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탕진남 Sep 23. 2023

80일 동안 13개국을 여행하면서 배운 '인생의 진리'

어제는 상당히 괴로운 하루였다. 그렇기에 아주 의미있는 감사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지금부터는 그 언제보다도 괴로웠던 날이 왜 이렇게나 의미있고 감사한 하루로 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나의 경우 괴로움이 찾아오면, 그것으로부터 도망치기보다는 그 상황을 이해하며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습관이 있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아니라, 더 깊게 파고드는 거다. 그 습관을 이용해 나 자신을 관찰한 결과, 나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 힘들어서 여행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는 동일한 패턴이 있다. 

2. 전 날 혹은 최근 3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았거나, 사용 가능한 체력 그 이상으로 무리해서 움직였다는 게 패턴이다.

3. 그 패턴이 만들어지는 배경에는 하루를 여유롭게 즐기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과하게 집착하는 것이 있다. 


정리하자면 새로운 경험에 집착할 때마다 무리를 했고, 그 무리가 쌓이다 보면 몸과 마음이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신호를 보내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거다. 여기서 문제는 일종의 번아웃이 찾아와 다 포기하고 싶고 집을 가고 싶다는 충동을 여행 후반 부에 들어서는 3일에 한 번 꼴로 경험했다는 것. 


그때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왜 나는 자꾸만 이렇게 새로운 경험에 집착할까?" 


그 뿌리로 돌아가봤다. 그 뿌리는 2020년 8월이다. 그땐 나의 3번 째 책을 출판하고, 새로운 책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그 당시에 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비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것만 알아낸다면 내 삶은 물론 인류 전체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때부터 나의 탐험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삶 속에서 실천하면서, 행복의 비밀에 가까워지고자 했다. 그렇게 무려 3년이 흘러 지금까지 왔다. 


그 과정에서 나는 다양한 성공과 실패를 만나며 성장해왔고, 이번 여행을 떠난 이유도 새로운 경험의 끝판왕까지 해보면 그속에서 답을 얻을 거라는 실날같은 희망때문이었다. 나에게 있어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건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나와 인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열쇠를 찾는 노력이자, 행복한 삶 속에서도 찾아오는 고통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그 완벽함에서 오는 집착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80일 동안 13개국을 여행하면서 나는 몇 가지 재밌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1. 행복의 나라라고 부르는 덴마크에 이사와서 사는 친구도 인생 살기를 힘들어한다. 

2. 그녀가 말하길, 행복의 나라 덴마크라는 이름 이면에는 우울증과 여러 이유로 고생하는 친구들이 많다. 

3. 내가 행복에 대한 일을 한다고 소개할 때, 10개국 이상의 다양한 친구 (룩셈부르크, 프랑스, 독일, 미국, 스페인, 인도 등) 큰 관심을 보였다. 

4. 여행을 떠나 원하는 것만 해보면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는데,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 


이 4가지를 한 가지로 정리하면, 인생에서 고통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장소, 환경, 국적 모든 것을 초월해서 삶의 고통은 항상 존재한다는 거다. 


그때서야 내 가설의 실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고통을 없애고 그것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왔었다다는 거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 근육통이 오듯 인생에 있어 고통은 필연적아니겠는가. 어쩌면 당연한 상식이지만 삶의 고통을 수시로 경험하는 나에게 그 상식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었나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나도 모르게, 아무리 애 써도 답을 찾을 수 없는 완벽한 삶(고통 따위 존재하지 않는 삶)을 위한 비밀을 좇았다. 


이제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배웠다. 아무리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성장(경제적, 심리적, 육체적)으로 성장해도, 고통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거다.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곳에 살아도, 여유가 넘치는 북유럽에 살아도, 아무리 예쁜 여자친구를 사겨도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쁨과 고통의 공존과 균형이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을 포기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다만, 접근 방법이 달라질 뿐이다.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이란 행복한 일만 잔뜩 벌어지기를 기도하는 게 아닌, 행복과 불행 그 균형 속에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거다. 


"그게 무슨 소용이야? 나쁜 일은 나쁜 일 뿐이라고!"


과연 그럴까? 사실 불행을 만드는 건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만약 이것을 이해하고태도를 바꾼다면,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큰 편안함을 얻게 된다. 동시에 그 편안함은 차곡차곡 쌓여서 기쁨과 즐거움으로도 변한다. 사건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태도를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더 많은 성공을 해 돈을 벌든, 좋은 집에서 살든, 무엇을 하든 행복은 절대 찾아오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이렇게 노력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야? 이렇게나 불행하다고?"라는 생각에 빠져 더 큰 불행에 빠지고, 그것은 자살과 마약처럼 극단적인 결과로 퍼질 가능성이 높다. 


태도 그것이 전부다. 


여전히 행복한 일만 고를 수 없다는 말이 절망적으로 느껴지는가? 그럴 수 있다. 과거에 나도 그랬었고, 그 결과로 고통 없는 허상을 좇는 실수도 했다. 그렇지만 관점을 바꿔보면, 이건 최고의 행운 그 자체다. 인생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통제하기가 매우 어렵고, 인간의 능력으로 불가능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도는 다르다. 통제가 매우 쉽고, 오직 본인의 노력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 


태도 그것이 전부다라는 건, 내가 중심만 잘 잡으면 변화무쌍한 인생을 매우 즐겁게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런 인생을 바꾸려고 애 쓰지 말고,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자. 



작가의 이전글 마음이 일렁거려서, 한국으로 돌아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