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시어머니와,
하루 종일 함께 일하다가
함께 퇴근하여
밤늦도록 함께 하다가
남편은 거실 소파에,
시어머니는 안방 침대로 향한다.
어질러진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시엄니가 잠든 컴컴한 안방을 향해
살금살금 도둑고양이처럼 숨어 들어간다.
더듬더듬 바닥에 깔아져 있는 이부자리로 향하다
그만 베개를 밟고 휘청거리다
애꿎은 어둠 속 허공에 대고 역정을 내본다.
불편한 감정을 껴안고도 숙면을 취한
나 자신에 새삼 놀라는 아침
그나저나 화장대 위에 익숙한 저것은
간밤에 시엄니가 입고 주무셨던 내 옷이 분명한데
빨래통에 넣지 않고
곱게 개켜놓은 걸 보니
설마
오늘 밤도??
오 노!!!!!!
숨 쉴 구멍 필요한 아침 출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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