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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임이 Nov 26. 2024

임영웅 콘서트 티켓팅은 하늘의 별따기?

2024.11.21(목)



그 별을 어제 내가 땄다!

임영웅 왕팬인 우리 시어머니를 위하여.



너무 기쁜 나머지 저녁 내내 으스대다 밤늦게 좌석위치를 확인하고는 급실망했다.

맨 꼭대기 자리에 맨 끝 가장자리 구역!

가족석이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가파르고 경사진 좌석ㅠㅠ

힝...



그래도 생애 첫 티켓팅을 성공한 기념으로 그 과정을 간단하게나마 적어보려 한다.

(이 글이, 임영웅 티켓팅은 너무너무 어렵다고 생각한 나머지 시도조차 안 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티켓팅이 있었던 어제.

오후가 되자 조금씩 두근대기 시작했다.

티켓팅이 저녁 8시니까  7시 반까지만 장사하고 문 닫을까 하는 얼토당토않은 고민도 해봤지만 내 뜻대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늦게까지 주문이 밀려들어오고 그 음식들이 모두 손님상에 나갔을 때는 티켓팅을 5분 남겨 둔 7시 55분이었다.

남편에게 홀을 부탁하고 가게 뒤 창고로 숨어 들어갔다.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임영웅을 사랑하는 시어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부랴부랴 사이트에 접속했다.

3분 전이다!

1분 1초가  더디게 흘러


8시 땡 하자마자 들어갔는데

세상에! 대기순서가 55000번대ㅎㅎ

놀라운 건 내 뒤에 20만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는 것~

새로고침이나 뒤로 가기하면 초기화된다는 안내에 숨도 쉬지 않고 얌전히 기다렸다.



그런데 느려도 너무 느리다.

숫자 바뀌는 것만 쳐다보고 있으려니 답답해서 원.

결국 서빙카트에 핸드폰을 싣고 다니며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했다.

3만... 2만... 1만... 5천

상을 치우며 곁눈질로 점점 줄어드는 숫자를 보며 내 손놀림도 미친 듯이 빨라졌다.

마감정산까지 끝내고 나니 숫자가 천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테이블에 정자세로 자리 잡고 앉았다. 이제부턴 허튼 짓하면 안 될 것 같아 두 눈 부릅뜨고 핸드폰 화면을 쳐다봤다.

숫자가 점점 작아지더니 급기야

200..100...70....30...0


드디어 예매화면이 열렸다.

날짜 선택부터 빠르게 하고 좌석선택버튼을 눌렀다. 부정예매방지를 위한 문자입력 화면이 나타났다. 6개의 알파벳을 입력하고 나서야 좌석배치도가 화면에 펼쳐졌다.

이제부터가 중요한데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일단 잔여좌석을 클릭다. 좌석은 아직 꽤 여유가 있는듯하다.

VIP석부터 공략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하는 족족 실패다. 과감히 포기하고 R석과 S석을 차례로 시도해 보았다. 역시나 어렵다ㅠㅠ

쉬우면 임영웅 티켓팅이 아니지.

심호흡 크게 한번 하고 다시 도전하지만 결국 번번이 헛물만 켠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이러다 정말 티켓팅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가족석이 있었지.

마지막 남은 보루_가족석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티켓가격이 제일 저렴한 것만 봐도  어떤 좌석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을 텐데  '가족석'이라는 어감 주는 안정감 때문이었는지 나는 묘한 기대감마저 갖고 있었다.

집중력을 발휘한 세 번의 시도 끝에 마침내 성공했다.

오예!!!

짜릿한 전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배송지를 입력하고 결제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워워~~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이어나갔다.

미리 집주소를 저장해 놓길 정말 잘한 것 같다.

기본주소지 불러오기만 하면 되니까.


이제 남은 건 결제단계뿐인데

미리  신용카드정보를 저장해 놓았더니 간편 결제를 통해 일사천리로 결제가 끝나버렸다.

카드결제안내 메시지가 도착한 걸 보니 티켓팅에 성공한 게 확실했다.


"여보, 나 티켓팅 성공했어!"


주방에 있는 남편 향해 나는 흥분한 채 꽥꽥 소리 질러댔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어... 그래" 하는 뜨뜨미적지근한 대답뿐.

실망하지 않고 얼른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예상대로 어머님은 엄청 기뻐하며, 대단하다며 나를 치켜세웠다.


"엄마, 근데 좌석은 기대하시면 안 돼요."


뻔한 너스레에 시어머니는 자리가 뭐가 중요하냐, 콘서트 갈 수 있다는 게 중요하지 하며 내가 원했던 답을 해주셨다.





"얘, 근데 우리도  응원봉이나 옷이 필요하지 않을까?"


밤늦게 도착한 시어머니의 카톡에 나는 이불속에서 혼자 큭큭대며 웃어본다.

응원봉을 들고 콘서트장에 나란히 앉아 떼창을 부르는 시어머니와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올해 마지막 금요일 밤에 말이다!










#임영웅 #콘서트#티켓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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