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mon Lee Oct 22. 2022

기존의 자산배분 공식은 깨졌다

아마도 한동안은 그럴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자산배분이 필요하다.

왜 자산배분을 할까?

수익은 결국 평균으로 돌아온다   


(참고)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게 되면 보통 미국ETF 를 많이 사용합니다. 국내 ETF는 다양성이나 유동성이 많이 부족해 실질적으로 활용도가 많이 떨어지는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달러에 대한 노출이 되기 마련인데요, 주요 위험자산(주식)이 환과 반대로 움직이는 성향 때문에 특히 자산배분관점에서는 달러 노출이 국내 투자자에게는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 실제 투자자들이 마주하게 될 성과는 달러에 노출된 원화 가치로 풀어보겠습니다.


불리오EMP는 제가 설계한 알고리즘에 의해 운용되는 자산배분 투자 수익률을 의미하며, 2019년 말부터는 실제 펀드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얻고자 주식을 위주로 자산을 구성하지만, 결국 몇번의 큰 위기는 대부분의 수익을 평균으로 되돌려 놓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약 20년 전인 2003년에 투자를 가정했다면, 주식이 더 좋았던 구간도 있고, 자산배분이 더 좋았던 구간도 있지만 결국엔 전세계 주식 시장의 수익률과 유사한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에, 변동성과 최대 손실폭은 당연히 자산배분이 더 낮습니다. 


이번엔, 매 시점 1년간 투자를 가정해보겠습니다. 지난 20년간 국내 투자자의 MSCI 전세계 주식 수익률과 자산배분 전략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주식은 높은 변동성을 가지면서 큰 수익과 큰 손실을 반복합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꾸준한 수익률을 추구해온 자산배분과 비교해보면 결국 평균수익률은 자산배분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장기투자에서 가장 큰 위험은 투자를 중지하는 위험입니다. 그리고 보통 가장 나쁜 타이밍에 투자를 중지하게 됩니다. 지난 20년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은 3개 구간의 최대 손실폭의 평균치를 비교해보면, 자산배분의 최대 손실 폭은 단순 주식에 비해 50% 수준, 손실 기간은 40% 에 불과합니다.


지난 20년간 전세계 주식과 자산배분의 손실폭이 가장 컷던 3개 구간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전세계 주식(원화)의 역대 최대손실폭 TOP3

자산배분(원화)의 역대 최대손실폭 TOP3

TOP3 평균치와 최대치 비교

주식 투자는 자산배분에 비해 위험은 대략 2배정도 높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한편, 가장 운이 없는 타이밍에 진입을 했다면 2008년 5월 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4년동안이나 내 계좌가 손실 구간을 벗어나지 못했을 수 있겠습니다.


Key FACTs   

주식은 높은 수익과 큰 손실을 반복합니다, 그 결과, 자산배분에 비해 최대 손실율은 2배 가량 증가하며, 손실 기간은 3배이상 증가합니다.

그럼에도 누적수익률, 평균수익률은 거의 유사합니다.

이는, 주식에만 투자하는 경우에 장기적으로 자산배분과 같은 수익률을 얻게 되지만, 위험은 2배이상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자산배분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기존의 자산배분 공식은 깨졌다



*BM : 전세계 지수 60% + 미국 중기채 40%

 2022년, 자산배분에게도 매우 어려운 구간입니다. 주식과 채권이 모두 큰 하락폭을 보여주며 대부분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도 사실상 주식과 비슷한 손실률을 보여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로지 주식과 채권의 상관성에 기댄 ‘보통의’ 자산배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지난 20년간, 주식과 채권으로 배분된 자산배분은 우수한 안정성과 수익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난 20여년간의 경험을 기반으로 구성된 대다수의 보통의 자산배분은 모두 큰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물가와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상관성이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년간의 주식과 채권의 낮은 상관성에 기대어 구성된 대다수의 보통의 자산배분은 모두 큰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급격히 상승한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



