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소울푸드
이분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럼에도, 도저히 떨쳐낼 수 없는 선입견(?)이 하나 있는데,
베트남 여성분들은 Chân gà 쩐가( 닭발)과 Ốc 옥(소라, 조개)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따금씩 해산물 자체를 먹지 못하여, Ốc 옥(소라, 조개)를 못 먹는 경우는 보았어도,
적어도 내가 베트남에서 본 여자들은 전부
모두들 애매한 자세를 취하지 않고,
당당히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밝힌다.
이런 음식들은 파는 식당은 백이면 백
여성 손님 비율이 앞도적으로 높다.
정말 닭발은 뭐가 있는 걸까…
한국에서도 닭발 잘한다는 음식점에 가면,
여자쪽으로 쏠려 있는 것을 보면, 분명 무엇인가 있다.
더 신기한 점은 여기서도 ‘매운 맛 + 치즈’ 조합은
궁극의 조합으로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집 근처에 자주 가는 식당에는
어떤 조개 음식이던지간에 치즈를 추가 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그냥 먹어도 그럭저럭 맛있지만,
고추 송송 썰고, 치즈로 범벅이 된 이후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맛있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좀 갈리지만,
‘레몬글라스’도 꽤나 큰 몫을 차지한다.
자칫 그저 느끼하다고만 느껴질 수 있는
치즈 범벅에 레몬글라스가 들어가 있으면,
치즈에서 개운한 맛이 난다(?)
현재 내가 사는 하노이 방면은 내륙지방이라서,
해산물 종류가 꽤 한정적이다.
고기도 깊은 맛을 낼 수 있겠지만,
홍합탕 같은 깊은 맛을 내는
조개 베이스 국물 요리가 없는게 현실이다.
그런 음식이 먹고 싶을 때는
Ốc to hấp sả 옥떠헙싸(소라 레몬글라스 탕?)가 제격이다.
북부에서도 흔히 먹을 수 있는데,
어느 식당에서 먹어도 중간 이상은 하는 음식이다.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매우 위험(?)한 안주다.
자칫 과음을 부를 수 있다.
맛있고 가격도 싼 소라, 조개 음식들이 많지만
식당을 잘 골라야하는 것도 현실이다.
내 경험상 대부분의 식당의 경우,
맛은 어느정도 상향 평준화 되어 있는 것 같다.
다만! 해감이 잘 되어 있는지는,
보장 할 수가 없다.
먹다보면 씹히는 이물질은
물도 급하게 먹으면 체하니,
물바가지에 띄워주는 버들 잎 같은 존재…
나는 술을 즐기지 않아서,
(주량 소주 2잔이 맥시멈 ㅎㅎ)
술 먹으면서 먹지는 않지만,
분명 술과 잘 어울리는 음식은 맞는 것 같다.
맛있는 닭발과 조개가 있는 곳에
술 먹으러 온 사람이 꽤 많은 것을 보면 말이다.
현지 사람들이 나를 볼 때는
술집에 와서 술은 안시키고
안주(특히 계란말이, 황도 같은거)만 잔뜩 시켜먹는
요상한 놈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긴하다.
베트남에서 여성분과 식사할 일 있으면,
먼저 이렇게 제안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닭발 or 소라 먹으러 가실래요?”
근사한 식당 가자고 하는 것보다 더 나은 제안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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