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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정 Dec 23. 2018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싱어송라이터의 일상 엿보기

타인의 직업에 대해 늘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과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음악이나 미술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저 감탄만 나온다.
어린 시절, 유일하게 다녔던 학원이 피아노 학원과 미술 학원이었다.
필요하지도 않은 비싼 화구를 잔뜩 짊어지고 학원을 다녔지만
내게 그쪽 재능은 없다는 걸 깨닫고는 방안 어딘가에 던져두었다.
그러니 음악이나 미술에 대해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내 안 어딘가에 남겨져 있다.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일까. 작곡가, 작사가, 가수, 연주가.. 이들을 모두 음악가라 칭하는 걸까?
이 책은 음악가의 정체성과 삶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저자인 김목인은 싱어송라이터로서 본업인 음악 말고도 번역과 글쓰기를 겸업하고 있다.
역시나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다방면에 재주가 많은 능력자이다.
현실 속 음악가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달콤하지는 않았다.
자유로운 예술인으로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음악을 하고 사회에 구속되지 않는
그런 모습은 상상 속에서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일 뿐이었다.
음악가의 현실은 내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자는 일상의 육아에 치이기도 하고,
공연장을 달려가기 위해 보트 위에 앉아 물살을 가르기도 하며,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 어린이집 원장님에게 들킬까 봐 숨죽이기도 한다.
비슷한 현실 속에서도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그를 보면
역시 음악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가 보다.
몸속 어딘가에 음악가로서의 유전자가 숨어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 아닐까.
언제부턴가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어린 친구들은 가수가 되고 아이돌이 되려 오늘도 도전한다.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보면서 나태한 나 자신을 반성하기도 하고 젊음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10년 넘게 음악가로서 산 한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각자에게 부여된 삶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더 이상 내가 갖지 못한 재능을 부러워하지 않고
능력 있는 음악가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음악을 경청하며 내 삶에서 작은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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