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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터릴리 May 22. 2024

어떻게 하면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초등 교과전담교사로 살아남기

  전한길 선생님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전한길 선생님 강의를 따로 들은 적은 없지만 워낙 긍정적이고 유쾌한 입담이 매력적이셔서 마음 속으로 좋아해 왔다.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분명하게 밝히는 부분도 멋있게 생각해왔고. 최근에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면' 이라는 제목으로 한길샘의 강의가 올라와서 안 볼 수가 없었다. 



  영상을 순식간에 다 보고 나서 나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똑같이 던져봤다. 나는 좋은 선생님의 특성을 크게 세 가지로 말하고 싶다. 첫째,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 선생님도 인간인지라 더 예쁜 아이들이 있기는 하다. 수업시간에 눈 초롱초롱하게 뜨고, 예쁜 말과 행동을 매일같이 보여주는데 눈길이 안 갈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나 역시 초등학교 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똑같이 행동하는 데도 나보다 다른 친구를 더 예뻐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선생님에 대한 반감이 생겼던 것 같다. 이는 교사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진다. 그러니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해야 겠고, 나 역시 그러려고 노력중이다. 


둘째, 긍정적인 면을 발견해야 한다. 발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는 교사가 하는 일이 장점발굴(내 마음대로 이름붙임)이라고 생각한다.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서 조금의 노력하는 모습과 나아진 부분을 찾아 격려해줘야 한다. 긍정적인 면을 발견해 줌으로써 아이들이 긍정적인 자기 인식을 갖게 하는 것만으로도 교사가 역할을 크게  한 게 아닐까? 나아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교사가 솔선수범해서 보여주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의 모델링이 된다. 


셋째,  모르고 어려운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알려줘야 한다. 나도 하루에 몇 번씩 머리에 되새긴다. '이해를 못하고,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으니까 내가 필요한거야.'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말한다. "얘들아 모르고 어려운 게 당연한거야. 그러니까 학교 오는거야." 라고. 늦깎이 대학원생으로 나는 요즘 학생의 심리를 다시 한번 체험하고 있다. 왠지 당연한 걸 묻는 걸까봐, 묻기 전에 몇 번이나 확인하게 되고 혹시나 수업 흐름에 방해가 될까봐 머뭇거리는 나의 모습을 스스로 바라보면서 아이들의 어려움을 다시 그려본다. 말로는 쉽지만 세번째를 진정으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려면 교사는 계속해서 교사이자 학생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전한길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라고 보셨을까? 


첫째, 학생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전한길 선생님의 인생 10계명  중 아홉번째 계명이  "사랑으로 가르쳐라. 사랑이 없으면 소리나는 꽹가리에 불과하다"이다. 둘째, 눈높이를 맞춰라. 우리가 상대방을 이해한다고 할 때 영어단어 understand는 두 낱말로 분해된다.  under +stand ( 낮은 곳에 + 선다)로, 즉 낮은 곳에 서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셋째, 칭찬을 많이 해라. 칭찬을 고래도 춤추게 하고, 친구관계도 좋게하고, 학생을 감동시킨다. 교사에게 호감을 느껴야만 교사가 하는 말과 행동이 나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자'는 나의 생각과 유사하다. 같은 맥락에서 수업 들어갈 때, 표정을 부드럽게 하고 웃자고 조언을 덧붙이셨는데 크게 공감되었다. 자주 분위기가 소란스러운 반 수업이 시작되면 나도 모르게 몸과 표정이 긴장되고 굳을 때가 있는데 억지미소를 몇 번 지어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게 편안한 수업 진행에 도움이 된다. 억지로라도 미소 짓는 연습을 해가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다른 직업과 비교해서 불평 불만하기 보다는 가진 것에 감사하자고 말씀하시며 "아모르 파티"라는 유명한 격언을 언급하셨다. 교직 환경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고 있고, 학령 인구수가 줄면서 앞으로도 좋아질 근거는 부족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로서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 (개선해 나갈 점도 목소리 내야하지만) 내가 가진 것을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진정으로 학생을 위하는 말과 행동이 나올 수 있다는 것, 가슴 깊이 공감한다. 



무엇보다 전한길 선생님이 수업 들어가기 전 인생 10계명을 읽어본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가장 중요한 건 일을 대하는 태도인데, 가장 흔들리기 쉬운 게 또 태도다. 레이달리오는 '원칙'이라는 저서에서 우리는 삶의 매순간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데 그 기준이 되는 원칙을 세우고 수정해가는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교실에서도 마찬가지다. 20명이 넘는 개체가 모여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교사는 한 시간에도 수십번, 많게는 수백번 크고 작은 의사결정의 순간을 마주친다. 그럴 때마다 기준이 되는 원칙이 있느냐가 결국 좋은 선생님을 만드는 기본이다. 교사로서의 10계명을 한번 만들어보자.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선생님의 특성도 한번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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