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lica와 Cover사이

공통점은 사랑

런던 대영박물관에 전시된 포틀랜드 화병은 1세기경 로마시대의 유물이다. 

로마 황제 알렉산데르 세베루스의 무덤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화병은 18세기 영국의 포틀랜드 공작이 소유했었다. 그래서 오늘날 포틀랜드 화병이라 명명되어 온다.

2천 년 전에 유리로 만들어진 이 화병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섬세함과 정교함으로 감탄을 불러오는 걸작이며 보물이다. 1790년 '조사이어 웨지우드'경은  보물 '포틀랜드 유리 화병'을 도자기로 재현해내고자 수년간 노력한 끝에 '웨지우드 포틀랜드 화병'을 완성했다. 

2007년도 나는 롯데상사에서 웨지우드 팀장이었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화랑에서 특별 이벤트를 통해 천만 원대의 웨지우드 포틀랜드 화병 제품을 전시 판매했다. 웨지우드 포틀랜드 화병은 1세기경 제작된 로마시대 유리 포틀랜드 화병의 재현품이자 복제품이다. 이를 Replica라 부른다. 웨지우드에서 만든 포틀랜드 화병을 짝퉁이나 모조품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로마시대 보물 포틀랜드 화병을 새롭게 해석하였다. 유리로 표현한 섬세한 부조 디자인을 도자기로 최초 구현한 것이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도전이었다. 

웨지우드 포틀랜드 화병을 알게 되고 Replica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18세기 웨지우드 경은 고대 로마시대의 유물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이 개발한 도자기 재스퍼 웨어에 포틀랜드 화병의 부조 이미지를 재현한 제품을 탄생시켰다. 

그것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새로운 창작이었다.

단순한 모조품과 Replica제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영화에서도 원작과 리메이크 작품이 있다. 원작에서 받은 감동을 리메이크 버전에는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간혹 리메이크 버전이 원작을 능가하는 경우도 있다

차이는 작품의 질과 완성도이다. 주제와 구성은 대략 같지만, 배우의 표현력과 감독의 연출력 등이 원작을 뛰어넘는 경우를 만들어낸다. 

노래 또한 오리지널 곡보다 리메이크 버전이 더 사랑받는 경우도 많다

웨지우드 포틀랜드 화병은 1세기 로마시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에 대한 오마주이다. 나는 웨지우드를 통해서 포틀랜드 화병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레플리카는 대중적으로 사랑받는다. 오리지널은 레플리카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레플리카는 Original을 필연적으로 부각한다. 그래서 레플리카는 원작에 대한 오마주이다. 리메이크 곡을 통해서 원곡이 다시 역주행하는 경우도 음악계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나 춤을 모방해서 따라 하는 것을 Cover라고 한다. K-POP이 글로벌 인기를 얻자 각국의 젊은이들이 K-POP 커버댄스를 추고, 동영상에 올리기도 한다. 각국 도시에 K-pop 커버댄스 이벤트가 벌어지기도 한다. 

광장에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있고 1,2,3 카운트 다운과 함께 랜덤으로 K-POP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면 해당 노래의 댄스를 아는 젊은이들이 광장 중앙으로 달려 나와 커버댄스를 추는 것이다.

그 많은 곡들의 고난도 안무를 어쩌면 그리도 유사하게 출 수 있는지 놀랍고 재미있을 따름이다. 이런 K-POP랜덤 커버댄스 이벤트는 K-POP이 유행하고 나서 생겨난 새로운 발견이다. 커버댄스를 추는 10대들 중에 아이돌 스타를 꿈꾸는 친구들도 있고 그 꿈을 이루는 친구들도 있다. K-POP의 융성과 함께 K-POP 댄스를 따라 추는 K-POP 커버댄스가 유행하게 되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화가 융성하고 발전하면 그것을 따라 하는 것이 유행한다. 고대 로마시대 찬란한 조형물 포틀랜드 유리 화병을 따라한 웨지우드 포틀랜드 화병을 Replica라고 부르고, 한국의 K-POP댄스를 따라 하는 것은 Cover dance라 부른다.  

다르게 부르지만 본질은 똑같다. 좋아하고 사랑하면 따라 하게 된다. 

그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