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을 위한 기도
"소중한 사람을 위한 기도"
가톨릭 찬양 크루 '열일곱이다'의 공연 제목이다.
가만히 몇 번을 읽다 보면 그 '소중한 사람'이 내가 되고,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고, 그렇게 모두가 되는
참 좋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친구를 잃은 크루가 어떻게 공연을 준비했을지, 그 마음이 어땠을지.
그 모든 시간이 별이 된 친구를 위한 기도의 시간이자, 위로의 시간이었기를 바라는 마음 안고,
청파동 성당으로 향했다.
한 시간 전 도착해서 받은 대기 번호 6번, 중간열 어디쯤에서만 들어도 참 좋았을 것 같았는데, 이러다 1열에 앉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심장이 뛰었는데, 밀려지고 당겨지더니 정말로 1열에 앉게 되었다. 덕질 좀 해본 나와는 달리 그런 공연장이 처음인 친구는 너무 빤히 보이면 부끄러워서 어쩌냐며 어색해했다.
총 열두 곡에 앵콜곡까지 셋리에 넣어버린, 유툽으로 만나 내적 친밀감 있는 친구들이 등장하고 쉴 새 없이 몰아친 공연. 가족, 친구, 수도자, 이웃, 열일곱이다를, 그들의 찬양을 좋아하는 소중한 사람들은 그렇게 두 시간 동안 그들의 기도를 듣고 거기에 '나'의 기도를 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울다가 침묵하다가,
웃다가 노래하다가,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함께 한 황수정 율리아나 님을 기억하며.
어느 한 구석 빈 틈 없음과,
대체 이 보물 같은 친구들은 어디서 왔을까 했던 뿌듯함과,
공연날 새벽 극적 일정 조정으로 예매를 한 나와,
그리고 공연장 메이트로 초대된 친구의 감격과,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함께 하신 그분까지.
그 자리에 머물 수 있음이 감사했고,
어쩌다 보니 모든 게 완벽했고,
다시 그런 날을 꼭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더해진 날이 지나갔다.
요 근래 심난한 날들이 있었다.
생각하고, 주변과 나누며 정리하고, 그렇게 마음의 짐을 조금 덜어 가던 중에 만난
열일곱이다의 공연.
어떤 것을 간절히 바라거나 빌면서 간 자리가 아니었는데
이렇게 나는 또 채워졌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