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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Oct 09. 2023

누구에게도 없는 내 이야기

나는 왜 방황하는가

휴일이다.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말과 연결된 연휴다.

원래는 너무도 좋아해야할 날이다.

그런데 오늘 나는 좋지가 않다.

집을 탈출하고싶은데 갈데가 없기 때문이다.

평소 사이좋게 데이트를 즐기던 남편은 오늘은 땡!! 이다.

며칠 사이가 좋지않아 말도 하고싶지 않은데 같이 외출을?

어휴..싫다..


이럴 땐 누구라도 만나서 남편 흉을 실컷 봐야 속이 좀 풀리는데 만날 사람이 없어 너무 슬프다.

평소 소심하던  성격과 달리 이리저리 톡을 넣어본다.

물론 아무나는 아니다.

내 속을 다 보여도 괜찮을 이들, 나를 충분히 이해해줄거 같은 이들에게다.

갑자기 하는 톡이니 거절을 당해도 상처가 되진 않는다.

그들의 휴일을 방해하는게 미안할 뿐..

예상대로 모두 시간이 안된다.

집에 가만 있는건 더 스트레스 받을 듯 하여ㅡ가을 바람이 이렇게나 상쾌하게 부는데? ㅡ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낮잠을 쿨쿨 자고있는 남편은 아무것도 모른다.

흥!! 일어나서 쫌 당황해보라지~


버스를 타고 지하철은 탄다.

간다.

가고  또 간다.

그런데 가면서도 목적지를 어디로 설정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평소 혼자서 종로니 연남동이니 잘 다녔는데 오늘은 그런 곳도 가고싶지않다.


아!!! 말이 고픈 것이다.

무작정 50분쯤 지하철을 타고 가다 내린다.

집을 향하는 지하철에  다시 올라탄다.

하지만 그냥 집으로 들어가진 않을 것이다.

재밌게 누구라도 만나고 온냥 늦게늦게  들어갈 것이다.


평소 남편과 사이가 좋고 남편과 잘 다닐 땐 사람들이  이렇게 그립지 않았다.

남편이 최고의 베프이고 최고의 연인이었다.

그런데 남편이랑 말을 하기 싫으니 확 다가오는 나의 인간관계. 나의 인간관계가 이렇게 좁았나 싶은 것이...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나이가 더 들면?

남편이 먼저 하늘나라라도  가버리면?

외로워서 어쩌지?

내가 그 무료함을  잘 견딜수 있을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더니..

연락할 이 없고 만날 이 없을 때 난 과연 우울해하지 않고 독자적, 독립적으로 삶을 풍요롭게 살아갈수  있을까?


아..

인간관계든, 취미생활이든, 오래도록 할수 있는 직업을 개발하든, 나이들어도 할수 있는 자원봉사 일을 찾든..

뭐라도 준비를 해놔야겠다는 생각이 확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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