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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생 Nov 05. 2022

인고의 시간 - 1

집주인은 처음이라


 어느새 2022년이 저물어간다. 32살이 되었고, 지난해 12월 매일 썼던 31개의 글처럼 올해는 32개의 글로 1년을 마무리하고 싶어 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눈앞에 닥친 인생의 쓴맛에 글이고 뭐고 또 가벼운 일기만 써온 10개월이다. 더군다나 네**에서 매력적인 이벤트를 내세우는 바람에 원래도 기록의 의미로 열심히 하던 주간 일기 쓰기를 더 꼬박꼬박 챙기게 되었다.


 겨우내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오기 전, (그냥 갖고 싶어서 샀지만) 글도 열심히 쓰고 영상 편집도 목표로 하며 샀던 맥북에어는 때때로 블로그 쓰기와 인터넷 서핑 용도로만 활용하다 오늘 처음으로 브런치에도 들어왔다. 아, 한번 친구에게 쓰고 싶은 글이 있어서 잠깐 브런치에 로그인한 적은 있구나. 하지만 그 글은 끝내 발행되지 못하고 서랍 속에 잠들어 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2022년도 글을 쓰고 싶은 나의 매거진 제목이 인고의 시간인 이유는 '인고의 세월을 보내다.' '고통을 참음'의 뜻도 맞고 베트남에서 인테리어 하는 고통을 담은 글을 남기고 싶어서다. 인테리어 하는 고통 = 인고.. 아주 찰떡같은 라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인테리어 하는 고통이냐, 우선 살면서 집을 집답게 만드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아니지. 세입자가 아닌 집주인은 처음이라.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샘솟는다. 특히 어릴 때부터 인테리어나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던 나는 생애 첫 자택 인수를 앞두고 많이 설레었다.


 하지만 이내 현실을 깨달았는데, 여기는 빠르고 손기술 좋고 예쁘고 감각적인 물건들이 넘쳐나는 데다 말도 통하는 대한민국이 아닌 열심히 찾으면 가끔 나오지만 품질을 알 수 없고,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기술자가 제대로 설치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잘못 설치하면 바로잡으라고 설명하기도 어려운 말 안 통하는 베트남이기 때문이다. 말이 안 통하는 건 내가 그간 베트남어 배우기를 게을리했기 때문이라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듣기 실력은 많이 향상되었다. 문제는 제자리인 말하기 실력. 화나면 못하던 언어도 잘하게 되는 마법이 있다던데 과연 베트남어에도 통할지 궁금하다.


 주절주절 서두가 길었지만 어쨌든  매거진은 베트남에서 인테리어 하는 고통과 함께 '생애  자택' 얻은 대신 회사를 그만둘  있는 자유를  외노자의 고통을 담아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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