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눅들때 봐야하는 글

by hiyoung

나는 20대 초반에 6-7개 정도의 대외활동을 했다.

다양한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고 싶었다.

다른 대학의 또래 친구들과 활동하며

좋은 학벌, 멋진 외모, 많은 스펙을 가진 친구들을 만났다.

세상엔 참 잘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소위 기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있고,

나는 놈 위에 타는 놈 있다.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서 더 높게 올라간다고 해도

그 위에는 나보다 더 높은 사람이 있으니

나는 그것보다 나만의 색을 갖는 것이 더 경쟁력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무채색을 좋아하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오늘 처음으로 예술의전당에서 연극을 봤다.

나는 노래와 춤을 좋아하기 때문에 혹시 너무 빠져서 계속 보고 싶어지면 어쩌지 라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걱정과 달리 연극 그 자체보다는 배우들에게 관심이 갔다. 연기를 하는 사람들.


수백명의 사람들이 수백개의 눈동자가 나를 쳐다보는데

어떻게 몰입해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최근 김혜자 배우가 이효리 배우와 이야기하는 영상에서

너무 징그럽게 연기를 잘하는 사람보다

순수하게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 이뻐 보인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 연기를 보는 사람들 중에는 그 분야에서 경력이 많은, 인정받는 대배우들도 있을텐데

내 연기가 어떻게 보일지 신경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그런 시선 하나하나 신경쓰면 아무것도 못하겠다 라는 생각으로 마무리 되었다.

나의 연기에 더 집중하는 것. 결국 나한테 몰입하는 것. 그게 제일 큰 경쟁력이 되겠다 싶었다.


이직을 준비하는 지금의 나는 어떤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회사. 네임밸류가 있거나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

그래서 여기로 이직했어 라고 이야기할 때 다른 사람들의 눈동자가 커지거나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는 회사. 그런 곳으로 가길 원했다.


그랬더니 내 지원서는 '다양한 일을 많이 했구나' 밖에 읽혀지지 않게 되었다.

그건 나를 보여줄 수 없다. 내 경쟁력이 될 수 없다.


나보다 더 대단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사람들은

내가 아무리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포장한다고 해도 계속해서 존재할거다.

내가 해야할 일은, 나만의 색을 갖는 것.

남 눈치 보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

나에게 몰입해서 순수한 열정만 남기는 것이다.


'진짜 이 일이 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자기소개서에 담을 것.

그래서 내 자기소개서를 읽는 사람이 '이 사람 이 일이 진짜 하고 싶구나' 느끼게 하는 것.

그게 유일한 답인 것 같다.


오늘 연극에서 배역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눈이 반짝 거리던 사람들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순수하게 열정만 남은 사람들을 보고 성공의 열쇠를 찾은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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