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면서 오늘 회사에서 대충 하고자 마음먹는 사람은 없다. 모두들 회사에서 정말 열심히 일하고 최선을 다한다. 이런 곳에서 남들보다 더 잘하고, 돋보이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남들이 80km로 달리고 있다면, 남들보다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100km로 가야 한다. 내가 60km로 달리고 있다면, 비록 나는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직장에서 남들보다 잘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대단한 것이다.
통계에서 표준정규분포의 시그마(표준편차)라는 개념이 있다. 어떤 사안이 확률적으로 평균으로부터 -1 ~ 1 시그마 사이에 존재할 확률은 68.2%이며, 1 ~ 2 시그마 사이에 존재할 확률은 13.6%이며, 2 ~ 3 시그마 사이는 2.1%가 되는 것이다.
이를 회사의 업무로 비유하여 표현하며, 약 68.2%의 사람들은 업무 성과는 전체 평균에서 -1 ~ 1 시그마 사이에 존재한다. 그리고 일부 남들보다 두배의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1~2 시그마 사이인 약 13.6% 정도가 되며, 남들보다 세배의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2 ~ 3 시그마 사이인 2.1% 정도가 될 것이다. 물론 사람의 노력을 정규분포로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통계라는 특성과 같이, 보편적으로는 이런 현상이 경험적으로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당신의 업무 성과 목표는 무엇인가? 2%에 속하고 싶은가? 13%에 속하고 싶은가, 혹은 일반적인 68%의 그룹에 속하고 싶은가?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직장에서 남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역량이 높거나,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
직장에서 일부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좋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 그래서 경쟁적으로 야근과 초과근로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는 제약조건에서 시간이라는 자원의 투입을 높여서 이루어낸 성과는 장기적으로 자신과 주변을 황폐하게 만든다. 한두 번은 시간 자원을 추가 투입하여 성공할 수 있지만, 이런 성공의 맛을 보게 되면, 이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리하여 시간 초과 투입이 만성이 되면 자신의 개인생활과 같은 다른 영역이 희생당하게 되어 삶의 균형을 잃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성공, 승진한 사람은 나중에 직잭자가 되어, 내가 옛날에 이랬으니 너희도 시간 자원의 추가 투입을 통해 성공하라고 강요하고 직원들을 회사에 묶어두게 된다. 이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장과 성공이 아니다. 그리하여 조직에서 만성적으로 오래 근무하여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절대 승진을 시키면 안 된다.
의외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그 일을 하지 못한다'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한다. 사실 못한다고 인정하는 것만큼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이 없다. 본래 일을 잘하는 고성과자일수록,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상사에게 기대치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일을 주는 대로 받는 사람은 사실 일이 뭔지 잘 모르고, 일도 못한다.
의미 있는 좋은 성과는 역량을 통해서 발휘되어야 한다. 이 역량은 개인이 후천적으로 부단히 노력하여 얻을 수도 있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일 수도 있다. 나는 후천적 노력과 선천적 재능을 동등하게 평가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이 아닌데, 그 길에 죽을 힘을 다해 남아 있으려는 모습을 보고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들은 자신의 재능에 적합한 곳으로 자신의 조직과 환경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못한다. 그저 현재의 일을 우직하게 하는데, 농경시대와 산업화 시대를 지나 4차 혁명의 시대에는 현명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철저하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닌다. 마치 올림픽 운동선수가 자신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종목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과 같다. 어떤 때는 이들의 우직한 모습이 부족하여 아쉽기는 하지만 미워 보이진 않는다.
당신은 평생 팀원으로 남지 않을 것이다. 팀원일 때의 직무역량은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잘 쓰이지 않는다. 당신이 직책자가 되면,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일을 잘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당신에게 필요한 직무역량은 어찌 보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리하여 현재 업무 성과는 2 시그마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지금 일에 3배의 노력을 쏟아부어서 2%에 들기보다는, 그 노력의 일부를 다른 곳에 쏟기 바란다. 그렇게 하여 단기적으로 반짝 빛나고 지는 별똥별이 아니라, 계속 빛나는 별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