그렇다면, 어떤 자산배분이 필요할까? : 자산배분 X 전략배분


자산배분에 핵심이 되는 주식과 채권의 상관성이 높아져 보통의 자산배분에서는 예전과 같은 배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 제가 자산배분 펀드를 만들고자 고민을 하던 와중에 당시 대부분의 국내에 소개되어 있는 자산배분은 모두 주식과 채권의 상관성에 지나치게 기댄 구조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그동안은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었지만, 불문율 처럼 여기고 있는 이 한가지 현상이 만약 반대로 돌아선다면 자산배분이 정작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큰 위험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도입한 개념이 수익구조 분산, 쉬운 표현으로는 전략분산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배분의 대상이 반드시 특정 자산일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 서로 다른 원리로 수익을 내는 서로 다른 자산이 있듯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전략’ 이 존재하며, 구조적으로 낮은 상관성을 가진 전략들에 배분을 한다면, 현재와 같이 대부분의 자산이 함께 하락하는 과정에서도 높은 배분 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게 핵심 원리 입니다.


즉, 약해지는 자산들의 배분 효과를  -> 구조적으로 낮은 상관성을 보이는 여러 전략으로 분산하여 배분효과를 만든다. 는 것입니다.


개념적으로는 구조적으로 다르게 움직이는 여러 자산을 활용하여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여러 수익 구조를 만들고, 이 수익 구조들을 혼합을 한다면 어떤 방식이던지 전략 배분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밑에서 설명드리는 내용은, 이 방법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전략 배분의 한가지 유효한 사례로 소개해드립니다.



3가지의 서로 다른 매커니즘으로 수익을 내는 전략으로 배분 


올웨더, 밸류, 모멘텀 전략 3가지 전략을 구성한 후, 자산배분을 하듯이 이 3개의 전략에 배분을 합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올웨더 전략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전략 1. 올웨더 : 정적 자산배분의 기준

자산배분 전략을 논할때 가장 먼저, 많이, 그리고 기준이 되는 전략입니다. 경제 환경의 Driver를 크게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라는 2가지 축으로 둔 후, 개별 자산들이 이 2개의 축의 관점에서 구조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자산들을 구별합니다. 그리고 어떤 경제 환경이 오더라도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 자산들을 모두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이죠. 세계 최대 헤지펀드사 중 하나인 Bridge Water 의 레이 달리오가 주장한 내용입니다. 


결국, 올웨더 전략은 다양한 ‘자산’에 '배분'을 하는 것에 충실한 자산배분 전략입니다. 자산 배분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주식과 채권외에도 물가연동채권과 원자재의 비중을 항상 함께 보유하고 있는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단순히 여러 자산에 잘 배분한것 만으로도 장기적으로 큰 부침없이 우상향 하는 모습을 보이네요.

2022년 올해는 어땠는지 봅시다.

아무래도 주식과 장기채권의 비중이 크다보니 올웨더도 쉽진 않았지만, 원자재 및 물가연동채권 덕에 주식에 비해서는 절반정도의 손실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략 2. 밸류 : 역발상 가치투자


글로벌 국가들을 대상으로 각국의 주식시장이 고평가 되었는지, 저평가 되었는지를 판단하여 투자를 하는 전략입니다. 상대적인 비교도 있지만, 절대적으로 주식시장이 과열되어 있다면 주식비중을 줄이는 방법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고평가 저평가 여부를 판단할때는 CAPE 지표를 활용합니다. CAPE 지표는 PER 와 거의 유사한 개념입니다. 이 지표는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예일대학교 교수인 로버트 쉴러가 고안한 지표입니다. 미국의 닷컴버블을 예측한 이후 널리 알려졌다고 하네요. 


위의 왼쪽 차트는 1900년부터 2015년까지 CAPE 지표를 이용해 투자할 경우 성과를 나타냅니다. 왼쪽에 있는 above 22는 CAPE가 22 이상인, 즉 비싼 국가에 투자했을 경우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입니다. 반면 오른쪽으로 가면 갈 수록 CAPE가 낮은, 즉 저렴한 국가에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Below 10.7은 CAPE가 10.7 이하인, 즉 저렴한 국가에 투자했을 경우로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보입니다.


장기적인 성과를 보면, 주식형 전략인 만큼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그동안은 주식시장이 고평가 되었다고 판단하여 주식 비중이 적었습니다. 2022년 들어서 시장이 많이 하락하면서 점차 저평가된 국가에 대한 비중을 서서히 늘려가고 있습니다.



전략 3. 모멘텀 : 트렌드를 따라가는 전략


모멘텀 전략이 이용하는 모멘텀 현상이란 강한 상승추세에 있는 자산이 미래에도 높은 확률로 오르는 것을 뜻합니다.

