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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승 Mar 26. 2019

공부전략 자가체크리스트 5

효과적 공부 전략의 자가체크리스트

 '수업 잘 듣고 교과서만 반복했어요'. 매년 많은 수험생들의 뭇매를 맞았던 '수능 만점자' 혹은 '수능 전국 1등'의 소감 단골 멘트다. 이 말을 들은 수험생들은 웃기는 소리라며, 분명 고액 과외와 같은 '숨겨진 비법'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물론 고액 과외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필요한 사교육은 받았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러나 고액 과외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는 핵심은 아니다. 정말 교과서만 봤는지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고액 과외를 받았고, 교과서만 봤다고 해서 누구나 선망하는 '수능 만점자' 혹은 '수능 전국 1등'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교육을 한 번쯤은 받아봤고, 걔 중에는 '수능 만점자들이 받아봤음직한'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수능 만점자가 되지 못했을까? 수능 만점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왜 자신의 결과에 만족을 못하고 매년 재수를 선택할까? 이것이 진짜 문제다.
 '스타 강사, 명문대 선생님과 함께라면 최고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의 신화를 너무 믿어선 안된다. 최고의 강사, 최고의 강의, 최고의 콘텐츠가 자신의 목표 달성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이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 모든 것들은 한낱 '보조도구'에 불과하다. 그 보조도구가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줄지는 전적으로 그것을 사용하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사실 그런 보조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왜 그럴까.
  공부를 '막' 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자기에게 효과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전략이 구성된 전제들을 잘 이해한다면, 자신만의 전략을 구성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그 핵심전제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는 동시에 자신의 공부 전략이 효과적인지를 수시로 자가 체크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공부전략 자가체크리스트 1 자신의 공부리듬을 파악하고 있는가
 세상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만큼 효과가 있다고 소문난 공부법도 정말 많다. 그러는 통에 공부를 잘하고 싶어 '공부법'을 검색하는 사람들은 난감하기 짝이 없다. 적절한 공부법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아무 공부법이나 선택해서 공부할 경우, 몸만 피곤하고 효과를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좋은 공부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공부리듬을 파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공부리듬에 따라 적합한 공부법은 천지차이이다.
 예를 들어 하루에 4시간만 자고도, 낮에 피곤한 기운 없이 집중력을 다해서 공부를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처럼) 4시간을 자면 오히려 낮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2-3일간을 다시 리듬을 회복하는 데에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이럴 경우 잠을 6-7시간을 푹 자고 깨어 있는 시간에 집중을 하는 편이 낫다. 
 자는 시간 이외에도 자신이 체크해야 할 자신의 공부리듬의 종류는 다양하다. 한 번에 3-4시간을 앉아있어도 괜찮은 사람이 있고, 1시간만 공부해도 10분의 휴식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 이해력이 빠른 사람도 있고, 이해력이 느린 사람도 있기 때문에 같은 양의 공부를 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도 다르다.
 이렇게 자신의 공부리듬에 대한 이해를 우선적으로 한 뒤에 공부법을 선택하고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혹시 공부법을 설명하는 사람의 공부리듬을 확인할 수 있다면, 공부법을 선택할 때 절대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공부전략 자가체크리스트 2 공부 계획을 과도하게 세우지 않았는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 착실히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대충이라도 계획을 세워봐야 한다.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야 더 깊은 고민을 통해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계획은 어떤 양식으로 세워도 상관없다. 핵심은 앞서 잠시 이야기한 것처럼 '지킬 수 있는가'이다. 글씨를 예쁘게 쓸 필요도 없고, 체계적이지 않아도 된다. 시험을 보기 전까지 무리 없이 시험 범위를 정확히 학습할 정도의, '지킬 수 있는' 계획이기만 하면 충분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계획을 세우고 지키는 것을 어려워한다. 미래의 자신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울 때에는 잠도 줄일 수 있을 것 같고, 친구들의 유혹에도 빠지지 않으며, 쉬는 시간도 철저히 지켜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 갑자기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운동을 조금 무리하게 해서 몸이 피곤할 수 있으며, 가족이나 친구들의 중요한 행사가 갑자기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과도한 계획'이 탄생한다. 그러한 계획은 절대로 지킬 수 없다. 계획을 세우는 구체적인 방법은 차치하고, 계획하는 공부량을 자신이 생각하는 100퍼센트의 양 중 80퍼센트 정도 완료하는 것으로 설정해야 효과적이다. 그러고 나서 시간이 남는다면 나머지 20퍼센트를 추가로 공부하면 된다. 이렇게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야 계획을 지키는 성취감이 생겨서 계획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만들어지고 공부에 흥미를 붙일 수 있다.


