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미식이 발달했다는 미국보다 2배가 많으며, 미식의 고향이라는 프랑스보다도 더 많이 보유한 나라, 바로 이웃나라 일본의 이야기이다. 현대 미슐랭 3 스타는 미국이 14곳, 프랑스가 27곳, 그리고 일본은 한 곳 더 많은 28곳이다. 그래서 수많은 요리가들이 일본으로 요리 유학을 떠난다. 단순한 일식뿐만이 아닌,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제빵기술까지 말이다. 그렇다면 일본 요리는 무엇이고, 또 어떠한 것을 내포하는 것일까?
일본요리라는 용어는 언제부터?
일본요리, 또는 일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한지는 겨우 100여 년 밖에 되지 않았다. 1898년 이시이 타이지로(石井泰次郎)라는 일왕의 최고 요리 책임자가 '일본요리법대전'이라는 서적을 출판하면서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의외로 정통 일본요리를 지칭하는 와쇼크(和食)라는 용어는 이후에 나오게 된다.
일본의 전통적인 식문화를 소개하자면, 계절감을 살린 지역의 원료를 사용한 요리인데, 흥미로운 것은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담았다는 것. 그래서 계절감과 지역색,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지속 가능한 교류, 즉 자연과의 공생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기본적인 형태는 밥과, 국물, 야채와 향이 있는 반찬이 한 세트로, 쌀, 무, 가지에 어류, 해초류를 찌거나, 볶고, 삶는 방식의 요리법이다.
여기에 다시마, 가쓰오부시, 말린 생선 등 우려내는 국물 문화, 미소, 간장, 술, 미린, 식초 등의 조미료도 적극 사용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음식의 기원은 어느 곳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인가? 사찰이 많고, 다도가 행해졌으며, 정치가들의 회식도 많았던 곳. 바로 일본의 천년고도 교토라고 볼 수 있다.
교토는 두부요리가 발달을 했다. 육식을 하지 않는 사찰이 많은 이유가 가장 크다.
일본 식문화의 근간, 교토 요리(京料理)
그렇다면 교토 요리의 특징은 무엇일까? 야채와 말린 식재료, 대두가공식품을 중심으로 한 소재의 맛을 잘 살린 슴슴한 맛의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오사카와는 달리 다소 내륙지방에 있어서 해산물은 조달이 어려웠는데, 그런 만큼 더욱 요리 기술이 발달했다고 말한다.
전체적으로는 헤이안 시대에 중국요리(당나라 大饗料理)의 영향을 받고, 사찰과 다도에서 다양한 요리가 발달을 하게 된다. 그래서 교토 요리가 일본요리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또 메이지 유신 이후에 프랑스 문화에서 자극을 받은 요리라고도 말한다.
교토 요리(京料理)라는 용어는 1917년 교토의 요리인들이 발촉 한 조리 연구회가 발행 한 기간지의 명칭으로, 다른 지역 요리와 비교를 한다면, 요리의 데코레이션에 소소한 작업이 많으며, 맛과 겉모습은 일치가 돼야 하고, 요리의 첫인상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교토에서 유래한 대표적인 요리는 일본 요리의 기틀을 마련한 혼젠요리(本膳料理), 정진요리(精進料理), 카이세키요리(懐石料理)와 회석요리(会席料理)다.
일본 요리의 가장 기초가 되는 예법. 혼젠요리(本膳料理)
무로마치 시대의 무사 집안에서 시작, 에도 시대에 발전되어 그 틀이 잡혔으나 메이지 시대를 거치면서 점차 간소화된 요리로 일본 음식문화의 가장 기본 요리 체계다. 현재는 관혼상제 등에서만 볼 수 있고,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즙(汁, 국)과 채(菜, 반찬)의 수와 종류에 따라 1 즙 3채, 2 즙 5채, 2 즙 7채, 3 즙 11채 등의 상차림이 있으며, 상을 차려 내는 순서와 먹는 방법에 정해진 예절이 있다. 이후에 일본 사찰의 정진요리, 카이세키요리 등에 영향을 끼친다.
