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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해 Apr 03. 2019

센토사 - 실로소 비치, 칠리크랩

어디로 가볼까 - 싱가포르 #1 | 090305

출발

길고 길었던 기다림을 지나, 드디어 출발하는 날이 되었다. 아침 9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라서 새벽에 집에서 나왔는데 미세먼지 농도가 너무 심해서 앞을 보기가 힘들 정도다. 공항에 와서 출국 심사를 받고 인터넷으로 쇼핑해둔 면세품들을 찾고 조금 후에 비행기에 탔다. 밖을 바라보니 여전히 뿌연 미세먼지 색이 하늘을 덮고 있다. 이런 때에 잠시라도 좋은 공기가 있는 곳으로 가는구나 생각하니, 요즘의 미세먼지 사태가 씁쓸한  편으로 조금씩 설레이는 것도 같다.

비행기 안에서 내다본 인천 공항 (Incheon Airport)

비행기에서는 미리 예약해둔 기내식을 먹고, 가져온 책을 읽고, 싱가포르 항공에서 특별히  제공한다고 알려진 '싱가포르 슬링' 승무원께 부탁드려 마시고, 아직  봤었던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를 봤다.  7 시간 , 싱가포르에 다다른 비행기 안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맑다. 나는 이제 뿌옇지 않은 다른 세상으로 왔구나.

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싱가포르


센토사로 가는 길

공항을 나오니 덥고 습해서인지 약간의 후끈함이 느껴진다. 6 전의 센토사를 확인하러 왔으니 바로 센토사로 가서 숙소에 체크인부터 해야겠다. MRT 출입구  부스에서 교통카드를 사고, 구글 지도를    검색해  다음, MRT 케이블카를 타는 방법으로 들어가기로 정한다. 지난 여행에서 케이블카를 탔을   길게 가고 경치가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케이블카를 타고 싶었다. 구글에서 예상하는 소요 시간이  시간 반이라 하니 생각보다   같다. MRT 타고 중간에 한번 내려서 바로 같은 자리에서 환승을 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멍하게 사람들을 라가다 Downtown 라인으로 잘못 걸어와버렸다.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MRT 왔으니 빨리 타라는 듯한 손짓을 열심히 해주신다. 내가 아저씨께 잘못 왔다고 센토사로 가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도 타도 된다고 하셔서 일단은 그냥 타버렸다. 어떻게 연결이 되어 가는 모양이다. 아저씨를 따라 옆에 앉았더니 케이블카는 비싸니까 타지 말고 하버프론트 역에서 RW8 버스를 타고 들어가라고 하신다. 케이블카 안에서 경치를 보려고 한다고 했더니 케이블카 타는 곳에 가면 경치가 보이니까 잠깐 들러서 보고 다시 내려와서 버스를 타고 가라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묵는 호텔을 물어보시더니 거기선 무료 센토사 교통 티켓을 주니 그걸 쓰면 매우 이익이라는 것도 알려주셨다. 센토사 안은 원래 교통편이 무료였던  같긴 하지만, 그럼 알려주신 대로 해볼까. 친절하신 아저씨께 정말 감사한데 이번엔 늘 하던 감사 선물 준비도 못했 영어 표현력도 부족해서 제대로 말씀드리지 못해 아쉬웠다. 나중에 보니 케이블카는 편도 33 싱가포르달러(S$, 왕복은 35 S$, 1 S$ =  840 ), 버스(RWS8) 1 S$이니 확실하게 차이가 크긴 했.

센토사로 가는 RWS8번 버스 타는 곳


실로소 비치, 실로소 비치 리조트

센토사에서 머무를 숙소를 예전에 가서 좋았었던 '실로소 비치 리조트'로 예약했다가 리조트 월드 센토사 호텔 계열 '호텔 마이클'로 숙소를 바꿨다. 실로소 비치 리조트는 그때도 방 상태는 그저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서 더 안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밤늦게까지 안전하게 다니고 카지노도 즐기고 싶었기 때문에 이 호텔로 선택한 것도 있었다. 숙소는 사진에서 본 그대로이고 높은 층으로 부탁했더니 케이블카도 보이고 경치까지 좋았다.

