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탕진남 Sep 14. 2023

여행에도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음 주 화요일 한국에 도착한다. 예상 귀국일보다 일주일 앞당겨졌다. 이유는 총 3가지다. 


1. 목적을 달성했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싶어, 여행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을 절약하고 아끼는 것보다, 가진 돈을 탕진해서 새로운 경험을 만나 성장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판단이었다. 70일 동안 정말 다양한 사람과 문화와 서비스를 경험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원하는 수준까지의 성장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 더 많은 동력을 발생시킬 수 있을만한 성장은 충분히 만들어냈다. 


2. 휴식이 필요하다. 

나의 여행은 남들처럼 예쁜 사진 찍고, 편하게 쉬는 여행이 아니다. 새로운 경험을 향해 도전하는 과정의 연소깅기에, 일반 여행보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특히 육체적인 에너지보다도 심리적인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따라서 여행 후반부에 들어올수록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자주 든다. 이것은 너무 많은 심리적 에너지를 오랫동안 쓴 탓이다. 


더불어 경험을 하느라 몸을 너무 혹사시켰다. 불규칙한 수면, 청결하지 못한 라이프, 영양 상태가 건강하지 않은 음식 등 여러가지 안 좋은 조건이 많았다. 인생은 롱텀이기에, 이제는 익순한 곳에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3. 숙성이 필요하다. 

좋은 와인은 좋은 포도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좋은 포도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만큼의 숙성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아무리 좋은 포도를 수확을 햇을지라도 그것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여행지 특성 상 모든 것이 낯설기 때문에 이곳은 여행에서 얻은 값진 경험을 정리하며 숙성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익숙한 한국으로 돌아가 새롭게 얻은 경험을 기존의 한국 경험과 비교도 해보면서, 숙성시킬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와인 숙성과정에서도 효모나 어떤 것들을 첨가한다고 들었다. 이것들은 포도와 완전 다른 성질이지만, 포도와 함꼐 어울리며 포도가 와인다운 풍미를 가지도록 도와준다. 나에게 효모는 한국에서의 경험이다. 74일 동안 외국에서 지내며 나의 성격, 생활 스타일, 마인드 등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것들이 다시 돌아간 한국에어 섞이면서 더 높은 퀄리트의 숙성을 완성시킬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은 총 74일 간의 여정이었다. 그동안 나는 3,000만원을 사용했다. 단순히 아끼고 맛있는 것을 먹는 여행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비하다보니 남들보다 훨씬 많이 사용했다. 지금은 휴식과 숙성을 위해 돌아가지만, 이번 여행은 새로운 꿈을 남겼다. 바로 서양권 나라에서 1년 정도 살아보는 거다. 최소 한 달 단위로 유럽과 미국 혹은 남미 권에서 살아보고 싶다. 그러면서 여유롭게 그들의 문화를 배우며, 나를 더 성장시키고 싶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현재 나의 여행 스타일을 받을 떄, 그러기 위해서는 넉넉 잡아 월 1,000만원 정도의 수익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는 숙성의 시간을 거쳐 수익을 만들어내고, 그 수익을 통해 다시 숙성의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를 해보려고 한다. 

작가의 이전글 와인에서 배운 인생의 통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