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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휘서 Apr 25. 2022

이 시국에 세계여행 떠난 이유(ft. 색감 수집 여행)

팬데믹 시대의 세계여행


내 인생의 1순위 버킷리스트는 세계 일주였다. 간헐적 해외여행이 아닌 지구 한 바퀴를 돌아보는 장기 여행.

2년간의 루트를 정했고 차곡차곡 세계 일주를 준비했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할 무렵 팬데믹 시대가 덮쳤다. 꿈은 유보되었고 멈춤의 나날은 길어졌다. 결국 꿈의 방향은 수정되었다.


세계 일주에서 '세계여행'으로.


특정 출발지에서 한쪽 방향으로 돌아 여행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방식이 세계 일주라면 세계여행은 기간과 방향에 구애받지 않는다. 장기간의 여행보다 권역별로 나눠가는 여행에 마음이 기울었다. 나라별 제각각인 입국 사항, 현저히 줄어든 국제선 운행 현황을 따져보면 이 시대에는 세계 일주보다 세계여행이 적합했다.

다시 희망이 생겼다. 추이를 지켜보는 동안 여행에 대해 더 많이 고민했다. 이전보다 시간과 품, 비용이 배가되는 여행이라면 마음가짐도 달라져야 했다. 쉽게 떠날 수 없는 시대. 진지한 고민과 자세를 장착하고 떠나야 하니까.


나는 어떤 여행이 하고 싶은 걸까? 가능한 많은 나라를 돌아보는 여행?(양적 숫자보다는 마음이 이끄는 곳을 선택한다),  각 나라 음식을 먹어보는 미식 여행?(각 나라 음식을 경험해 보는 건 좋지만 내 입맛은 언제나 한식이 최고였다),  역사와 문화 탐방에 초점을 맞춘 여행?(기본적인 역사는 알고자 하지만 본격적인 역사 탐방에는 흥미가 없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재미를 추구하는 여행?(사람을 좋아하지만 재미보다는 평온을 추구하는 편이다). 이렇게 갖가지 여행의 테마를 떠올리며 내게 맞는 여행이 무엇일지 좁혀갔다.


여행의 테마는 곧 여행의 결을 결정한다. 두 가지 결을 정했다.


'행복한 여행', '나만이 할 수 있는 여행'.


여행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거리와 자연에서 미적 감동을 느낄 때였다. 색채와 조형성이 한눈에 담길 때 가장 설렜다. 시각적으로 새로운 영감과 감성을 받을 때 충만했다. 이는 필름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순간과 일치한다.

내 여행 역사에서 가장 큰 전환점을 안겨준 여행을 떠올려보면 역시 같은 이유였다. 색채와 조형성에 수시로 반했던 말레이시아 여행을 기점으로 특이점이 생겼으니. 말레이시아 일주를 마치고 돌아온 후 새로운 여행의 포맷을 만들었고 이를 콘텐츠로 선보인 바 있다.

필름 사진으로 포착한 풍경 중 가장 인상적인 색을 추출해 여행의 순간을 전달한 것. 컬러를 포착하고 서사를 입힌 색감 수집 여행의 시작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포착한 고유의 색에 에세이를 붙여 완성한 '컬러여행' 콘텐츠
색감 여행은 세계 곳곳의 미학적 순간을 수집한다.


세계 여행을 한다면 이 테마를 확장하고 싶었다. 나라별 색감을 포착하며 고유의 컬러를 수집하는 여행. 나만이 할 수 있는 여행이자 내 정체성을 오롯이 담을 수 있는 여행. 이보다 적확할 순 없었다.

여행의 테마가 정해지자 몽글몽글 희망이 차올랐다.


그렇게 여행의 결이 정해졌다. 루트를 정하고 편도 비행 편을 알아보았다. 남들보다 이르게 백신 접종을 마쳤고 곧바로 여행 준비에 돌입했다. 첫 나라의 입국 서류와 주의 사항을 체크한 후 편도 비행기 표를 끊었다. 색감 수집 여행이라는 뚜렷한 테마를 장착하고 그렇게 나는 세계여행을 떠났다. 25인치 캐리어에는 세월만큼 손때가 묻은 필름 카메라와 17롤의 필름이 들어 있었다. 팬데믹 시대 속으로 돌진하는 세계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 당신의 심미안을 넓히는 세계여행을 만나보세요

필름 카메라로 미적인 순간을 포착하고 이를 색채로 구현하며 에세이로 쓰고 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gtlK9R_ZPJk&list=PLaH-A_oUST1iVL8KL4K-LFyXjqxDRHX3b&index=1

위 영상을 보시고 전체 글 배송을 원하시는 분은

https://forms.gle/as31TE1bo9nka2Tx5 로 신청해 주세요.

 

여행 프로젝트는 한 나라 여정이 끝날 때마다 에세이를 써서 여행을 마무리하고 이를 독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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