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리스 May 17. 2023

책을 읽다가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읽다가

#아버지에게ㅡ갔었어

를 마치며..


P.413

"첫째, 승엽이에게 내 외투와 나무궤짝 안의 편지들을 남긴다. 집을 떠나 첫 월급을 받아서 내게 사준 외투를 아주 오래 잘 입었다. 동생들에게 너를 아버지로 생각하라,고 했던 것이 후회로 남는다. 그동안 니 어깨가 얼마나 무거웠을 것이냐. ....


*소설 말미에,

아버지는 글을 쓰는 딸에게 당신이 가족들에게 남기는 말을 적으라고 한다.

첫째와 둘째에게...

막내와 아내에게까지.


남기고 싶은 말을 남길수 있는 마무리는 그래도 좋은 마무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느날 갑자기 사고로,

사고는 아니라도 불현듯 자다가라도,

혹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서,

또는 마땅히 얘기하고픈 자녀가 없거나 기회가 없어서...

남기고싶은 말을 하지못하고 간 많은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들을 생각한다.


총명하던 나의 아버지도

 암수술로, 치매진단으로 요양원에 몇년 계시다 돌아가셨다.

나는 가까이 있지못해 자주가지 못했는데,

그래서 드물게 가 뵐때는 기운 없는 아버지 모습만 뵜었는데..

가까이 있어서 자주갔던 큰오빠나  둘째언니는 아버지에게 들은 말들이 있을까?


가난한집 장녀로 부모에게 힘이 되얄텐데 하는 마음과 그에 맞는 실행으로 살았던 큰언니나, 장남이라는 타이틀을 짊어지고 아버지, 어머니와 같은 고민들을 했을 큰오빠의 마음도 생각해본다.


이에... 바라기는

늙은 엄마의 얘기들을 들을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기를,

피를 나눈 동기들의 마음을 살펴볼 기회가 더 많기를..

나 살기 바쁘다고 내 발밑만 쳐다보는 대신.


분주히 일하며 내 집 책상머리에 앉아있지만

엄마와 형제들을 생각해볼 시간이 주어져서 감사하다.

작가의 이전글 책을 읽다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