일본 사찰요리에서 시작한 정진요리(精進料理)
일본의 사찰요리에서 온 요리. 정진(精進)이라는 요리명은 잡념에 흔들리지 않고 수행에 전념하라는 의미. 고기와 어폐류를 사용하지 않는 식물성 요리로, 야채, 곡류, 해초류, 두부, 열매 등이다. 여기에 부추, 마늘, 생강, 고춧가루, 파 등 자극성 있는 것을 쓰지 않는다. 단백질은 콩이나 참기름 등에서 섭취했으며, 당분은 과일 및 식물성 기름에서 가져왔다. 육고기와 생선은 살생을 안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저장성이 나쁘기에 먹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좁은 의미로는 자신에게 엄격한 수행자가 필요 최소한의 영양을 섭취하기 위한 요리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가끔은 육류를 쓰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이 정진 요리에서 나온 것으로는 대표적인 것이 만두, 양갱, 우동, 소면 등이 있으며, 야채를 튀긴 덴뿌라(일본 튀김요리)도 여기서 시작했다는 의견도 있다.
다양한 일본 사찰요리인 정진요리. 미소된장으로 맛을 낸 두부구이, 미린으로 맛을 낸 가지, 야채튀김 등
참고로 자극성 있는 재료는 우리나라 사찰에서도 사용하지 않는다. 오신채(五辛菜)라고 불리는 이 채소는 앞서 설명한 부추, 마늘, 생강, 고춧가루, 파 5종과 거의 흡사하다.
이러한 음식을 먹으면 입 주위에 귀신이 달라붙는다고 한다. 날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고 익혀 먹으면 음심(淫心)을 일으켜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식욕을 돋우는 재료라는 의미가 된다.
다식과 같은 개념의 카이세키요리(懐石料理)
카이세키란 다도에서의 식사로, 우리말로 차를 마시기 위한 식사, 바로 다식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박차(薄茶), 농차(濃茶)가 제공되기 전에 나오는 요리가 시작이다. 카이세키(懐石)라는 의미는 주머니(회중 懐中)속의 돌이라는 뜻. 수행 중인 승려가 추위와 공복을 이겨내기 위해 따뜻한 돌을 주머니(회중 懐中)에 넣었는데, 손님을 접대할 수 있는 음식이 없어 자신의 마지막 물건인 따뜻한 돌을 전달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즉, 자신이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는다는 의미. 그래서 일본 카이세키 요리는 최고의 정성을 담은 고급 요리를 뜻하기도 한다. 추구하는 것은 '제철의 식재료', '소재의 맛', '배려하는 마음'을 3대 원칙으로 내놓고 있다. 국물 1종, 3종의 반찬을 기본으로 일본음식의 매너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밥과 국물은 처음부터 제공된다. 최근에는 다도를 위한 카이세키 요리가 사라지고 있어, 다도를 위한 카이세키 요리는 아예 차카이세키「茶懐石」라고 구분해서 쓰기도 한다.
미슐랭 3스타 교토 마루야마에서 즐긴 회석요리
술을 즐기기 위한 회석요리(会席料理), 일본발음은 카이세키 요리
일본 발음으로는 카이세키 요리(懐石料理)와 같다. 한자 그대로 연회에서 제공되는 요리를 뜻한다. 국물 1종에 반찬 3종이라는 것은 카이세키 요리(懐石料理)와 같지만, 밥과 국물이 식후에 제공되는 것이 다르다. 또 카이세키 요리(懐石料理)는 차를 즐기기 위해 받는 식사지만, 회석 요리(会席料理)는 술을 즐기기 위한 요리이다.
결국, 대부분의 한국인이 즐기는 카이세키 요리는 차를 즐기는 카에세키 요리보다는(懐石料理)보다는 술을 즐기는 카이세키 요리(会席料理)가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