실제로 전세계 주식에 단순히 투자하는 것보다 모멘텀 현상을 이용해 상승추세에 있는 자산만을 선별하여 투자하는 것이 훨씬 높은 성과를 기록합니다. 아무래도 매커니즘 자체가 앞서 밸류(역발상)투자와는 반대에 위한 투자입니다.

이러한 모멘텀 전략의 장점은 상승 추세에 있는 자산에 자연스럽게 올라탄다는 점입니다. 


금융위기 당시, 모멘텀 전략은 우수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전인 2007년 중순부터 주식비중을 줄이는 대신 대체자산으로 옮겨갔으며, 2008년에는 상당 부분을 채권에 투자하여 오히려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009년 이후 다시 주식 시장의 모멘텀이 살아나기 시작하자 주식 비중을 늘려 새로운 추세에 올라타는 모습입니다.


상승하는 자산의 흐름에 맞추어 보유하는 자산을 적극적으로 변경하는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장기간의 성과를 보면, 금융위기 구간, 그리고 최근 성과가 매우 두드러집니다. 

주식, 채권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자산이 모두 하락하고 있는 이때에 그동안 강하게 상승해온 원자재(천연가스, 오일)에 비중을 가져가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네요.



전략 혼합효과

이렇게 서로 다른 3가지 전략을 혼합을 해서 새로운 자산배분 전략이 만들어집니다. 

때로는 모멘텀 전략이 앞설때도 있고 다른 시장환경에서는 밸류 전략 혹은 올웨더 전략이 우세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로다른 환경에서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혼합하면, 주황색 색깔로 나타낸 꾸준한 안정성, 우상향을 보이는 자산배분 전략이 만들어 집니다. 


그 결과, 2022년엔 대부분의 자산 및 자산배분 전략들이 하락할때 강한 환율 상승까지 더해져 오히려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핵심은 수익구조 분산에 있다

마지막으로 전략분산의 개념을 수익구조의 혼합 관점으로 풀어볼 수 있습니다.

X 축은 주식과 채권에 6:4로 배분한 일반적인 자산배분의 2년간 투자했을때 수익률을 나타냅니다. 

Y 축은 같은 시점에서 다른 전략에 투자를 했을때 수익률 결과를 나타냅니다.


만약 어떤 전략이 기준이 되는 자산배분과 동일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대각선으로으로 일직선상에 점들이 위치할 것입니다.


올웨더는 보면, 전반적으로 비교지수와 유사한 수익률 결과를 나타냅니다. 

비교지수가 + 수익률을 냈을때, 올웨더도 함께 + 를 내고있고, 만약 +10%를 낸다고 하면 대략 비슷한 수익률을 낼 것으로 생각이 되고요. 


한편, 비교지수가 - 수익률을 낼때(X축에서 왼쪽 영역), 올웨더는 파란색 점들이 대각선 위에 있는 것으로 보아 올웨더는 비교지수 보다 손실이 덜 났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상방으로는 비슷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하방으로는 절반정도가 되는 하방 경직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

니다.


그림의 오른쪽을 보면 모멘텀의 비교지수와의 수익구조는 매우 독특합니다. U혹은 V자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Momentum Smile(모멘텀 스마일)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비교지수가 수익을 냈을때 (X축의 오른쪽 영역 )에서 모멘텀은 대부분 대각선 아래에 위치해 수익률은 평균적으로는 저조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래도 함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독특한 건, 비교지수가 - 수익률(X축의 왼쪽 영역)을 보일때 모멘텀은 오히려 강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금융위기와 2022년 최근과 같은 구간이 여기에 속합니다. 상승중인 자산으로 보유 자산을 적극적으로 교체하며 자신의 색깔을 바꿔가는 방식을 통해 손실을 회피하고 오히려 수익을 내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듯, 장기적으로는 모두 우상향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다르게 움직이는 전략들을 배합하여 하나의 전략을 만들면 비교지수가 + 수익률을 보일때는 연동되어 함께 따라가면서, 비교지수가 손실이 날때는 상대적으로 방어를 잘 해내는, 강한 하방 경직성을 가진 비선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전략배분의 수익구조








작가의 이전글 가치주는 금리 상승 베팅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