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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요나 Oct 13. 2022

누군가에겐 별 거 없는 인생이지만

2022년 10월의 어느날

펜을 잡는 것이 왜이리 힘들었을까.  글을 쓰고자 하는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던 지난 2년. 어설프게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고 그걸 준비하느라 꽤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남아있는 것은 가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지만, 당시의 나의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그때의 나도 나고, 지금의 나도 나이니까. 도전해 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도전하고 후회하는 것이 조금 더 낫다고 셀프위로를 해본다.

지난 시간 붙잡고 있던 공부를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몇개월간, 나는 자괴감과 나태함, 그 중간 어딘가에서 살았던 것 같다. 마치 태풍의 눈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서늘한 고요함과 평화로움이랄까. 다시는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을 그렇게 물 흐르듯 흘려보냈다.


예전에는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회고가 참 많았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무뎌졌나 보다. 자연스럽게 아싸로 사는 삶에 익숙해진 것이지.. 익숙해지니 삶의 목표라던지, 활력소 같은 것들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무엇이든 새롭던 타국에서의 삶이.. 햇수로 6년차에 접어드니 완벽한 일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나 보다. 머리가 무뎌지고 손도 무뎌졌다. 어쩌면 마음도 무뎌진 걸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의 40대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앞자리수가 바뀔수록 시간이 점점 빨리 간다고 느끼는 건 나만은 아닌거 같다. 한참 일할 나이에 그러고 있어서 되겠니... 엄마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심하게 한가해서 삶이 지루해 진걸까. 옛날에는 안하던 그림 그리기나 퍼즐맞추기 같은 것을 하는 걸 보면, 내가 많이 한가하긴 한 모양이다.

그런데 꼭 무언가를 하느라 바쁘고 이뤄내야 진짜 삶일까? 내 발자취를 이 세상에 남겨야 의미있는 삶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사건사고 없이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나와 내 주변인에게는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


결국은 언젠가는 죽는게 인생인데,
남들 살아가는 모습대로 살아갈 필요도, 억지로 만들어낼 필요도 없다란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는 별거 없는 거 같지만, 나에게만은 별거 있는 인생으로 살아가면 되지.


일기와 같이 써내려 가는 끄적거림에 코웃음 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이것 또한 내 삶의 단편이기에 그냥 기록해 보자. 나의 하찮은 생각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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