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덕이아빠 Dec 06. 2018

침공 1일 차

나는 참새에게 침공당했다

일단 참새를 받아 오긴 했는데 뭘 어찌해야 하는지 감이 안옵니다. 받은 곳에 그냥 두고 올까 생각해봤지만 그냥 왠지 찝찝합니다. 귀찮은 몸을 이끌고 아줌마가 있던 곳으로 다시 나와 하늘을 올려다봤지만 녀석의 어미로 추정되는 참새는 코빼기도 보이질 않습니다.


    “자식 간수 좀 잘할 것이지 어떤 놈이 떨어뜨린 거야?”


짜증 섞인 혼잣말이 나오고, 아무런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힘 없이 축 늘어져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녀석을 옆에 두고, 아내에게 전화를 해봅니다.


    “나 새를 어떤 아줌마한테 받았어!”

    “뭐? 무슨 말이야 그게?”


방금 일어난 일을 설명했지만 아내는 믿지 않았습니다. 바쁘니까 그런 되지도 않는 거짓말은 하지 말라나요? 하지만 녀석의 못생긴 몰골을 찍어 사진을 보내니 아내도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총각이란 말이 그렇게 좋았어? 그렇다고 그걸 바로 받아오면 어떡해?”

    “아니, 난 그게 새인 줄도 몰랐어… 받고 나서 아줌마가 사라져 버렸다니까?”


역시 제 예상은 틀리지 않았네요. 아내가 저걸로 뭐라고 할 줄 알았습니다.


    “아줌마가 줬다는 건 거짓말 아냐? 그냥 주워오고 나서 그러는 거지?”

    “진짜야, 주변에 어미새를 찾아봤지만 어디서 주웠는지도 모르고 흔적도 없었다니깐”

    “무슨 새인 것 같은데?”

    “음… 작은 걸 보니 참새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기르기라도 하려고?”

    “아니 나도 그러고 싶진 않은데… 그냥 있던 데에 두고 올까? 알아서 살든가 누가 데려가든가 고양이라도 물어가겠지.”

    “이미 주워온걸 어떻게 그래? 일단 데려와 봐. 뭐 먹여야 하는지 인터넷에 찾아봐야겠네.”

    “그럼 집에 데리고 와?”

    “그래야지 뭐…”


이렇게 녀석은 공식적으로 제 엄마 집을 거쳐 저희 집으로 침공을 완료하였습니다. 이 귀찮은 녀석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그때라도 갖다 버리고 올 걸 후회가 됩니다.


--------------------------------------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천덕이의 이야기를 담은 책 '참새침공'이 출판되어

부득이하게 나머지 내용은 블라인드 처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천덕이의 수많은 말썽을 간접적으로 겪어보실 수 있는 '참새침공'!

마치 천덕이가 옆에 있는 것 처럼 생생하게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참새의 침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