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의 일정 #1
가족과 여행하는 것은 가까운 관계임에도 어쩐지 다른 누구와 함께하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
불편한 감정들도 편하게 표현해 버리는 사이이기 때문일까, 평소라면 그냥 넘어갈 법한 일도 낯선 환경에 예민해져서인지 자꾸 부딪히고 투탁거리게 된다. 애써 날짜를 고르고 부지런히 준비해서 왔는데도, 잘 즐기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생기는 듯하다. 그래서 나는 가족 여행이라면 남이 일정을 짜놓은 패키지 또는 하루나 반나절 정도의 짧은 투어를 많이 하는 것으로 추천하고 싶다. 힘들어도 가족끼리 싸우는 것보다는 가이드 흉을 몰래 보면서 단합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여러 직접과 간접 경험들로 그러한 생각이 있던 와중에, 이번에 친구가 가족과 싱가포르로 자유 여행을 간다 하여 조금 염려스러웠다. 모두 직접 가본 것을 아니지만 나름의 생각으로 4박 5일 추천할 만한 일정을 만들어 보았다. 제일 우선으로는 대체로 많이 덥기 때문에 동선이 짧고 이동이 편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다문화 국가이기 때문에 하루에 한 가지 문화 테마를 가지는 것으로 하였다.
https://www.google.com/maps/d/u/0/edit?mid=11dfiW5C1MNFwmTgDE0IR1VFPH-oGQjQ&usp=sharing
숙소는 시내 중심부에 두면 이동이 편할 것이고, 야경을 고려한다면 강가도 좋겠다. 숙소를 바꾸게 되면 짐을 풀고 싸는 일이 생각보다 힘이 드는 일이라서, 짧은 일정에는 한 곳에서 지내는 편이 좋겠다. 여러 가지 고려해 볼 때 옛 우체국 건물이라는 '더 풀러턴 호텔 싱가포르'가 좋아 보인다. 아무래도 몸이 편한 곳에서 자야 하고, 방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좋았으면 한다.
https://www.google.com/travel/hotels/s/njZEksuZwKfyEz1w9
첫날은 비행기를 타고 오느라 약간 피곤할 것이다. 숙소 주변에서 식사를 하고, 간단히 둘러보는 것이 좋겠다.
'캄풍 글램'은 말레이 및 이슬람 민족들이 살던 곳이라 한다. 이국적인 분위기여서 여행 왔다는 실감이 들 것 같다. 일단 여기에 맛있는 새우 국숫집이 있기 때문에 첫 식사로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곳에는 '블랑코 코트 프라운 미'라는 유명한 새우 국숫집이 있다. 나는 이곳에 가기로 한 날, 너무 더워서 뜨거운 음식이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면 더워도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었다. 새우 국수 국물에서 묘하게 맛있는 감칠맛이 난다. 새우도 크고 꽤 신선하고 면도 쫄깃하다. 라임주스 역시 시원하고 꽤 맛있으니 함께 시키면 좋다.
https://maps.app.goo.gl/oNiCKKMeqWRTKXSL7
식당 옆 길을 따라 걸어가면 화려한 그라피티 가득한 거리가 있다. 한국과 다른 색감과 분위기를 감상하며 걸어가 보자. 개성 있는 상점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골목을 나오면 오른쪽에 술탄 모스크가 나온다. 싱가포르 이슬람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라 한다. 지붕의 동그란 돔 모양과 주변의 뾰족한 탑을 둔 건축 양식이 흥미롭다.
https://maps.app.goo.gl/caqjVzUy8wJM4L888
중간에 머물기 편한 곳에서 휴식을 하면서 더위를 식히도록 한다. 그러고 나서, 육상과 수상을 오가는 수륙양용차를 타고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덕투어를 하면 좋겠다. 땅에서 실컷 다니다가 갑자기 물속으로 들어갈 때는 언제나 신이 난다. 마지막 출발 시간을 이용하면 해가 질 무렵이라 더욱 예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원하는 시간을 맞추려면 예약을 미리 하는 편이 좋겠다.
둘째 날에는 '리틀 인디아'에서 사원을 둘러보고 인도식 상점을 둘러보며 힌두교 문화를 경험해 본다.
친구가 동물원을 갈 계획이라 하여 오후 일정으로 추가해 보았다.
'스리 스리나바사 페루말' 사원은 정의와 평화를 상징하는 '비슈누' 신을 '페루말'이라는 이름으로 모시는 곳이라고 한다. 힌두교 사원의 입구인 탑문은 '고푸람'이라 한다고 한다. 마치 그림인 듯한 화려한 조각이 멀리에서도 눈에 들어온다.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화려한 경건함을 느낄 수 있다.
https://maps.app.goo.gl/xodkmAfmMxVd2NJt8
가까이에 있는 '스리 비라마칼리암만' 사원에도 가본다. 파괴와 힘을 상징하는 '칼리' 여신을 주신으로 하여서 그러한지, 스리 스리나바사 페루말 사원에 비하여 조금 더 역동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https://maps.app.goo.gl/GXNGgB3oogkLhsW78
역사적인 장소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나는 식사를 고풍스러운 분위기 안에서 하는 것을 좋아하여 이곳을 추천하게 되었다. '차임스'는 예전에 수녀원이었던 곳으로 현재는 복합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여러 메뉴가 있으니 선택이 가능하여 가족 간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나눠갈 수 있다. 식사 후 휴식과 관광을 각각 자유로이 할 수도 있겠다.
https://maps.app.goo.gl/CWnLEz4Qw2BFjXqS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