호텔 마이클 (Resorts World Sentosa - Hotel Michael)

짐을 두고 호텔을 나와 실로소 비치로 이동한다. 멀라이언 역을 지나 전용 승강장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실로소 포인트까지 편히   있었지만 호텔에서 받은 무료 티켓으로는 안되고 표를 사야 했다. 이왕 케이블카를  타고 저렴히 왔으니 계속 이용하지 않고 그냥 걸어가 봐야겠다. 조금  걷다 보니 마침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무료인 버스를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중에 모래  실로소 글자가 보여 반가웠고, 이전 여행 때 식당을 헤매다 결국 근처여서 갔지만 알고 보니 맛집이었던 트라 피자도 반갑고, 여러 추억들을 떠올리며 실로소 비치 리조트에 도착했다.  경로로 캐리어를 가지고 왔다면  고단했을 텐데, 깊은 고민 끝에 숙소를 바꿔서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몸은 그리웠던 리조트 수영장으로 가고 있다. 기억에선 지워지고 없었는데 수영장은 의외로 5층에 있었다. 추억에 잠겨 잠시 찬찬히 둘러보았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나무들의 푸르름이 역시나  기억 속만큼 .

실로소 비치 리조트 (Siloso Beach Resort)
우리의 친구들, 달려가는 다람쥐와 여유로운 공작새

하와이에서 산 머리끈과 같은 모양의 꽃을 주웠다. 꽃 이름이 플루메리아라고 유나 님이 나중에 알려주셨다. 향이 정말 좋다.

귀여운 횡단보도, 플루메리아 (Plumeria)


가는 길에는 오면서 눈여겨봐 둔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코코넛 껍데기 안에 아이스크림과 코코넛이 들어있고 종이컵에 코코넛 물도 같이 준다. 생김새를 보니 정말 여행을 왔구나 실감이 나고 맛도 좋다.

코코넛 아이스크림 (Premium DEssert, Co+Nut+ink)

이전의 싱가포르 여행에 대한 기억을 짚어보니, 실로소 해변은 작고 수영이 어려워서 버스를 타고 다른 해변으로 갔었던 것 같다. 좀 더 추억을 따라 순환 버스를 타고 센토사를 한 바퀴 둘러보고 싶은데 식당을 예약해둬서 이제 가봐야 될 것 같다.

실로소 반가웠어. 나중에 또다시 보자.

실로소 비치 (Siloso Beach)


칠리크랩!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시푸드 리퍼블릭'으로 왔다. 칠리크랩 식당으로 유명한 '점보 시푸드 레스토랑' 같은 계열의 식당이다. 시리얼 새우도 맛있고 혼자서 충분히  먹을  있다는 리뷰를 보고 칠리 크랩과 함께 주문하였다. 시리얼 새우가 먼저 나왔는데 약간의  맛과 아몬드 맛이 나는 고소한 시리얼과 새우튀김의 조화가 좋다. 껍질이 없는 새우로 주문해서 먹기도 편하다. 조금 기다리니 칠리 크랩님이 오셨다. 작은 양으로 시켰는데도 크고, 살이  차서 좋았다. 새우를 먼저   먹어서 그런  전처럼 감동이 밀려오지는 않았어도  맛있었다. 그리고 서빙하시는 분이 계속 살피면서 물도 주시고 껍질 까는 것도 도와주셔서 고마웠다. 다음 여행엔 도와주는 분들과 새로 사귄 친구들에게 드릴 감사 선물을  준비해야지, 표현을 다 못해 정말 아쉽다. 결국  먹지는 못해서 시리얼 새우는 포장을 부탁해서 가져가기로 했다.  자리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일이 혼자여서 제일 아쉬운 때인  같다.

칠리 크랩과 시리얼 새우 (Chilli Crab and Fried with Cereal-Deshelled Prawns, Seafood Republic)


카지노

호텔에 들러 음식을 놓고 카지노도 가보았다. 식당도 카지노도 호텔과 가까우니 역시 좋다. 호텔에서 준 바우처로 카지노 멤버십 가입을 하고 50 S$ 칩을 받았는데 최소 배팅 금액이 5 S$인 테이블 게임에서 주사위와 룰렛으로 꽤 즐겼다. 130 S$까지 벌었지만 그만 할까 고민하며 게임을 하는 사이에 다 잃고, 그때 바로 돌아왔어야 했는데 돌아가는 길에 머신에 한 번 앉았다가 130 S$ 정도 내 돈을 더 잃었다. 돈을 벌었을 때 나와야 되는데 카지노에서는 항상 그런 단호함은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이제부터 조금 더 단호하고 결단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행복한 하루였다!

리조트 월드 센토사 (Resorts World Sent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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