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기의 힘
과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왕관이 순금인지 알아내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유레카!”를 외친 곳은 실험실이 아닌 목욕탕이었습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많은 생각과 고민을 거듭했지만, 막상 해결책이 떠오른 때는 책을 보는 순간도, 실험하는 순간도 아니었습니다. ‘목욕하는 순간’이었죠.
우리도 가끔 비슷한 경험을 하곤 합니다. 우리가 몰입해서 집중하는 순간보다 비몰입 상태, ‘멍 때리는 순간’에 그토록 찾던 해결책이 불쑥 튀어나오지요. 《멍 때리기의 기적》에서는 이런 상태를 ‘뇌가 비활성화된 집중을 하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우리 뇌에는 집중 회로와 비집중 회로가 있습니다. 그중 비집중 회로가 작동되는 것이죠. 집중 회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생산성 있고, 예리하고, 명석하게 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집중 회로만 작동하는 상태는 피아노 연주자가 곡을 정확하게 연주하지만 ‘마음’을 담아내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손전등처럼 바로 눈앞에 있는 길만 밝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비집중 회로는 집중 손전등의 불빛을 깊고 넓게 확산시킵니다. 시야를 넓혀 주는 뇌 회로지요. …
학교에서는 대부분의 활동이 교과로 짜여 있어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좋은 대학을 나오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명문대 입학을 위해 교과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학벌보다 본인이 가진 역량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교과 공부 외에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삽질’을 해 봐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삽질은 이것도 해 보고 저것도 해 보면서 성공도 해 보고 실패도 해 보는 다양한 탐색의 과정입니다. 이때 ‘멍 때리기 공부’를 통해 모인 에너지를 쓰는 거죠. 그 에너지는 ‘삽질 공부’로 연결됩니다.
왁스먼의 '삽질 정신'
삽질 공부를 여러 번 하다 보면 아이 스스로 관심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멍 때리기의 기적》에서는 미국에서 인지도 있는 셰프이자 레스토랑 경영자, ‘현대 미국 요리의 아버지’인 조너선 왁스먼Jonathan Waxman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그는 록밴드 출신에서 요리를 하는 셰프로 변신했습니다. 금발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헤드뱅잉을 하는 록스타와 매우 엄격한 규율을 중시하는 요리의 세계는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왁스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식은 음악과 강력한 상호 관계가 있습니다. 진짜 결과물을 얻을 때까지 많은 시간을 들여 장작을 쌓고, 썰고, 저미고, 다져야 하니까요."
유명세에 물들었던 왁스먼은 페라리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며 광란의 밤을 보냈습니다. 이처럼 무절제하게 돈을 쓰다가 불황을 맞아 레스토랑 문을 닫게 됩니다. 그는 5년 정도의 공백을 딛고 레스토랑 기업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여러 레스토랑을 순차적으로 개업하면서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런 그의 성향을 ‘주기적으로 첨벙대는 성향’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저의 언어로 해석해 보면 ‘삽질 정신’입니다.
삽질을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도서관에 가서 책도 찾아보고, 관련된 영상도 찾아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해 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그 분야를 깊이 있게 알게 되겠지요. 아이의 관심 분야가 하나에 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관심 분야마다 각각 우물을 파듯이 깊이 있게 파다 보면 그 우물들이 어느 순간 물줄기를 통해 만나 크게 하나로 합쳐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것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아이만의 우물, 즉 강점이 됩니다.
아이와 함께 해야 할 '진짜' 선행학습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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