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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아이북스 Dec 12. 2022

[책 미리보기 #4] 왜 추론 능력을 길러 줘야 할까?




 시중에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위한 안내 자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생활 지도에 대한 자료는 워낙 많기 때문에, 저는 생활 지도보다는 학습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해요. 초등 1학년에게 국어는 매우 중요한 교과입니다. 처음으로 배우는 교과, 매일 배우는 교과로 그만큼 모든 교과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지요. 국어 공부와 관련하여 집에서 도움을 주면 아이의 다른 교과 학습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학교에서, 특히 국어 시간에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생각 말하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책을 읽고 생각을 말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 좋습니다. 생각을 잘 말한다는 것은 큰 목소리로 유창하게 말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내성적인 아이들에게는 그러한 말하기가 매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발표하듯이 연습을 강요하면 오히려 말문을 닫기도 합니다.





 국어 시간에 자기 생각을 잘 말하는 아이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독서 능력 중에서도 ‘추론 능력’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도대체 추론이란 무엇이며, 왜 추론 능력이 중요할까요?



저녁에 마트에 갔어요.  사람들이 장바구니에 밀가루, 부침가루를 담더라고요. 파와 부추를 담는 사람도 있고요. 그 모습을 보고 오늘 날씨를 보니 저도 부침가루가 사고 싶어졌어요. 오징어도 좀 사 볼까 싶고요. 맛있게 부침개 굽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요.



 위의 글을 읽고 “오늘의 날씨는?”이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 오는 날”이라고 말할 거예요. 적어도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요. 글 속에 ‘비’라는 단어도 없는데 다들 어떻게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요? 바로 글을 읽는 이의 추론 능력 덕분이랍니다.



◆ 비 오는 날이라는 판단을 내리기까지의 추론 과정
책에서 읽은 정보 : 사람들이 마트에서 밀가루, 부침가루 등을 구입한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배경지식) : 비 오는 소리와 부침개 부치는 소리가 비슷하다. 한국 사람들은 비 오는 날 부침개를 자주 만들어 먹는다.
- 새로운 판단 : 오늘은 비가 온다.



글에서 밀가루, 부침가루, 파, 부추, 오징어로 인해 자동으로 부침개가 떠오르고, 많은 사람들이 비 오는 날에는 부침개를 먹는다는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으니, 날씨를 묻는 질문에 대부분 “비가 온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사고 과정이 추론이랍니다.


 정리하면, 추론이란 이미 알고 있는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여 생각하고 새로운 판단을 하는 사고 방법이에요. 정보는 책에서 읽은 것일 수도 있고,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평소 경험이 풍부하고, 배경지식이 많은 아이들이 책을 잘 읽는 이유는 경험과 배경지식이 이 추론 능력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 《문해력을 키우는 책육아의 힘》 pp.169~171








유아기, 문해력의 골든타임을 잡아라!
가장 처음 만나는 책육아 지침서




지은이 권 이 은
리터러시(문해력) 교육 연구자이자 실천가다.
고려대학교에서 독서교육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만나며 문해력 교육이 인권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배웠고,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 이론과 실제 현장을 잇는 다리와 같은 일을 해 왔다. 현재 문해력 강의, 프로그램 개발, 교재 집필, SNS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부모, 교사 및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 땅의 모든 부모와 아이를 함께 키우는 마음으로, 책육아와 문해력 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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