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결국에는 나
승부욕이 강했다.
항상 남 보다, 남만큼은 해야 했다.
싸움을 싫어했다.
큰 목소리를 내면 관계가 끊어질 것 같았다.
눈치를 보고 내 잘못이 아니어도 사과를 했다.
자기 맘대로 행동해도,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내가 그렇게 애써도 얻지 못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비결이 궁금했다.
이제야 알았다.
나부터 나를 사랑하지 않았음을.
타인에게는 그렇게도 섬세하고 관대하면서
나에게만은 차갑고 무심했다는 것을.
오랜 시간 내 안의 내가 고개 들지 못하게 누르고, 문을 닫고, 고개를 돌려왔다.
슬프거나 우울한 감정은 내겐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 생각해 애써 무시했다.
늦게나마 나는 나와 화해하려 한다.
나를 알아가는 길고 긴 미로 속 떠오른 생각들, 깨달은 것들, 솔직한 마음들을 이곳에 담아보려고 한다.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겐 나뿐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