분들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문화부, 편집부, 비편집국 등등 꽤 많은 부서로 이루어져 있다. 수습기간 부서를 돌며 교육을 받는 데, 국장님 부국장님 부장님 선배 등 많은 사람들과 마주쳐야 한다. 뻔뻔함과 친화력이 있다면 말을 걸기도 들이대기도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로선, 조금 힘든 과정이기도 했다. 어떤 질문을 해야지 말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 몰라서 답답하기도 하고 머릿속으로 한참 생각 후 질문을 꺼내기도 했다.


그다음으론 '출입처'. 출입처를 방문하면 새로운 과정의 만남을 가져야 한다. 출입처가 힘든 점은 접점이 없음 애도 친해져야 된다는 것인데, 그러다 보니 나의 첫인상을 좋게 남겨야 되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또, 출입 처마다 색깔과 느낌이 다르니 아무래도 어떻게 대할지 항상 고민에 사로잡히곤 한다. 2주 동안 방문하게 될 경찰서만 하더라도 형사계와 교통팀의 느낌이 다르고 정보계의 느낌이 다르며 팀원들마다 또 각각의 다른 느낌이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경찰서를 돌 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나온 나로선 하루하루가 죽을 맛이었다. 그래도 요즘 나오면서 형사 팀마다 인사를 건네고 나온다는 거에 만족하며 조금씩 늘고 있구나라며 스스로 칭찬하며 나온다. 출입처에서 한 번의 고비가 더 찾아오는 데 바로 '점심시간'이다. 아무래도 출입처 분들과 함께 점심을 먹게 되면 또 다른 느낌이 있다. 어떤 말을 해야 될까를 많이 고민을 하는 데, 누군가 나서서 말을 건네준다면 그날 점심은 말 그대로 땡잡은 것이다. 처음엔 소화도 안되던 점심 식사가 이제 아주 조금은 편안하게 먹는 다면 과연 다행일까. 


그렇게 수습기자는 많은 사람과 만나고 부딪히며 세상을 조금씩 알아간다. 수습 기자 전 내가 본 세상은 집과 대학교, 인턴 그리고 미디어에서 보고 느낀 경험이 전부였다. 좁은 세상의 경험을 끝내고 나온 사회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렇게 세상과 마주하며 지치고 깨지고 부딪히기를 반복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고 부딪혀야 이 과정이 익숙해질까. 과연 끝은 있을까를 고민한다. 


나와 같이 애쓰고 있을 수습 기자들에게 그리고 사회 초년생들에게 잘하고 있다는 박수를 보내며 오늘의 글의 마친다. 



*상단 이미지 출처: 구글(google) '용기'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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