 공부전략 자가체크리스트 3 시험 당일에 공부한 내용을 잘 떠올릴 수 있는가

 공부하는 목표는 분명하다. '시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다. 따라서 시험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공부는 시간낭비다. 시간낭비를 할 바에는 그 시간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친구와 놀든지, 자신이 좋아하는 여가를 즐기는 편이 낫다. '시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 공부'를 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자신이 지금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 시험날에 정확하게 떠오를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시험 당일에 시험지를 받았을 때 '이거 본 거 같은데, 엄청 헷갈리네'라는 생각을 하면, 공부를 한 것이 아니고 시간을 낭비하면서 '공부하는 척'을 한 것밖에 안된다. 이런 관점에서 '효과적인 복습 전략'의 존재 여부가 공부전략의 핵심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복습을 철저하게 해서 시험 범위 모두를 공부하지 못하더라도 공부한 부분만큼은 헷갈리지 않고 시험장에서 기억할 수 있는 것이 더 낫다. 효과적인 복습들과 관련하여 에빙하우스 곡선, 주기적 복습(1일-1주-1달 복습) 등 기억과 관련된 연구들의 내용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연구들은 아직 가공되지 않은 지식에 불과하다. 그러한 지식들을 응용해서(사실, 참고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자신의 복습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절대 시간낭비 말고 '진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자. 

 공부전략 자가체크리스트 4 나를 위한 공부인가, 자랑하기 위한 공부인가
 간혹 공부를 '뽐내며'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 어제 새벽 3시까지 공부하느라 오늘 좀 피곤하다', '오늘 16시간이나 공부했다', '이번 주 70시간 공부했다' 등등 그 양상은 다양하다. 본래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던 사람들도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공부하는 사람들처럼 '하루 15시간 공부하기', '주 70시간 공부하기'의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절대적인 공부 시간을 확보하고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공부시간만 채운다고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은 아니다. 자가체크리스트 1번과 관련하여, 오히려 자신의 리듬에 맞지 않는 무리한 공부시간은 멀리 보면 독이 된다. 자신의 공부리듬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맞는 절대적인 공부 시간을 확보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공부리듬에 맞는 절대적인 공부시간이란 '밀도 있는 집중'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예를 들어 하루에 16시간을 공부한다고 하면서 그중에 집중하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시간이 3-4시간이라면, 혹은 너무 무리한 탓에 감기몸살 때문에 2-3일을 쉬어야 한다면 애초에 16시간을 목표로 세운 것은 이미 실패다. 그러느니 10시간을 목표로 두고, 적절한 쉬는 시간을 보내면서 밀도 있게 공부하는 것이 훨씬 낫다. 공부 시간을 남들에게 자랑하는 것이 중요한지, 스스로가 밀도 있게 공부했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한지 판단이 필요하다.


 공부전략 자가체크리스트 5 인터넷 강의를 정말 필요해서 듣는 것인가

 요즘은 수능, 자격증, 공무원시험 등을 위한 양질의 인터넷 강의가 제공되어 있어 공부가 수월해졌다. 기본, 심화, 압축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기 때문에 공부 시간의 과반 이상을 인터넷 강의를 통해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다. 인터넷 강의로 공부를 하면 참 편하다. 핵심 개념을 쉽게 설명해주고, 강의 내용을 이해하고자 집중하는 동안에 시간도 잘 간다. 진도도 빠르게 나가는 느낌이 들어 성취감도 든다. 하지만 필자는 인터넷 강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인터넷 강의는 혼자 공부를 할 때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도구이지, 인터넷 강의 그 자체로 공부는 아니다. 아무리 콘텐츠가 좋아도,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공부는 아니다.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강사가 씹어주고 떠먹여 주는 설명을 들으면 자신도 소화하고 있다고 착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착각이다. 막상 자신이 설명하려고 하면 막막해진다.
 그래서 인터넷 강의는 '필요'에 따라 '최소한'으로 들어야 한다. 대략적인 비율로 따진다면 스스로 공부와 인터넷 강의 수강의 비율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6:4가 적절하다. 그래야 강사가 떠먹여 주는 것을 잘 소화할 수 있다. 인터넷 강의는 '공부'가 아니라 '빠른 이해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또한 빨리 이해한 만큼 빠르게 흡수하지 못하면 빠르게 휘발된다는 것도 주의하자.


 5가지의 자가체크리스트를 구체적으로 정리했지만,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 자가체크리스트이다. 자신의 공부리듬만 정확하게 진단해도 공부 전략을 세우는 것의 절반은 이미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자신의 공부리듬을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공부리듬을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부를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지만, 잠깐의 시간이라도 자신의 공부리듬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잠시 돌아가는 길처럼 보일 수 있지만, 돌아가는 길을 잘 찾아낸다면 그 길이 우회로가 아니라 지름길일 수 있다. 자신의 공부리듬을 바탕으로 다른 자신에게 적합한 공부 전략을 개발하여 가장 효율적인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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