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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게더아트 Feb 01. 2019

초현실적 풍경화의 대가, 김남표를 만나다

아트투게더의 Artist

안녕하세요. 피카소를 만 원에 사는 유일한 방법, 아트투게더입니다.


2월 첫째 주 아트상품 <Instant Landscape>

2월 1일 월요일에 오픈될 아트상품 <Instant Landscape>는 초현실적 풍경화의 대가, 김남표 작가의 

작품입니다. 인조털, 목탄, 콩테 등을 사용해 호랑이를 그려내 환상적인 분위기와 특유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습니다.

며칠전 김남표 작가님의 작업실에 방문해 작품세계와 그간의 경험에 대해 여쭙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그럼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확인해보실까요?


김남표 작가


Q. 지금의 김남표를 만들어 준 시간들이 궁금합니다.  


A. 2008년 아틀리에 입주 전까지 약 10년 동안 공동작업을 해왔습니다. 오로지 예술적 교감을 나누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개인 작업을 금지하였죠. 굉장히 힘든 시기였지만 젊은 패기로 두려움 없이 작업하고 예술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그 당시의 일기를 보면  나 자신에 대한 화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화가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듯해요. '화'가 많은 사람이라 '화가'가 아닐까요. '무언가를 알 것 같은데 왜 나오지 않느냐, 왜 숨어있냐. 세상의 눈치를 보는 것이냐. 때가 아니기에 안 나오는 것이냐!'며 스스로를 다그치고 화를 냈습니다. 그 시간이 존재하기에 지금의 김남표가 만들어졌고 새로운 작업을 위해 그 당시의 감정을 또다시 불러내고 있습니다.  



김남표 작가와 인터뷰 진행 중인 아트투게더의 주송현 아트 디렉터, 큐레이터 배한송


Q. 저희 아트투게더의 아트상품 <Instant Landscape>를 본 관람객들은 호랑이가 죽음과 삶의 경계에 누워 관객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주목하며 호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등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초현실적인 풍경이 담긴 <Instant Landscape> 연작에 대한 관객들의 작품 해석이 다양한데 작가님은 이러한 해석들을 어떻게 보시나요? 


A. 저에게도  <Instant Landscape> 연작이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질문하는 관람객들이 많습니다. 작가가 작품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것은 흰 캔버스의 시작과 작품 탄생의 과정을 유일하게 본 증인이기에 제작 과정에 대한 얘기 정도만 할 수 있을 뿐이지, 결코 결과물이 가진 의미를 정의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사람들은 작가가 작품의 내용을 시작부터 정의 내리고 작업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캔버스 위에서 무언가가 촉발하면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체가 됩니다. 아이를 낳을 때도 목적을 가지고 낳지 않듯이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작품이 탄생되는 순간 스스로 의미를 생성하며, 능동적으로 다가가는 사람들에게 작품의 의미는 다양하게 변주됩니다. 작품의 정답을 찾기보다는 독자적인 시각을 가진 해석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Q. 현재 우리나라 미술계를 어떻게 보시나요. 또한 아트투게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현대미술의 지평이 넓어지며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이 폭발적으로 확산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생기고, 돈이 모여 시장성이 확대되고 있죠.  

최근에 미술이 매체에 노출되면서 대중들이 호감을 갖는 미적인 부분에 맞춰 작업하는 작가들이 많아졌습니다. 구매자들이 인테리어 등의 용도와 소장가치를 생각하며 작품을 구입하기에 공급자인 작가가 그에 맞춰 작업을 하는 것이죠. 이에 따른 한국미술계의 문제점이 적지않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쉬워지는 것이 결코 대중화가 아닙니다. 예술은 예술의 길을 가야 하고 예술을 보여주는 방식이 대중화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트투게더처럼 대중에게 예술을 소개하는 플랫폼이 등장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Instant landscape-Goosebumps #16] oil on wood, 130.3x162.2cm, 2018


Q. 2017년에 새로운 신작들  ‘구스범스(Instant Landscape-Goosebumps)'를 발표하셨습니다. 이전 작업방식과 다르게 면봉과 나이프를 이용한 신작들에서는 마티에르가 굉장히 두꺼워져 과거와는 또 다른 깊이가 느껴집니다. 입체감 있는 작품들에서 실제 그 장소에 있는 듯한 전율이 느껴집니다.


A. '구스범스(Goosebumps)'는 ‘닭살이 돋다’라는 뜻입니다. 어떠한 장면을 보았을 때 닭살이 돋는 것은 본능적인 끌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작업을 할 때 과거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상황들 혹은 이미지를 연상하며 그것을 캔버스에 생생히 담아내기 위해 매달립니다. 소름끼치는 전율, 강한 에너지를 만드는것이 제 작업의 핵심이기에 관람객들도 감정전이가 일어났으리라 생각합니다. 



김남표 작가가 작업실에서 현재 작업 중인 '해바라기'

Q. 작가님의 신작들 가운데 최근 해바라기가 작품에 등장했습니다. 해바라기에 어떠한 매력을 느껴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A. 고흐나 이인성 등 많은 화가들이 주목한 해바라기에 대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졌습니다. 화가가 왜 해바라기에 끌리는가를 찾고 있습니다. 해바라기는 화가들의 본능적인 끌림을 유발하는 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것이죠. 아직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당분간은 해바라기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듯합니다. 이 작품은 겉면에 광목천이 붙어있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광목천을 베이스로 작업을 할 계획입니다. 뜯기고 찢기는 표현성이 매력적인 광목천은 회화 구성에 좋은 재료이며, 시간성, 자연성 등의 의미를 담지해 해석의 깊이가 남다른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김남표 작가의 작업실 모습

Q. 작가들에게 작업의 공간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세상의 모든 일은 동의를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술은 절대로 동의를 구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갤러리 대표, 컬렉터, 관객들의 반응을 일일이 신경쓰다 보면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위치를 놓치고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로서 바로 설 수 있는 세상과 단절된 공간(틈)이 필요하죠. 자신을 수련하고 작가의 삶이 녹아있는 곳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감동의 공간이 작가의 작업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남표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해 현재 세종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과 뉴욕, 암스테르담 등에서 총 16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순간적 풍경’이라는 주제로 작가의 기억과 그 당시 받은 인상을 유화 특유의 마티에르 질감을 이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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