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by sophia


KakaoTalk_20250929_144100807.jpg?type=w773




어딜 가나 AI라는 단어가 들린다. 정부에서는 AI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과 학계는 물론, 농어촌 분야까지 AI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기술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번역을 하는 내게 AI의 등장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번역가에게 AI는 일자리를 위협하는 최종 보스와도 같은 의미였지만 점점 기계 번역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나만의 대책이 필요해졌다.



수많은 AI 관련 책 중에서 유독 이 책이 눈에 띄었던 건 책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읽고 쓰는 인공지능이 등장한 지금, 나 자신의 읽기와 쓰기는 어떻게 재발명할 것인가?' 저자가 제시한 질문은 나의 생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가볍게 여길 수 없었다. 기계에게 질 수 없다는 오기와 인간이 승리할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인공지능 시대에 번역가로서 살아남을 묘수를 찾기로 했다.



저자는 문해력이라고도 하는 리터러시(literacy) 영역에서 기술의 이해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읽기와 쓰기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정보를 찾아 분석하고 이해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과거에는 텍스트 중심이었지만 AI가 상용화된 시점부터는 시각 청각 디지털 자료까지 모두 포괄하고 있다.



인간만이 읽고 쓴다는 전제가 흔들리면서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퇴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원론적인 궁금증이 생겨났다. 이러한 생성형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의 읽기-쓰기를 대체할 수 있을까. 분명한 건 인간의 감정이 수반되는 읽기-쓰기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의 감상이나 일상의 일기와 같은 글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따라서 인공지능에게 의존하기보다는 개인의 읽기-쓰기의 역량을 높여줄 도구로서 인식하고 활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학습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인간은 말을 배우는 과정에는 특별한 경험이 동반된다. 대화를 매개로 상대와 상호작용하면서 언어적 문화적 환경적 영향을 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인격이 형성되고 예의를 배우게 된다. 이에 반해 인공지능의 학습은 처음부터 끝까지 텍스트로 이루어진다. 감각적 주관적 경험의 축적과 객관적 정보 축적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내가 실제로 사용해 본 챗GPT는 그 차이를 분명히 보여줬다. 객관적 정보를 요구하는 질문엔 명확한 답을 제시했지만 주관적 해석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한계를 보였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워드 파일 하나만 있으면 작업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번역 프로그램을 통한 납품을 요구하는 클라이언트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방법과 프로그램을 병용하고 있다. 내가 챗GPT를 처음 사용하게 된 것도 이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번역 과정은 수월했지만 파일을 변환하거나 내보내는 과정에서 번번이 어려움에 부딪혔다. 그때마다 챗GPT는 원하는 답을 제시하며 나를 인공지능의 세계로 끌어 당겼다.



그 세계는 내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수많은 검색 과정을 거쳐도 얻지 못했던 해결책을 챗GPT는 몇 초 만에 완벽하게 제시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주 사소한 질문조차 고민하지 않고 기계에 의존하는 내 모습을 자각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잃어버리게 될까 두려워졌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현상을 한번 겪은 적이 있다. 휴대폰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전화번호를 외우는 경우가 거의 사라진 경험 말이다.



문해력과 리터러시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 현실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읽고 쓰는 문제는 중요하다. 지금이야말로 개인의 쓰기가 지속되어야 한다. 책이나 영화 등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 사소한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 자신의 경험을 직접 써 보는 것은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쓰는 이유는 더 나은 결과를 위한 것이지 대필자는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미 시작된 인공지능 시대를 역행할 수는 없다. 그러니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 AI 시대에 번역가로서 살아남기 위해 언어적 감각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려 한다. 기계를 무조건 배척하는 태도를 지우고 객관적인 지식 전달의 매개체로서 평화로운 공존 방법을 찾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워터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