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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아이북스 Jan 10. 2023

[책 미리보기 1화] 대한민국 입시 교육을 재판합니다

모두 다 꽃이야

 저는 반 아이들과 해마다 ‘모두 다 꽃이야’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노래에 나오는 ‘꽃’이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 같아서 이 노래를 부를 때면 괜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엄마가 되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반 아이들을 바라보는 제 시각도 변했습니다.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이 이 자리에 있기까지는 엄청난 서사가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보물이고 우주 그 자체입니다.




 노래의 가사처럼 학급의 아이들도 모두 다른 한 송이의 꽃입니다. 생긴 모습도, 성격도, 취향도, 입맛도, 장점도, 단점도 모두 다릅니다. 각자의 개성대로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는 기본적으로 단체 생활이고, 정해진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있습니다. 다수의 아이들과 함께 학습에 무게 중심을 두고 학교생활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개성을 다 존중해 줄 수는 없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학교 교육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육 혁신을 통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강화’를 추진과제로 채택했습니다. 학습자 개개인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변화하고 있지요.



 하지만 다인수 학급이라는 제도적, 현실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직도 다품종 소량의 꽃을 생산하기보다 온실 안에서 단일 품종 대량의 꽃을 일괄 생산하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따라서, 학업이 강점이 아니라면 시든 꽃이 되기 쉽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은 국가가 정한 기준에 따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나뉘어요. 그리고 각 학교급별로 학습의 목표, 내용, 방법, 평가 등의 내용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각 학년별로는 학년 교육과정이 있어요. 한 해 동안 배워야 할 범위와 내용이 정해져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제 학년에서 학습해야 할 내용을 놓치게 되면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또 우리의 공교육은 12년이라는 시간동안 ‘입시 준비’라는 큰 틀 안에서 움직입니다.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따라 갈 수밖에 없지요. 그러다 보니 학교 수업 시간의 대부분이 입시를 위한 학습으로 채워집니다.




근대 교육을 재판합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강점을 타고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아이들 개개인의 강점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과정은 아직 부족합니다. 하태욱 건신대학교 대학원 대안교육학과 교수가 번역한 ‘근대 교육을 재판합니다’라는 영상은 그런 학교 교육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원고 측이 학교 교육을 고발합니다.


  학교는 물고기를 나무에 오르도록 만들 뿐만 아니라 나무를 타고 내려오게도 만들고, 단축 마라톤도 달리게 만듭니다. (…)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그 물고기 같은지 아십니까? 교실을 거슬러 헤엄쳐 가며 자신의 재능은 발견하지도 못한 채 자신이 바보 같다고 생각하고, 쓸모없다고 여기게 됩니다. (…) 창의성을 죽이고, 개성을 죽였으며 지적으로 학대해 왔습니다. 학교는 오래 전 세워진 기관이며, 이제 시대에 뒤떨어져 있습니다.

  제가 학교에 대한 뒷조사를 좀 해 봤더니 자료들에 따르면 학교는 사람들을 공장에서 일하도록 훈련시키기 위해 생겨났더군요. 이제야 좀 이해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똑바로 오와 열을 맞춰서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하고, 말하고 싶을 땐 손을 들라고 했던 이유를요. (…) 하지만 오늘날 우리한테 필요한 건 로봇 같은 좀비가 아니에요. 세상은 계속 바뀌고 있고 우리는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해요. 창의적으로, 혁신적으로, 비판적으로, 독립적으로. 하지만 서로 관계 맺는 능력과 함께요.


 이 부분에서는 저도 뜨끔했습니다. 30명의 반 아이들에게 똑같은 수업을 한다고 법정에 서라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의료도, 자동차도, 페이스북 페이지도 모두 개인에게 맞춰진다면 교육 역시 그렇게 개인에게 맞춰져야 합니다. (…) 우리 스스로가 학생 각자의, 그리고 전체 학생의 가치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중핵교과라는 건 없애고, 그 대신에 모든 교실에 있는 모든 심장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물론 수학이 중요할 수 있지만 미술이나 춤도 중요하죠. 모든 재능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게 꿈같은 이야기로 들리실 수도 있지만 핀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이런 이상적인 일들이 일어납니다.


 이제 학교는 천천히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정기 일제고사도 없어졌고요. 강의식 수업에서 모둠 활동, 토의 토론 수업, 독서와 글쓰기 수업, 거꾸로 수업, 하브루타 수업 등 수업의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고교학점제가 시작되면서 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학교 교육이 쫓아가지 못할 만큼 더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을 찾아 강점 집공부를 하면서 그 간격을 조금씩 메워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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